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떴을 때 빵 냄새가 나면 좋겠어
발라 지음 / 콜라보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과수원집 딸로 태어나 스무해를 시골에서 자란 작가 발라. 발라는 힌디어로 '어린 여자아이'라는 뜻이며 작가는 '순수한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행복해지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고 한다.

작가의 고향이 조금 부러웠다. 계절이 바뀌는 순간을 과수원만큼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을까.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 두꺼운 것을 밀어내고 움트는 기척과 살랑이는 냄새를 풍기는 곳.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때 연한 초록이 무성해지고 열매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풍겨나고 소나기가 내린 뒤엔 초록도 열매도 진해지는 곳.

소도시의 골목에도 계절은 좁은 골목으로 스며들었지만. 그럼에도 계절의 변화를 선명하게 담아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살다 보면 겪어내야만 하는 시간이 있다. 밋밋한 일상에 파묻혀 행복한 생각 같은 건 잊고 지낼 때도 많다. 어쩌면 그 순간에 필요한 건 아주 맛있고 포근한 빵 한조각일 수도 있다. 막막한 순간 빵에 기대어 잠시 쉬기를, 시시각각 달라지는 당신의 모든 날이 행복한 빵 속에 담기기를 바란다.
흐린 날도, 햇살 가득한 날도,
물러진 마음을 잘 다독이며 살아갈 당신을 응원하며"
-아침에 눈 떴을 때 빵 냄새가 나면 좋겠어-

나는 빵을 좋아한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척 좋아한다. 한번은 빵 투어를 계획해본 적도 있었지만, 스스로에게 아서라 했다. 우리 동네만 해도 맛있는 빵집이 있고 빵은 언제나 어디서든 맛있었기 때문에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이유를 붙였지만! ...사실이야 어쨌거나 빵을 보면 무조건 행복하다. 보는 것도 고르는 것도 먹는 것도 다.

이 책은 계절별로 어울리는 빵과 그 빵에 대한 맛과 느낌, 위로와 안녕을 건네는 작가의 단상이 함께 실었다.
제목도 표지도 표지 안에 담긴 그림도 좋다.
빵을 좋아하고 그 냄새와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따뜻한 오후의 빵집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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