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핑팡퐁
이고 지음 / 송송책방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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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각기 살아갈 방도를 주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작가 이고(의미없는 고양이).
사람에게는 어떤 살아갈 방도를 주었는고하니
가면을 주시었다.

그래서일까요?
잠에서 깨어 일상을 시작하면서부터 오늘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다양한 가면을 쓰게 되네요.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한 그 사람도 가면을 쓴 모습이라 진짜 모습은 모르는 게 아닐까요?
왜 그럴 때 있잖아요?
너무 가면 뒤에 숨어 생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진짜 내 모습이 뭔지 내 자신조차 모를 때.

<어떤 핑팡퐁>이라는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살아가기 위해 어떤 동물 가면을 쓰며 살고 있는걸까?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일상이라는 무대에서 행해지는 가면 무도회가 떠올랐네요.

 


가면을 쓴 사람들의 소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특별할 것없는 우리의 일상 속의 이야기였어요.

나는 친구 두 명과 카페를 운영한다.

주인공 핑이를 중심으로 퐁이와 팡이가 운영하는 카페는 다른 친구들의 아지트이기도 해요.
카페 이름은 '카페 피파포'
이색적인 이름에 눈길이 가는 이 카페도 산전수전을 다 겪고 이제야 단골도 생기고 공간적 여유도 배어나와 제법 카페같아졌더니 그곳에 가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라구요^^

혼자인 듯 하지만 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있어 고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과 글.


그는 고독의 의미를 이렇게 말하고 있네요.

결국 우리는 모두 혼자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하는 한 말이예요.
물리적 감각을 물론하거니와 정서적인 것들 역시 교감을 해 본들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고서야 그 마음을 100%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마다 온전히 혼자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고독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우리의 일상 속 생활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단순히 웃음과 재미만을 주기보다는 한 번쯤 고민했거나 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나 혼자만의 특별한 고민이 아닌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일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같은 내용의 그림과 글을 통해 정황하게 설명하거나 상황을 말하고 있지 않아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네요.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얼른 시간이 흘러서 서투른 것들이 자연스러워지기를, 부끄러운 일들은 모두 잊혀지기를 바라며 '완전한 나'를 기대했지만 어디에도 완전한 나는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으며 아이는 그냥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의 모습을 보는 것같아 더 공감이 되었네요.

아무렇지 않은 듯 괜찮은 표정 속 당신의 진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이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기에 가면 속 그들의 진짜 표정을 볼 수는 없네요.
그래서인지 이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네요.

단순한 그림과 글이라 여겼던 작품이지만 막상 읽으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을 발견하고 작품 속 이야기로 인해 생각에 잠기다보면 단순함이 단순함이 아닌 것으로 다가오면서 짧은 단편의 그림과 글로써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작가의 능력에 또 한 번 놀래게 되네요.

길다고 양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라 짧더라도 그 속에 자신이 전하고자하는 바를 잘 전달하는 글이 좋은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담백하면서 간결한 글을 쓰고 싶고 좋아하는 저에게 <어떤 핑팡퐁>은 그런 면에서 좋았던 책인 것같아요.
이 책을 다른 이들은 어느 부분에서 공감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는지 궁금해지네요^^


오늘도 자신이 아닌 가면을 쓰며 생활한다고 힘들진 않으셨나요?
때로는 가면을 쓰는 게 편할 때도 있더라구요. 나의 기분과 표정을 들키고 싶지 않을 때는요.
그래도 너무 오래도록 가면 뒤에 숨기만 하면 진짜 자신의 모습은 잊어버릴지 모르니 자신의 공간에서는 시원하게 훌러덩 가면을 벗어던지고 쉬어보세요.
그리고 오늘도 수고했다고 토닥토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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