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 - 기후위기 탈출로 가는 작지만 놀라운 실천들
박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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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황당해 보이는 생각들이 지구를 구한다!"


지구를 구한다는 씩씩한 말처럼 이 책은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가지'를 담고 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기후 위기에 빠진 지구를 살린다는 의지는 너무 순진하고 해맑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되기 위한 개인적인 실천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정부와 기업이 움직이지 않는 구조 속에서 개인의 노력에는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친환경 제품이나 텀블러 사용, 물건 재활용을 하고 자동차 보다는 도보로 이동하면서 '나는 환경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자기 위안에 만족하여 지구를 살리기 위한 본질적인 고민보다 지엽적인 부분만 강조하여 실제 해야 할 일을 놓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 때도 있었다.


더럽거나 위험한 물질에 노출되지 않으며 그러한 장소에서 살고 있지 않는 사람들은 직접적인 연관성을 인지할 수 없다. 법적인 규제와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환경 오염은 반복되면서 더 심각해질 수 밖에 없기에 시스템을 바꿔야 하지만 실제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개인의 노력은 어떠한 소용도 없다는 냉소로 흘러가면 지구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주는 씩씩한 용기는 개인적인 실천과 공동체의 의지가 병들어가는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따뜻한 희망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오랫동안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하며 환경 책(『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물건10』 『지구인의 도시 사용법』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여우와 토종씨의 행방불명』 등의 저서가 있음)을 쓰고 있는 박경화 작가는 2019년 환경의 날 '대통령 표창'과 2015년 'SBS 물환경대상 '두루미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기후위기, 에너지 고갈, 넘쳐나는 쓰레기 등 지금 우리 앞에 닥친 환경문제는 너무나 무겁고 막막해요. 이러한 문제 뒤 이어지는 갈등과 불평등 문제도 복잡하지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마치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무기력하게 걱정만 할 수는 없어요. 많은 사람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우리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서 지구촌 곳곳에서 행동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어요.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작가의 말

 


 실제로 여기에서 소개하고 있는 방법들은 기발한 생각이라기보다는 오래전부터 생각에서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는 방법들이다. 크게 10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으며 각각의 챕터에 사례와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그리고 각 챕터의 마무리 장에는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생각 키우기>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10가지 방법은 어려운 실천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장소와 방식으로 가능한 방법들을 담고 있어서 부담 없이 들어가서 동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고 있지만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거나 잘 알지 못했던 '도시광산' '공정무역' '탄소중립' 부분은 눈여겨 읽어볼 만 하다.


특히 7장 '도시광산'에서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전자제품들을 만드는 핵심 광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채취하거나 생산하여 판매하는 광물이 그 나라들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과 보호 장비 하나 없는 굴속에서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으면서도 계속 일할 수 밖에 없는 빈곤의 굴레를 볼 수 있다.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네 살 어린아이도 광물을 골라내거나 땅을 파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값싼 노동력이며 저항할 수 없는 약자이기 때문..

4장 '도시재생'은 지방에 빈집이 늘어나는 현상과 관련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었고 5장 '생태도시'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는 결국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도시재생 사업은 인구 증가로 도시가 무분별하게 확장되거나 인구 감소로 도시가 쇠퇴하면서 주거 환경이 노후화디고 열악해졌을 때, 또는 산업 구조의 변화로 건물이나 시설물의 용도가 달라졌을 때 등 다양한 이유로 변화가 필요해지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여 경제, 사회,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도시 개발 사업이에요. 또 도시의 주요 건물이나 거리를 새롭게 꾸며서 많은 이들이 찾아와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에요.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10

 

 

마지막 10장 '탄소중립 사회'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수년 간 놓쳤던 부분이라 더욱 시급하게 다가온다. 날마다 전기를 쓰고 있으며 냉방과 난방 등 생활에 필요한 활동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니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대략 30년 후인 2050년 탄소중립사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탄소중립이라는 말은 머나먼 미래처럼 들린다.


RE100(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은 무역 경제에 상당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빠르게 대책을 세워야 할 부분이다. 한국형 RE100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했지만 뚜렷한 방안이나 결과가 없이 지나가 버렸다. 제조업의 수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엄청 시급한 문제 아닐까 싶은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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