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책모임 - 책, 수다에서 토론까지
강원임 지음 / 이비락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책 읽는 게 어떻게 휴식이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중략) 나무로 만든 책을 통해 내 마음을 돌아보면 진정한 의미의 휴식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64p)

출산과 육아를 시작하면서 책읽기는 나에게 사치라 여기며 지냈다.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고 하면 다들 여유 있네라는 반응로 대하는 것도 그때는 부담스럽고 힘겹게 여겨졌다.
여유가 없는 틈에도 책을 통해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싶었고 그런 틈새독서가 나에게는 유일한 숨구멍과도 같았기에 아이를 모두 잠든 새벽시간은 너무도 행복하기까지 했다.

<엄마의 책모임>에서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았고 책모임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혼자 있는 책읽기가 아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한 사고의 확장과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의견에 공감과 비공감이 오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 사고의 지경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내 안에 정형화된 생각의 궤도를 벗어날 기회를 책모임에서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69p)

책모임은 생각을 글로 쓸 때와 말로 표현할 때의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혼자만의 글쓰기를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고 표현하는 말하기를 할 수 있는 토론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사고력의 향상과 언어의 변화에 도움이 되는 책모임의 장점에 매료되었다.

책모임은 통해 그녀는 단순히 나와 다른 생각에 매료된 것을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방향, 시선을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책모임을 하는 동안 슬럼프가 찾아오는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준비를 잘해오는 이도 있었지만 완독도 해오지 않은 상태로 모임을 참여하는 이들도 있기에 책모임을 이끌어나감이 쉽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 책모임의 운영에 따른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난 흔들리는 내가 좋다. 내 생각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임을 알려주는 토론의 장이 좋다. 날카롭게 지적하지
않고 '잘 들음'으로서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독서 토론 모임은 '생각 발전소'이자 '사유 놀이터'이며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는 '실험실'이다. 경청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포옹의 공간'이다. (148p)

책을 읽는 것에서 시작해서 모임을 결성하고 책이 좋아 모였다는 취지와는 달리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책모임이라는 방향성을 찾아서는 단순히 수다를 떠는 모임이 아닌 토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만이 아닌 비판적 시각에서의 책읽기와 경청, 사유의 시간 등의 품격있는 책 읽기를 해 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엄마의 책모임>은 책모임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망설이거나 방향성을 잃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모임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인 것같다.
혼자가 아닌 함께함을 통해 책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과 시각을 느낄 수 있는 책모임이 보다 활성화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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