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늦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원래는 물만두님의 부고에 대한 글은 쓸 생각이 없었다. 암만 부지런히 글을 읽어왔다고 해도 댓글 하나 달아본 역사가 없는 내가 이 상황에서 그분의 일을 이야기하는건 지독하게 오버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 상황을 이해하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내가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떠나셨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지만.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했지만 많이 읽지는 못했다. 이유는 달리 없다. 그저 내가 게을러서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궁금한건 또 많아서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리뷰만으로도 배부르게 책 읽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한참 글이 안 올라올때, '무슨 바쁜 일이 있으신 걸까'라고만 생각했다. 알라딘의 다른 서재지기들처럼 가까이 글을 주고받거나 하지 않은 그저 멀찍이 떨어진 제삼자인 나는(심지어 올라온 글을 전부다 읽어보지도 못한 나는) 몸이 아프신 분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동생분이 부고글을 올리셨을 때는 '이건 무슨 난데없이................'라고 생각했다.  

 

이래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나보다. 나라는 인간은 이 앞에서 할말이 없다. 그저 단 하나. 

 

안녕히 가세요. 정말 고마웠어요. 

 

 

+괜찮을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또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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