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처음엔 사건 전개가 너무 느려서 이거 츠바이크 소설만 아니면 당장 때려쳤다 하면서 읽었는데, 읽을수록 빨려 들어가는 소설이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내용도 분위기도 매우 다르다.

1부은 크리스티네가 구질구질한 삶을 벗어나 부유한 이모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 부자들의 삶에 들어가 보는 경험이다. 신데렐라 이야기이다. 크리스티네의 삶-초청-부끄러움-믿기 힘듦-신남-들뜸-사랑-절망-죽음(비유적인)도 묘사가 너무 잘 되어있고, 크리스티네에게 나쁜 소문이 난 이후의 이모의 마음도 너무 잘 쓰여있다. 역시 모든 인간의 동기는 두려움이라는게 잘 표현되어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인데 어련하겠냐마는.. 크리스티네가 신나서 놀 때는 진짜 내가 그곳에 있는 거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내가 그런 성향이 있어서 그런거겠지...

2부는 페르디난트라는 남자를 우연히 만나-형부의 친구인데 이들도 우연히 만남- 연인으로 발전하려고 했다. 그러나 둘 다 돈이 없어서 결국은 파국으로 치닫으려고 이별을 통보하러 온 페르디난트, 그는 이별 통보 후 자살을 하려고 이미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크리스티네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자기도 함께 가겠다고 한다. 아내와 동반 자살한 작가의 글이라 그런지 너무 조마조마하고 안타까웠다. 작가는 이 글을 쓰며 자신의 종말을 이미 계획한 걸까? 그러나 소설의 결말은 조금 달랐다. 크리스티네가 일하는 우체국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발견한 페는 크에게 훔칠 계획을 세우자고 한다. 국가가 전쟁으로 폐허를 만들고 자신들을 희생시킨 값으로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페. 그의 계획서를 읽은 크는 함께 하겠다고 한다. 그녀가 진범으로 지목될 확률이 훨씬 높다고 고지했음에도 말이다. 마지막에 이 둘이 영원히 사랑하자 그랬음 진짜 별루였을텐데 현실적으로 언제든 원하지 않으면 서로 떠나자로 이야기 되는 부분도 너무 좋았다.(요즘 나의 화두가 집착이라.)

장편이라고는 <초조한 마음>뿐인 줄 알았는데 죽고 난 후 원고지 뭉치에서 찾아낸 유작이라니 너무 소중해♡ 미완이라는 설이 있지만 열린 결말도 너무 좋아. 행복하길. 페르디난트. 행복하길. 크리스티네. 그리고 행복하자, 나 자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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