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요즘 내가 고민(?)하며 깨닫고 있는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서 너무 놀랍다. 이렇게 글로 표현되어 있으니까 진짜 와 닿는다. 나는 기대감이라는 것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고통의 원인은 호불호. 그리고 내가 꿈꾸는 세상이 너무 자연스레 이미 다 있다는 것도 소름이다. 이것도 뿌리는 결국 호불호가.

=====(2024. 11. 24.)=======
정말 책 읽기에 게을렀던 11월. 그래도 토론 작품 외에 개인적인 책을 한 권 읽어냈네. 그것도 반납일이 다 되어서 부랴부랴. 아무튼. 현재에도 단 것과 자극적인 외식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나에게 마지막 밑줄긋기를 하나 더 선사했다.
이제 이렇게 살기만 하면 되는 거겠지? 솔직히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건지 도달해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일단 모든 경험에 마음을 열고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 그것을 기회로 여기고 흘려 보내는 건 실천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사실 내일 출근하기도 너무 싫은데-할 일은 많은데 내가 딱히 또 도움되지도 않아서- 그것조차 티호불호. 내려놓고 흘려 보내야 할 것들. 파이팅!!

어떤 상황에서 특별히 기대하는 것이 없으면 바로 그 때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그것은 당신을 정말 깊이 건드려 놓을 수 있다. 그것은 아름다운 노을일 수도, 뜻밖의 첫 키스일 수도, 아니면 어떤 반가운 깜짝쇼일 수도 있다. 그것은 당신을 매우 깊이 건드린다. 왜냐하면 당신의 마음속에그 사건에 관련된 삼스카라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초심으로 있다. - P119

 사실은 온 세상이 거대한 로르샤흐 검사장이다.  - P117

당신은 내부의 문제를 외부에다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삶이 늘 그토록 두렵고, 아픈 곳을 두드려 맞는 것만 같은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은 삶이 당신의 아픈 곳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자신의 아픈 곳을 삶에다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 P118

예컨대 비가 오게 만드는 현재의 비개인적인힘이 있다. 그리고 당신이 비를 좋아하지 않게 만드는 과거의 개인적인 힘이 있다. 당신은 방금 자신이 우주를 대적하도록 싸움을 붙인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질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마음은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당신은 우주가 당신이 원하는 대로 존재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P127

이제 우리는 두 번째의 사성제에 다다랐다. 고통의 원인은 욕망이다. 달리 말해서 고통의 원인은 호불호이다. 세상이 어떠하기를 원하고, 그렇지 않으면 성내는 것 말이다. - P143

이 삶에서 우리는 온갖 다양한 경험을 겪는다. 그것이 고통을 일으킬 일은 없다. 경험은 고통이 아니다. 그것은 경험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떠하기를 원한다고 정해 놓으면,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되지 않으면 우리는 괴로워한다. 고통은 우리가 무엇을 원한다고 마음으로 정한 것과 제 앞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 사이의 괴리에 의해 일어난다. - P144

예전에 당신은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현대인들의 대부분의 요구는 생리적인 것보다는 심리적인 것이다.
심리적인 요구는 사실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그것은 뭔가가 결핍되었거나 잘못되었음을 시사한다. 내면에서 온전함과 완전함을느끼고 있다면 심리적인 요구는 생기지 않는다. 심리적 요구는 장애물에서 생겨나온다. 에너지가 해방되고 나면 당신이 느끼는 것은 사랑과 기쁨과 열정뿐이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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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햄릿까지 완독했다. 오늘이 토론날이라 부랴부랴 다 읽어내긴 했지만, 명불허전 햄릿!!
수많은 무대가 올려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토론하다가 내가 햄릿을 왜 이렇게 잘 아나 했는데, 대학생 국립극장 안내원 알바 시절에서 꽤 긴 기간 이 연극을 올렸고, 그래서 최소 20번은 봤을 거다. 그 당시 꽤 잘나가는 김석훈(?) 배우가 햄릿 역을 맡았는데, 하루는 그의 사인을 받으러 안내 알바생이 극장 관계자 누군가의 인도로 우르르 대기실로 갔다. 그는 누워서 자고 있다가 깜짝 놀라 일어났다. 그리고 사인을 해주었는데, 나는 그의 사인보다 무대 뒤 대기실에 더욱 관심이 있었고, 그의 소중한 휴식 시간을 빼앗은 것이 미안할 뿐이었다. 내가 그의 사인을 받았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티엠아이였고 다시 햄릿으로 돌아와서...

햄릿은 전혀 우유부단하지 않고 지혜로웠다. 아버지처럼 보이는 유령이 해준 말이 진실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극단을 불러 연극을 하게 하고 왕의 반응을 살폈다. 미친 연기까지 포함하여 신중하고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했다.

그리고 삼촌(왕)이 자신의 잘못에 죄책감을 느끼는 부분이 너무 신기했다. 다들 합리화하며 자신은 죄가 없거나 적다고 생각하는 이 시대에 말이다.

요즘 ‘기대‘가 나의 화두라 이런 이야기도 좀 나눴다.
일님은 4대 비극을 관통하는 것을 인간의 욕망으로 보았고, 나는 어리석음으로 보았다. 어리석음이 더 뿌리일 뿐 같은 말이겠지. 결국 가장 깊은 욕망은 기대가 아닌가 싶다. 그 기대란 결국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중심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믿음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겐 모두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그 안에서 충실하게 살아갈 뿐이다. 그러니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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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얘기가 왕 얘기보다 훨씬 재밌다. 아니면 사랑 얘기라서 재미있었을 수도 있고.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세번째 작품 <리어왕>

맥베스, 오델로에 비해 리어왕이 메인 멤버인 이유를 알겠다. 앞의 두 작품은 단선적인 이야기로 펼쳐진다면 리어왕은 두 가지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스토리가 완성되어 간다. 주 서사는 리어왕과 그의 세 딸들의 이야기, 부서사는 글로스터 백작과 그의 두 아들의 이야기.

지난번 인간의 심리? 감정? 하나씩을 비극의 소재로 쓴 거 같다고 말했는데, 이번에도 거기에 끼워 맞춘다면 보편적으로 평가받듯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까지 읽고는 생각이 좀 바뀌었는데, 결국 모든 비극은 팔랑귀 때문에 이루어졌다. 어두운 판단력이라고 해도 좋고, 자신을 믿지 못함이라고 해도 좋고. 가장 와닿는 표현은 인간의 ‘어리석음‘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비극이 결국은 누군가의 거짓 정보(?)를 너무 믿은 탓이었다.
맥베스는 요정의 예언을 믿고 살인도 서슴지 않았고-그게 사실이었다면 아무 것도 안해도 왕 되는 거 아님?
오델로는-진짜 바보 멍충이 같이-신하의 말을 믿고 아내에 대한 의심을 품었고
리어왕 또한 나중에 보면 막내딸이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줄 알았다고 나온다.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교언영색을 하지 않았단 이유로 불같이 화를 내며 유산 상속 없이 쫓아낸다.(이래서 유산 먼저 주는 거 아니란 말이 나왔구나...) 아니, 지(요즘 최고 권력자를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 생각에 막내딸이 사랑하는 거 같으면 그냥 주면 되지. 뭘 묻고, 자기가 원하는 대답 안해준다고 화 내고. 에효.. 나이는 뭘로 먹는건가.
(잠깐 옆길이지만, 진정한 어른은 아랫사람의 투덜거림을 받아주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서 있었던 일. 나도 힘들다고!!라고 외치고 싶었다.. 흑흑...) 아무튼 그 글로스터도 그래, 평소엔 뭐 별로 사랑하지도 않는 아들이 연기 좀 하면서 몇 마디 했다고 아들이 자기를 배신했니 어쨌니 하면서 알아볼 생각도 안 하잖아. 암튼 고구마 100개는 먹는 기분이다. 4대 비극은 4대 화를 불러일으켜서 그런 거 같다. 남들 보기엔 내 인생에도 이런 게 있겠지? 나만 모르는 거? 이래서 명상 열심히 해야한다. 나도 모르는 나를 샅샅이 알고 싶다. 이것도 욕심이겠지만.. 말이 길었다. 이번주 금욜이 독서토론일이라 부랴부랴 읽음. 이제 대망의 <햄릿>만을 남겨 놓고 있다. 마지막 작품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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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두 번째 책이다. 신기하게도 맥베스와 오델로는 4대 비극 중 가장 알려지지 않은-혹은 내가 무지한 걸 수도?-작품이다. 예전 걸그룹이 4명이라면 인기 있는 그룹이 1~2명, 인기 없는 그룹이 1~2명 정도인 그런 느낌이랄까? 비주류를 지향하는 성향이 여기서도 나왔는지 이 두 권을 먼저 읽게 되었다.

두 번째 권 읽다보니 4대 비극이 인간을 비극으로 몰고 가는 4가지 욕망? 감정?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맥베스는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인간을 어떻게 타락시키고 망가트리는지 보여주고 있다면,
오셀로는 연인에 대한 믿음이 깨졌을 때의 감정, 즉 질투가 얼마나 삶을 망치는지 보여준다.

아무래도 서민 밀착형 주제가 보니 훨씬 재미있게 읽히긴 하지만, 압축적으로 보여줘서 그런지 너무 확확 바뀌는 것에 적응이 잘 안됐다. 그냥 한 마리의 검은 짐승이 날뛰는 것을 본 느낌이다. 아, 오셀로가 흑인이라는 것도 작품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고 보니 질투와 더불어 중요한 감정 한 가지는 열등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인기 멤버로 간다. 다음 작품은 리어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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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산책 토론작이라 진짜 오랜만에 집어 들었다. 역시나 술술 읽히게 잘 쓴 건 인정. 하지만 그 사이 나의 사상도 많이 달라져서, 타자 공헌 같은 것도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행동이라면 욕심의 한 수단일 뿐이란 생각이었다. 칭찬도 내면을 바라보면서 한다면 가능하리라. 비난도 내면을 바라보면서 받는다면 크게 휘둘릴 필요 없고~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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