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햄릿까지 완독했다. 오늘이 토론날이라 부랴부랴 다 읽어내긴 했지만, 명불허전 햄릿!!
수많은 무대가 올려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토론하다가 내가 햄릿을 왜 이렇게 잘 아나 했는데, 대학생 국립극장 안내원 알바 시절에서 꽤 긴 기간 이 연극을 올렸고, 그래서 최소 20번은 봤을 거다. 그 당시 꽤 잘나가는 김석훈(?) 배우가 햄릿 역을 맡았는데, 하루는 그의 사인을 받으러 안내 알바생이 극장 관계자 누군가의 인도로 우르르 대기실로 갔다. 그는 누워서 자고 있다가 깜짝 놀라 일어났다. 그리고 사인을 해주었는데, 나는 그의 사인보다 무대 뒤 대기실에 더욱 관심이 있었고, 그의 소중한 휴식 시간을 빼앗은 것이 미안할 뿐이었다. 내가 그의 사인을 받았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티엠아이였고 다시 햄릿으로 돌아와서...

햄릿은 전혀 우유부단하지 않고 지혜로웠다. 아버지처럼 보이는 유령이 해준 말이 진실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극단을 불러 연극을 하게 하고 왕의 반응을 살폈다. 미친 연기까지 포함하여 신중하고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했다.

그리고 삼촌(왕)이 자신의 잘못에 죄책감을 느끼는 부분이 너무 신기했다. 다들 합리화하며 자신은 죄가 없거나 적다고 생각하는 이 시대에 말이다.

요즘 ‘기대‘가 나의 화두라 이런 이야기도 좀 나눴다.
일님은 4대 비극을 관통하는 것을 인간의 욕망으로 보았고, 나는 어리석음으로 보았다. 어리석음이 더 뿌리일 뿐 같은 말이겠지. 결국 가장 깊은 욕망은 기대가 아닌가 싶다. 그 기대란 결국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중심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믿음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겐 모두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그 안에서 충실하게 살아갈 뿐이다. 그러니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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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얘기가 왕 얘기보다 훨씬 재밌다. 아니면 사랑 얘기라서 재미있었을 수도 있고.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세번째 작품 <리어왕>

맥베스, 오델로에 비해 리어왕이 메인 멤버인 이유를 알겠다. 앞의 두 작품은 단선적인 이야기로 펼쳐진다면 리어왕은 두 가지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스토리가 완성되어 간다. 주 서사는 리어왕과 그의 세 딸들의 이야기, 부서사는 글로스터 백작과 그의 두 아들의 이야기.

지난번 인간의 심리? 감정? 하나씩을 비극의 소재로 쓴 거 같다고 말했는데, 이번에도 거기에 끼워 맞춘다면 보편적으로 평가받듯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까지 읽고는 생각이 좀 바뀌었는데, 결국 모든 비극은 팔랑귀 때문에 이루어졌다. 어두운 판단력이라고 해도 좋고, 자신을 믿지 못함이라고 해도 좋고. 가장 와닿는 표현은 인간의 ‘어리석음‘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비극이 결국은 누군가의 거짓 정보(?)를 너무 믿은 탓이었다.
맥베스는 요정의 예언을 믿고 살인도 서슴지 않았고-그게 사실이었다면 아무 것도 안해도 왕 되는 거 아님?
오델로는-진짜 바보 멍충이 같이-신하의 말을 믿고 아내에 대한 의심을 품었고
리어왕 또한 나중에 보면 막내딸이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줄 알았다고 나온다.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교언영색을 하지 않았단 이유로 불같이 화를 내며 유산 상속 없이 쫓아낸다.(이래서 유산 먼저 주는 거 아니란 말이 나왔구나...) 아니, 지(요즘 최고 권력자를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 생각에 막내딸이 사랑하는 거 같으면 그냥 주면 되지. 뭘 묻고, 자기가 원하는 대답 안해준다고 화 내고. 에효.. 나이는 뭘로 먹는건가.
(잠깐 옆길이지만, 진정한 어른은 아랫사람의 투덜거림을 받아주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서 있었던 일. 나도 힘들다고!!라고 외치고 싶었다.. 흑흑...) 아무튼 그 글로스터도 그래, 평소엔 뭐 별로 사랑하지도 않는 아들이 연기 좀 하면서 몇 마디 했다고 아들이 자기를 배신했니 어쨌니 하면서 알아볼 생각도 안 하잖아. 암튼 고구마 100개는 먹는 기분이다. 4대 비극은 4대 화를 불러일으켜서 그런 거 같다. 남들 보기엔 내 인생에도 이런 게 있겠지? 나만 모르는 거? 이래서 명상 열심히 해야한다. 나도 모르는 나를 샅샅이 알고 싶다. 이것도 욕심이겠지만.. 말이 길었다. 이번주 금욜이 독서토론일이라 부랴부랴 읽음. 이제 대망의 <햄릿>만을 남겨 놓고 있다. 마지막 작품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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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두 번째 책이다. 신기하게도 맥베스와 오델로는 4대 비극 중 가장 알려지지 않은-혹은 내가 무지한 걸 수도?-작품이다. 예전 걸그룹이 4명이라면 인기 있는 그룹이 1~2명, 인기 없는 그룹이 1~2명 정도인 그런 느낌이랄까? 비주류를 지향하는 성향이 여기서도 나왔는지 이 두 권을 먼저 읽게 되었다.

두 번째 권 읽다보니 4대 비극이 인간을 비극으로 몰고 가는 4가지 욕망? 감정?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맥베스는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인간을 어떻게 타락시키고 망가트리는지 보여주고 있다면,
오셀로는 연인에 대한 믿음이 깨졌을 때의 감정, 즉 질투가 얼마나 삶을 망치는지 보여준다.

아무래도 서민 밀착형 주제가 보니 훨씬 재미있게 읽히긴 하지만, 압축적으로 보여줘서 그런지 너무 확확 바뀌는 것에 적응이 잘 안됐다. 그냥 한 마리의 검은 짐승이 날뛰는 것을 본 느낌이다. 아, 오셀로가 흑인이라는 것도 작품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고 보니 질투와 더불어 중요한 감정 한 가지는 열등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인기 멤버로 간다. 다음 작품은 리어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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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산책 토론작이라 진짜 오랜만에 집어 들었다. 역시나 술술 읽히게 잘 쓴 건 인정. 하지만 그 사이 나의 사상도 많이 달라져서, 타자 공헌 같은 것도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행동이라면 욕심의 한 수단일 뿐이란 생각이었다. 칭찬도 내면을 바라보면서 한다면 가능하리라. 비난도 내면을 바라보면서 받는다면 크게 휘둘릴 필요 없고~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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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안하고 책도 안 읽고, 난 뭘 하는 걸까?ㅎㅎ
겨우 출퇴근하며 얇디 얇은 희곡집 하나 읽었다. 11월달 들어 거의 열흘만에 말이다. 미쵸~~

11월 독서모임 작품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다. 하필 내 인생에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날 줄이야.. 내 인생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정말 행복하길 바랐던 사람이 너무 큰 불행을 당해서.. 그것도 절대 나에게 연락하지 않을 사람이 했다는 것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멀리서 응원하고 기도하는 수밖에... 암튼 비극. 그래, 셰익스피어는 1600년대에 벌써 인간사의 비극을 꿰뚫었다는 거지? 맥베스는 정말로 정말로 불쌍한 사람이다. 권력이 그거 뭔데? 현재 우리나라 상황과도 오버랩 되고 말이다. 권력욕에 미치면 인간이 어느 나락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희곡이었다. 진지하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는 건 첨인 거 같은데, 막~~ 재밌진 않지만 읽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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