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틀꿈틀 마음 여행
장선숙 지음, 권기연 그림 / 예미 / 2021년 6월
평점 :
이미 마음속 깊이 숨어있는 것들, 아픈 상처들이 쌓여 있다면 한번 들여다보고 인정해주고 꺼내어 살살 달래 보는 건 어떨까요? - 30p
주중에 부딪치고 닳은 상처를 주말에 최대한 수습하려 노력하는 편이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6일 동안 다친 상처를 단 하루 만에 나으리라 기대하는 것도 양심이 없긴 하다. 아무튼 이런 우리네 사정을 이 책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독자를 쉴 틈 없이 어린아이 달래듯 부등부등 껴안아준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순박한 말들도 이뤄진 고소한 누룽지를 손에 쥐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따듯한 위로 곁에는 잘 차려입은 캘리그라피가 멋을 뽐내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눈도 즐거웠다.

책을 거의 다 읽을 때쯤 말끔하게 차려입은 캘리그라피가 날 반겼다. 장을 넘길 때마다 마주친 캘리그라피도 멋들어진 차림새였는데, 책갈피처럼 생긴 녀석이 등장하자 마음이 노곤노곤해졌다.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랄까? 소소한 행복이었다.

멀미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고 타인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일 때 한다고 합니다. 내 몸만 멀미를 할까요? 님의 마음은 늘 주인으로 자유로우신가요? - 60p
"글쎄요." 나도 모르게 저자의 물음에 소리 내어 답했다. 애매한 대답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물음만큼은 애매하더라도 대답이 절로 나왔다. 아마도 나도 모르게 책과 대화를 하고 있었나 보다.
저자가 던진 두 가지 물음은 꽤 날카롭게 다가왔다. 특히 꼽으라면 '내 몸만 멀미를 할까요?'라는 질문이 더 세밀했다. 내 멀미에 몸살을 앓을 줄만 알았지, 남의 멀미를 유발한 적은 없는지 뒤돌아본 적이 있던가? 있긴 한데, 진심으로 뒤돌아본 적이 있던가? 음, 아마도.
그래서인지 나이를 먹을수록 말이 줄어들었다.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상대에게 멀미를 일으킬까 겁이 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망할 멀미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기 때문에 더더욱 입조심하게 된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 책 리뷰를 적으며 다시금 상기해본다. 내 몸만 멀미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처음 걷기 시작할 때는 아무리 걸어도 방안이지만, 조금만 더 지나면 마당으로 나갈 수 있잖아.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멀리까지 걸을 수 있게 되지. 걷다 보면 곧 뛸 수도, 날 수도 있게 될 거야. - 106p
해당 도서는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적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