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99가지의 공포증과 광기를 소개하고 있다. 1부에서 8부까지 같은 종류에 속하는 공포증과 광기를 각 부에 묶어서 설명한다. 예를 들어 1부는 개, 거미, 고양이, 뱀 등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공포증이고, 3부는 단추, 달걀, 인형 등 '물건에 대한' 공포증이다.
고독공포증, 광장공포증, 비웃음공포증, 휴대전화부재공포증을 다루고 있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타인'을 다룬 4부와 결정장애, 과대망상, 도벽, 음주광 등 광기를 다룬 7부는 변화의 속도에 따라 불안의 속도 역시 가속화되는 요즘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4부 '휴대전화부재공포증'은 누구나 경험을 해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웃음이나 고독이라는 주제는 가볍게 지나갈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고...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의 공포증과 강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어릴 때 개에 물렸지만 개 공포증은 없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경험과 함께 3층이었던 피아노학원에서 내려다보던 골목에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유독 고소공포증이 심하다. 놀이공원에 가면 회전목마를 가장 좋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ㅎㅎ 발표공포증이나 적면공포증도 어느 정도는 있다. 막상 발표를 하면 하기 전보다 마음이 가라앉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안감을 주는 것.
어느 특정 시대에 발생하는 집단 유행적인 공포증도 흥미롭다. 비틀즈광이나 광대공포증 같은.
인형공포증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우리집 거실에 놓여있는 구체관절인형과 눈이 마주치기도 했는데, 이런 구절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