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인사이드아웃2>를 아이와 보고 왔습니다. 사춘기 소녀 라일라의 다양한 감정을 다룬 내용인데, 제가 사춘기였던 시절도 떠오르고, 우리 아이도 곧 사춘기가 될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듯이,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중요하지만 실제로 상대방이 될 수는 없죠. 그런데 <네가 되어 줄게>는 실제로 엄마와 딸이 바뀌는 내용이 나옵니다. 소재 자체가 너무 신선해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조남주 작가님이 쓴 소설이더라고요. <82년생 김지영>도 정말 공감하면서 봤던 책이라, 이 책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표지에 교복 입은 여자 아이들 모습이 경쾌하게 느껴졌어요. 제목이 가게 간판 프레임 속에 있는데, 하단에 ‘1993↔️2023‘이라 돼있어서, 작품 속 배경이 타임슬립일 거라 예상됩니다.
책날개에는 저자 소개가 있어요.
차례를 보면, 현재가 2023년, 딸 강윤슬, 엄마 최수일이 년도를 달리하는 부분이 왔다갔다 합니다. 차례만 봐도 내용 전개가 어떻게 될 지 살짝 감이 오네요.
첫장에서는 ‘나‘의 독백이 나와요. ‘나‘는 2023년에는 2010년생, 14살, 1993년에는 1980년생. 어떻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반문해요.
저도 덩달아 무슨 일인지 궁금해집니다.
2023년 현재, 중1인 강윤슬은 엄마와 옷 때문에 실랑이를 하고 외출을 합니다. 그리고 돌아와서도 엄마와 실랑이를 해요. 엄마와 딸이 말꼬리 잡으며 이야기하는 부분은 제가 사춘기 때, 제 입장에서만 엄마께 이야기하며 대들었던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러던 중 밤에 엄마가 술 취한 아빠를 데리러 나간다며 딸 윤슬이를 깨워서 이야기하고 나가요. 그런데 자기 방에서 잠에 들던 윤슬이가 갑자기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다가 몸에 충격을 받으며 2장이 끝나요.
그리곤 눈을 뜨니 몸은 14살 엄마인 최수일인데, 정신은 강윤슬이 되어 있습니다. 타임슬립의 시작이네요. 눈 뜨자마자 어린 모습의 이모를 만난 윤슬이는 자기가 30년 후 미래에서 온 조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모는 크게 놀라지 않으며 현재 상황을 이야기해줘요. 이모의 설명을 듣던 윤슬이는, 엄마에게 들었던 기억상실의 기간으로 왔다는 걸 알게 됩니다. 엄마가 말하던 야만의 시대로.
강윤슬로 살 때는 온수도, 수건도 마음껏 사용하고 방도 깨끗하고 넓었는데 최수일로 살려고 하니 너무 달라서 놀랍니다.
사실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가 많이 달라져서 온수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연탄 사용하던 집도 많았고 아파트도 많지 않았어요. 점점 개발이 되면서 현재에는 연탄 사용하는 곳도 많지 않고, 온수나 전기 사용을 예전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죠. 현재에 사는 아이들은 예전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기만 할테니 상상 속의 모습일텐데, 윤슬이는 타임슬립으로 직접 체험하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는 요즘 세대 아이들이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지더라고요. 학교에서의 모습도 현재랑 다르죠. 예전에는 당구대같은 걸 사랑의 매라고 들고다니는 선생님, 한 명이 잘못하면 연대 책임으로 단체기합 받는 것 등등의 모습이 흔했지만, 요즘은 그랬다가는 큰일나죠. 윤슬이가 지내던 학교와 달라서 갸우뚱해하는 게 이해가 됐습니다.
윤슬의 엄마는 윤슬이가 되어 윤슬이의 방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윤슬의 할머니이자, 본인의 엄마가 집에 와서, 윤슬이 엄마가 병원에 있음을 알리죠. 내가 윤슬이라니?!
딸 윤슬의 모습으로 학교 생활하는 하게 된 엄마 최수일은, 딸로 살아보면서 딸의 입장을 많이 이해하게 됩니다. 자신이 다니던 중학교와는 다른 모습에 진땀이 나기도 하지만, 윤슬이 친구들 덕분에 잘 모면하고요.
둘은 바뀐 몸으로 적응해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지만,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 지 여러 방법을 생각해보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둘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중학생이던 시절을 떠올려봤습니다. 그리고 1993년의 최수일로 사는 윤슬이의 모습으로 당시를 상상하고요. 사춘기 시절을 보내는 여자아이의 모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도 사춘기 시절을 보냈는데, 그걸 잊고 우리 아이가 사춘기가 오면 다그칠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상상만으로 역지사지를 하지 않고, 직접 상대방이 되어본 윤슬과 엄마는 만났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사춘기가 오더라도 이 책을 떠올리며 아이 입장에서 좀더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문학동네 서평단으로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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