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적절한 책이다. 생각보다 폭염이 일찍 시작됐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저자는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열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식량 재배 문제, 해양의 문제, 모기 등 전염병의 창궐, 노동자의 죽음, 폭염에 이름을 붙여야 하는 문제 등등
화석연료 태우는 걸 그만 해야하는 명확한 해법이 있지만, 그걸 시행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아니까 갑갑하다. 이건 내 문제고 우리 모두 공범인데 우리 모두 참 안일하다는 생각. 그러나 나도 또 안일하게 살아가겠지...
p.s. 신기하게 요즘 모비딕 읽는데 읽는 책마다 그 책이 인용된다. <프루스트와 오징어>에서도 이 책이서도 말이다. 모비딕은 참 여러모로 훌륭한 책이다.
첫번째 밑줄. 내가 요즘 느끼는 딱 그 마음이라. 미국 농부의 말이다.
두번째 밑줄. 읽다 빵 터졌다. 이집트숲모기가 모기계의 리트리버라닛! 하.. 근데 전염병 매개일 뿐이고..ㅎㅎㅎㅎ
세번째 밑줄. 열기의 위치를 바꿔주는 도구라는 말이 너무 와닿는다. 속상하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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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까지만 해도 예측이 꽤 잘 들어맞았어요." 크루즈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칠지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예전과는 달라요. 뭔가가 바뀌었어요." - P210
이집트숲모기는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는 물론 황열과 치쿤구니야를 옮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매개체인 만큼,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거기에다 이집트숲모기는 누군가의 곁에 있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는 종이다(파우치의 표현을빌리면 이집트숲모기는 "유난히도 사람만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한마디로 이집트숲모기는 모기계의 래브라도리트리버로, 우리 인간의 집안 혹은 그 근처에 머물면서 병뚜껑이나 화분 테두리에 고인 말고 신선한 물웅덩이에 알을 낳으며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하다. - P314
다시 말해 이 지구가 더워질수록 사람들은 에어컨을 더 많이 가동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리고 에어컨을 더 많이 가동할수록 전기도 더 많이 필요해진다. 그런데 전기의 일정 부분은 화석연료를 태워서 생산되는 만큼 결국에는 온실가스 오염이 더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후는 한층 더 뜨거워지고 말이다. 한마디로 악순환이다. 그리고 이 악순환은 도시, 특히 더 노후하고 더 빈곤한 도시들에서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도시에는낡고 비효율적인 창문형 에어컨이 모든 건물에 매달린 채 실내의열기를 빨아들여 바깥의 길거리로 내뿜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에어컨은 절대 냉방 기술이 아니다. 에어컨은 단순히 열기의 위치를 바꿔주는 도구일 뿐이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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