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내가 이걸 해내다닛!! 서유기 10권을 누구의 권유도 없었는데 혼자 읽어내 버렸다. 1권이 재미있었기 때문이겠지. 사실 뭐 엄청 재밌는 부분은 드물었지만 못 읽을 정도로 재미 없었던 것도 아니었으므로, 물론 고비가 있었겠지만, 결국 완독을 해냈다!!
경전 받는 장면을 보겠다는 일념하에 말이다. 10권에 가서도 중반까지는 또 요괴한테 당하는 얘기가 나왔다. 그리고 부처님 만나는 장면도 사실은 내 기대에 못미쳤다. 완전 멋지고 웅장하게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바닥 없는 배를 타고 갈 때 삼장법사의 껍질이 떠내려 오는 것을 보는 장면이 더 좋았다. 강을 건너면 아라한이 되는 거다. 근데 그 이후에도 삼장법사는 찌질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요괴를 물리칠 때마다 얘가 원래는 어디에서 뭘 하던 누구였는데 뛰쳐나와 이렇게 요괴가 되었으니 죽이지는 말고 돌려보내 달라는 레토릭의 반복이었는데,

끝날 때는 삼장법사부터-옥황상제 아들이었나? 그랬음- 시작해서, 제자들 줄줄이 다 동일. 손오공만 손오공이었던 듯하다. 이것도 의미가 있나? ㅎㅎ 아무튼 어느새 벗겨진 긴고주. 자유롭되 방종하지 않는 성인의 단계에 올라왔다는 의미겠지? 좌충우돌 손오공이 주인공이라 그렇겠지만 제일 멋있다. 삼장법사는 자신의 목숨을 백번은 구해준 손오공을 의심하지만 손오공은 의리를 지킨다. 쫓겨난 것도 두 번쯤..ㅎㅎ
귀여운 손오공~

길을 떠돌아다니는 서사를 뭐라고 하지? 로드소설이라고 하나? 아무튼 돈키호테 생각도 좀 났다. 여러모로 다르지만 길을 떠나 다양한 모험을 겪는다는 모티브는 비슷하다고 느꼈다. 이 둘을 엮으면 북드라망 스타일의 작품 하나 나오겠네..ㅎㅎㅎ

즐거운 읽기 체험이었다. 다음 도전은 뭘로 해야하나? 혼불? 삼국지?(사실 서유기도 삼국지 1권 없어서 골랐던 거 같은뎅?ㅎㅎ)

추신. 10권만 다른 출판사 걸로 읽었다. 대산문학 10권이 논문까지 붙어 있어서 너무 두꺼워 읽기가 힘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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