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내 마음 움직였어
정석희 지음 / 책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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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TV칼럼니스트인 정석희씨가 들려주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드라마에서, 버라이어티쇼에서 한 말을 모으거나, 인간 극장처럼 그들의 굴곡진 인생에 대해서 tv에서 방송해 준 것들을 모아서 잘 엮어놓았다. 크게 네 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엔 사람이라고 해서 연예인들이 유명 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이 살면서 경험하고 성장한 이야기드을 주로 들려준다. 유명인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는 늘 화제거리이지만, 정석희씨가 이렇게 또 정리해서 감상을 더해 들려주니 더욱 감동적으로 들려오는 듯 하다. 정석희 씨 자신의 일상 이야기라든가, 딸의 이야기, 관심사 이야기, 가치관에 대한 것들도 하나로 눈 녹듯 흘러내려 tv를 보는 방청자의 입장을 잘 대변해 주는 듯 하다. 두 번째 파트는 suprise 라고 하는데, 파트를 구분짓는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네번째 파트는 드라마 토크라고 해서, 실제적인 배우들의 삶 보다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공감을 그려내고 있다.

 

나는 tv를 보다가 잘 우는 편이다. 고생스럽게 일해서 성공한 이야기들은 참 가슴을 울리고, 고생해서 잘 되어 후배들을 돌보고 있는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현재 슬럼프에 빠져 자신을 뒤돌아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름답고, 과거 자신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다르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멋지다. 그런 멋진 모습들은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단지,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은 유명인이기 때문에 더 드러나 보이는 것일 뿐, tv를 보는 방청자들도 같은 삶의 질곡을 경험하고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시련에 같이 울어주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리라.

 

이 책의 내용 가운데 박신양이 유학시절 선생님에게서 들었다던 내용이 뇌리에 남는다. 그 시절, 너무 힘들고 되는 일이 없어 왜 나만 이렇게 힘이 들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그는 교수님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 왜 저만 이렇게 인생이 힘든 것일까요? " 라고. 그랬더니 그 분은 "왜 삶이 꼭 쉽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라고 반문하셨다고 한다. 이것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내용이었다. 저자는 이 부분을 콕 찝어 말하며, 인생은 좋을 때 보다 힘들 때가 더 많다고 말해준다. 그러면서 또 이렇게 말한다. "좋은 때만 사랑하고, 힘들 때를 사랑하지 못한다면 진정 인생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하고 말이다. tv속 배우들의 철학이 어린 멋진 경험과 말을, 정석희씨는 60이 다 되가는 중년 여인의 머리 속에서 한 번 더 생각해서 자신만의 언어로 들려준다. 공감의 힘을 느끼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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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과외 제1교시 - 한국 남성 30-50대가 제일 재미있어하는 몇 가지 비공식 역사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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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공부하는 데 과외가 필요할까?그럴지도 모른다. 현대사는 지금껏 60년이 넘게 흘러왔고, 아직 근현대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청년들이라면 분명히 지금의 상황들이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대선 정국에서 어떤 식으로 상대를 비방하는지, 전통적인 레드공격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잘 모른다면 지금의 상황을 진짜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을 늘 그랬듯 속고 있지는 않는다. 정치의 희생물이 된 사람들에게는 억울하게 간첩이 된 사람도 있고, 자신이 일군 회사를 억울하게 공중분해 당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 나라는 군부 시대의 통치에서 벗어나 민주시대로 접어든지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대통령을 비방하기는 커녕 그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진실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만으로도 정보부의 희생양이 될 수 있었다. SNS가 발달하고 인터넷이 발달하고, 국민들의 앎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그나마 이만큼 발전해 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책엔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을 거치며 우리 정부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이명박에 이르기까지 간결한 정리를 해 주고 있다. 현 대선주자가 박근혜이기 때문에 박정희에 대한 이야기가 좀 길다. 허나, 박근혜가 아니고라도 박정희를 빼고 우리 현대사를 어찌 이야기하겠느냐만은...주제는 주로 자극적인 것들이 많다. 이 책은 정치, 경제, 연예 쪽으로 틀을 세우고 그에 대해 소시민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마치 네이버 낚시 기사를 읽는 듯이 자극적이다. 자극적이라서 저절로 눈이 가기는 하지만, 기분이 개운하지만은 않은 사실들이다. (사실인지 가십인지, 아직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많고 !) 하지만 분명한 건, 책장은 잘 넘어간다는 것이고 책장을 넘기고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 나라의 정치,경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정치 이야기를 신랄하게 할 때 도대체 왜 그런 건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나?

 

저자는 일단 박정희의 여자들에 대해서 말해준다. 그의 성장배경과 유년 시절의 삶, 첫사랑, 그리고 좋아했던 여자, 또 육영수여사에 대한 것과 결혼 후에도 수많은 여자와 정담을 나누었던 것 등 박정희의 유명한 여성편력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런 자극적인 이야기 속에 역사적인 사실들에 대한 것들도 저절로 알 수 있어서 이런 걸 보고 과외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하다. 정식 사실은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우고, 귀가 솔깃한 이야기들은 과외에서 배우는데 결국 과외에서 배운 요상한 암기법이 머리에 남더라.. 라는 학창 시절의 생각을 하게 해 준달까. 그래도 대우 김우중 사태에 대한 부분에서 '좆같은'소리? 말같은 소리는 미국 서부에 가서나 하라.. 라는 그런 상스러운 말은 도가 지나쳤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답답하면 그러겠느냐만은 그런 상스러운 말이 책의 질을 떨어뜨리니, 제발 정치과외 제2권부터는 그런 욕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이 욕에 능한 분들만 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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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이일구 지음 / 참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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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학생시절 중고차라도 사서 가지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운전도 처음인데다가 분명히 이리 저리 박고 다닐 것이 분명해서 새 차를 처음 사면 아까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던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선택을 한 것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고장도 너무 잘 났고, 굴러가기는 했지만 크게 정이 안 가는 차였다. 이 책은 나같이 처음 중고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이들이 나와있다. 나는 그나마 사기는 당하지 않았지만 과태료가 많이 붙은 차량이나 압류가 되어있는 자동차 등을 구매해서 억울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마음대로 주행조작을 하고 침수되었는데도 멀쩡하다고 거짓말을 하는 판국에 어떻게하면 이같은 차를 구매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중고차의 시장 구조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해 준 다음 딜러가 하는 생각에 대해서 말해준다. 사러가기 전에 체크해야 할 사항, 계약 직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이 꼼꼼히 정리되어 있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체크리스트로 나와 있어서 도움이 된다. 허위/미끼 매물을 알아보는 방법이나 중고차 시승 시 성능과 상태를 체크하는 방법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중고차를 사는 것 뿐 아니라 팔 때에는 어떤 과정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자동차의 성능을 검사하기 위해서 SK엔카 등에서 성능검사를 실시하는데 50분 정도면 가능하고 가격도 사기당하는 것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한 것이니 꼭 검사를 해 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카히스토리라는 곳에 가면 자동차가 사고차량인지 보험이력 조회가 가능하다고 하니 이 또한 꼭 문의를 해 봐야 겠다.

 

또 유용했던 점은 수입차 리스에 대한 부분과 신차와 중고차 중 어떤 차가 더 나을까? 에 대한 토론이었다.FTA추가 인하 가격 등 수입차의 가격이 얼마나 떨어졌는지에 대한 최신 정보를 알 수 있었고, 신차할인 프로그램과 할부구입의 방법, 등록세 취득세대 대한 부분, 신차를 살 때 영업사원에게 속지 않는 법이 도움이 되었다. 리스 승계의 경우 그 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워서 잘 몰랐는데 리스에는 금융리스, 운용리스, 렌터카가 있으며 그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이 책 한권으로 중고차와 리스시장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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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CEO의 비즈니스 심리코칭
Robbie Steinhouse.Chris West 지음, 박의순.노경혜 옮김 / 학지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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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창업이 어려운 때에 성공한 CEO가 되는 것은 참 어렵고, 여건과 행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CEO로서 어떻게 사람들을 데리고 그들의 인력을 활용하며, 또 자신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고 있어야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재미있게 가르쳐주고 있다. 심리학 체계인 NLP,TA,코칭 등의 3대 이론을 바탕으로 보다 과학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은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부터 확고한 기반을 잡는 법, 마음을 성공에 일치시키는 법, 팀을 만들고 위임하는 법, 제트기류처럼 비상하는 법, 끝으로 인생즐기기 까지 사업의 성공 여정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으며 각 챕터의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설명했던 내용을 요약 정리 해 주는 코너가 있어서 일목요연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저자는 비즈니스의 시작은 달리기의 시작과 같이 빠르게 하는 것을 권한다. 자신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 수 있는 아이템을 정했으면 무엇을 시작한다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5분만에 사업 계획을 만드는 것 같은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에너지와 신념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사업 시작의 기반을 잡는 부분에서는 가치를 확립시키는 것, CEO의 리더십을 기르고 관리와 운영을 하는 것을 배우며 재무와 법무를 공부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회와 행운으로 시련을 극복하는 것도 예를 들어 잘 설명되어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첫직원으로 뽑음으로서 어떻게 보스가 되는 것인 지 알게 되며, 누군가에게 적당한 일을 위임하는 것, 사업파트너를 만들고 조언자들의 집단을 시뮬레이션 하는 등 주변의 인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사업의 성공이 가늠된다. 제트기류로 비상하기 편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작게 머무르는 방법과 성장할 때 높이 비상하는 방법 등이 나와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 자신을 영웅적 행보를 하는 사람으로 만들라는 주문이 있는데, 그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흔히 영웅이라면 걸어야 할 길, 스티브 잡스의 평전에서처럼 영웅적인 사람이 걸어온 길에 부합되는 쪽으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무엇인가의 부름으로 홀연히 업계에 나타나 혼란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동지를 모으고, 어려운 전투를 아깝게 지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도전하여 필요한 묘약을 구해오는 동화의 왕자님처럼 성공한 CEO의 길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자신이 전설적인 영웅이 되고 싶다면 영웅의 앞에 닥친 시련 또한 긴 스토리의 한 부분일 것임을 알고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가치를 위해서 일하는 영웅의 면모를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 스토리의 주인공처럼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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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하일지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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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가는 길>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하일지 작가이다. 잘 모르고 제목만 들어본 소설이었는데, 작가의 작품 중 '경마장'을 제목에 넣은 작품이 5개나 된다. 경마장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나 사연이 있나? 경마장의 분위기에서 작가만의 특별한 것을 찾아내는 것인가.. 하고 처음엔 궁금했는데 왠지 이 책을 다 읽어본 후엔 경마장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 것만 같았다. 이 작품으로 추측건대, 작가는 풍자와 해학에 일가견이 있는데 아마도 그는 경마장에서 말에 돈을 걸고 웃고 울고, 서로 계략에 빠뜨리고 음모에 빠지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우스웠지 않았나 싶다. 그런 것을 경마장이라는 장소가 잘 보여주고 있으리라.

 

이 책은 시골의 한 작은 마을에 중절모를 쓴 이름모를 중년의 신사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폐결핵에 걸려 마을 앞 어귀 나무 아래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몰래 지렁이를 잡아 입에 넣어먹는 허도라는 인물은 신사를 처음 본 사람이다. 그가 참 이상하게도 자신의 누이인 허순을 찾고 있는 것을 알고 얼떨결에 그를 누이의 집으로 데려가게 되는 인물이다. 이 인물은 가족인 누이 허순, 그리고 형인 허표, 그의 아내, 허순의 자식들에게까지 업신여김 받으며 곧 죽어갈 병자 취급을 받지만 양심이 살아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의 하나이다.

 

그가 허순을 찾아온 이유는 서울에서 학생들과 함께 춤 경연대회에 참가했던 인연으로였다. 그 수많은 참가자들 중에 유독 그녀가 그의 눈에 들어왔던 것은 무엇일까? 이유가 어찌됐건 그는 산골마을까지 그녀를 찾아왔고, 그녀의 남편과 다섯명의 여학생들과도 반갑게 재회하게 된다. 발렌타인 30년산이라는 비싼 술을 선물로 사온 그는 슈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거듭난다. 영어를 한다는 것과 돈이 많다는 것으로 그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소녀들을 보며 과거 미군부대 사람들을 동경했던 한국의 처자들이 생각났다. 그가 한국말을 잘 했다면 이렇게 동경하진 않았을텐데 말이다.

 

글을 읽는 내내 그가 무슨 목적으로 찾아왔을까? 라는 상상을 했다. 그는 사람들이 처음엔 미안하게 그리고 결국 치욕스러울 정도로 금전을 요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다 좋다고 말했고, 개고기며 마트에서 맥주며 호텔 스위트룸이며 다 계산해주었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도둑질을 하려던 허순의 아들은 '없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절박함을 느끼게 했고, 허순의 남편은 그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면서도 그에게 어떻게든 뜯어내고자 사기를 치려고까지 한다. 처음엔 반가운 손님이었을 뿐인 그 사람이 어느새 '너 같이 잘나고 돈 많은 놈은 어디 한 번 혼 좀 나봐라'라는 마녀사냥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으로 흘러간다. 점점 드러나는 사람들의 본성이 무서웠고, 그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양심을 지키려는 채령이와 허도의 행동이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사람은 많이 가지지 않았다고 자신의 긍지를 지킬 수 없지 않다. 폐결핵에 걸려 아무도 상대를 안 해줘서 혼자 지렁이를 파 먹으며 노는 '다 죽어가는' 허도도 자신의 양심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았다.  어쨌건 허순은 돈은 적게 벌 지언정 학교의 무용선생님이었고, 그녀의 남편도 택시 운전을 할 지언정 굶을 지경의 사람은 아니었다. 부유하지 않지만 일상을 살아가던 평범한 그들이 많은 재물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 재물을 이 사람이 왜 쓰는지도 궁금해하지 않는 그들의 변해가는 태도가 사람의 가장 추악한 면, 바닥까지 들여다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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