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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못된 남자 - 고성국의 대선리뷰
고성국 지음 / 정은문고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리 나라에 대통령이 10명 밖에 안 됨을 처음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매일 쥐잡을 듯 싸우는 정치판이지만, 아직 정식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져서 지금까지 수장이 10명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참 적은 숫자 아닌가. 수많은 유명인들이 있고, 인구에 회자가 되며 300명의 국회의원이 매일같이 이야기거리, 뉴스거리들을 만들어내지만 결국 1인자가 된 사람은 10명 뿐이다. 지지고 볶고 싸우고 엎으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하나이다.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것. 대통령이 되면 그간의 서러움과 실패는 아름답게 포장되어 승리자의 것으로 변모한다.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꿈을 갖는 것은 세일즈맨이 CEO를 목표로 일하는 것 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어떻게 해서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될 수 있었으며, 어떻게 대통령이 되기 위해 도전했으며, 어떻게 미끄러졌고 역사속으로 사라져갔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번 대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30대에 진입해서 처음 겪어보는 선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슬슬 정치적인 관심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대 때에는 학교를 졸업하는 일 외에는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대한민국의 정치 역사를 잘 정리해 준 책이었다. 우리 나라 민주주의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가 어떻게 뽑혔고 그들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이 책을 통해 그 가닥을 잡아갈 수 있었다. 대선이 100일도 안 남은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책을 읽으니 더욱 대선에 관심이 가고, 현 시대가 바라는 변화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역사적인 평가가 100년도 안 되는 시기에 객관적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수백년 전 이야기도 역사학자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을 저자가 평가한다는 것은 저자의 개인적인 시각과 현재의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알아간다는 차원에서 가능한 객관적으로 읽어보려고노력을 했다. 이 책엔 기업 CEO에서 국가의 CEO를 노렸던 사람들, 대세를 쥐었으나 정권을 못 잡은 사람들, 1인자를 꿈꾸었던 2인자들, 그리고 킹메이커들, 이미지정치를 펼친 사람들 등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책은 지루하지 않은 구성으로 되어 있다. 박스를 만들어서 대선 주자의 공약을 넣어 두는가 하면, 드라마같은 그들의 인생사에 대해서도 흥미있는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또, 그림들과 표들도 적절히 섞여 있어서 보기에 지루하지 않았다. 시대마다의 대선 포스터와 당시의 흑백 신문기사들을 보면서 생생함 현장감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가, 대한민국의 정치 역사를 죽 훑어보면서, 나도 내 나름의 정치적 견해를 어서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