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치과외 제1교시 - 한국 남성 30-50대가 제일 재미있어하는 몇 가지 비공식 역사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2년 9월
평점 :
정치를 공부하는 데 과외가 필요할까?그럴지도 모른다. 현대사는 지금껏 60년이 넘게 흘러왔고, 아직 근현대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청년들이라면 분명히 지금의 상황들이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대선 정국에서 어떤 식으로 상대를 비방하는지, 전통적인 레드공격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잘 모른다면 지금의 상황을 진짜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을 늘 그랬듯 속고 있지는 않는다. 정치의 희생물이 된 사람들에게는 억울하게 간첩이 된 사람도 있고, 자신이 일군 회사를 억울하게 공중분해 당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 나라는 군부 시대의 통치에서 벗어나 민주시대로 접어든지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대통령을 비방하기는 커녕 그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진실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만으로도 정보부의 희생양이 될 수 있었다. SNS가 발달하고 인터넷이 발달하고, 국민들의 앎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그나마 이만큼 발전해 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책엔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을 거치며 우리 정부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이명박에 이르기까지 간결한 정리를 해 주고 있다. 현 대선주자가 박근혜이기 때문에 박정희에 대한 이야기가 좀 길다. 허나, 박근혜가 아니고라도 박정희를 빼고 우리 현대사를 어찌 이야기하겠느냐만은...주제는 주로 자극적인 것들이 많다. 이 책은 정치, 경제, 연예 쪽으로 틀을 세우고 그에 대해 소시민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마치 네이버 낚시 기사를 읽는 듯이 자극적이다. 자극적이라서 저절로 눈이 가기는 하지만, 기분이 개운하지만은 않은 사실들이다. (사실인지 가십인지, 아직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많고 !) 하지만 분명한 건, 책장은 잘 넘어간다는 것이고 책장을 넘기고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 나라의 정치,경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정치 이야기를 신랄하게 할 때 도대체 왜 그런 건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나?
저자는 일단 박정희의 여자들에 대해서 말해준다. 그의 성장배경과 유년 시절의 삶, 첫사랑, 그리고 좋아했던 여자, 또 육영수여사에 대한 것과 결혼 후에도 수많은 여자와 정담을 나누었던 것 등 박정희의 유명한 여성편력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런 자극적인 이야기 속에 역사적인 사실들에 대한 것들도 저절로 알 수 있어서 이런 걸 보고 과외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하다. 정식 사실은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우고, 귀가 솔깃한 이야기들은 과외에서 배우는데 결국 과외에서 배운 요상한 암기법이 머리에 남더라.. 라는 학창 시절의 생각을 하게 해 준달까. 그래도 대우 김우중 사태에 대한 부분에서 '좆같은'소리? 말같은 소리는 미국 서부에 가서나 하라.. 라는 그런 상스러운 말은 도가 지나쳤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답답하면 그러겠느냐만은 그런 상스러운 말이 책의 질을 떨어뜨리니, 제발 정치과외 제2권부터는 그런 욕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이 욕에 능한 분들만 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