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필요 없다. 이번 방학에 제일 잘한 일은 돈키호테1, 2권을 읽은 거다. 두꺼운 책을 볼 때마다 뭔가 숙제 같았는데 독서모임 발제자로 읽었기에 더 깊이 있고 여러 번 훑어 읽을 수 있었다.
1권에서는 돈키호테가 좀 바보같은 면도 있고 워낙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버물어져 나와서 뒷부분은 힘겹게 책장을 넘겼는데, 2권은 정말 재밌었다! 하루에 100쪽씩 8일만에 읽기 프로젝트였는데 더 읽으면 더 읽었지 못 읽어낸 날은 없을 정도로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돈키호테와 산초를 정말 좋아하게 된 것이다. 캐릭터에 이렇게 정이 들기는 처음인 거 같았다. 2권은 이들의 이야기만 나와서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메타 소설적인 부분-10년의 공백 중 나온 다른 작가의 돈키호테를 까는 부분-도 있어서 진짜 재밌었다.
발제를 위해 번역가의 해설서도 읽었는데 이것도 대부분은 넓은 시야를 같게 해주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 흔하고 많던 기사소설은 다 사라졌지만, 그 패러디로 사회를 풍자한 돈키호테는 살아남았다. 어떤 책은 이렇게 오래 살아남는 걸까 생각하다 <열하일기>도 생각이 났다. 그당시를 앞서가는 파격이 그 원인이 아닐까 싶었다.
중간에 있던 나의 생일엔 돈키호테가 지나갔던 고장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과 스페인 감자칩을 먹었다. 돈키호테 발자취 따라 스페인 여행 다시 가고 싶은 뽐뿌도 막 왔다. 너무 무식한 상태에서 스페인을 다녀 왔구나 싶었다. 돈키호테도 안 읽고 말이다.
돈키호테는 무모하게 풍차에 뛰어드는 미친놈이 아니라, 약한 자들을 지키고 싶어하는 맘 따뜻한 옆집 아저씨라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다. 돈키호테와 산초는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