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든 늘 다치는 야노 군을 위해 반 아이들이 신경써주는 이야기들이 힐링이 된다. 지금 내 세상이 타인을 위한 배려심이 점점 희박해지기 때문일까. 어찌보면 참 하찮은 이야기인데 중독되어 계속 보게 된다.
소설을 읽고 쓰면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쓴 인물에게 배울 수 있다. 그들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할 수 있다. 사람은 노력해야 해. 소중한 존재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래야 해‘라는 문장을 썼다면 그 문장을 쓰기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 P54
환하고 건조한 날씨가 오래 지속되는계절에도 우물의 돌덩이에는 초록색 이끼가 피어 있었다. 그리고 노란 민들레. 댓돌과 흙바닥 틈새에, 벽과 벽의 모서리에 뿌리를 내렸던 별 같은 꽃. 비가 그친 어느 날에는 툇마루에 청개구리가 나타났다. 당시 두어 살이던 내 손바닥보다 작고 깨끗해 보이던 연두색 생명체. 나는 손을 뻗었고 청개구리는 폴짝폴짝 뛰어사라져 버렸다. 나는 울었다. 왜 울었을까? 그때 내가 운 이유는아무도 모른다. 나조차 잊어서 영영 모를 것이 되었다. 그런 일들에 대해 요즘 자주 생각한다. 분명 일어났으나 아무도 모르는 일들. 기억하는 유일한 존재와 함께 사라져 버리는 무수한 순간들. <홈 스위트 홈> 최진영
고이치는 J. D. 샐린저의 소설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에 대해 이야기하다 마치 소설의 마지막을 흉내 내듯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쏘고 쓰러진다. 벌어질 리 없는 일을 목도하고 나서야 아쓰미는 생각한다.나는 언제부터 고이치와 ‘센싱‘을 이어가고 있는 거지? - P331
헤밍웨이가 쓴 걸로 알려진 여섯 단어짜리 소설, 즉"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팝니다: 아기신발, 사용한 적 없음)"에 대한 담담한 치유의 해답을이끌어낸다. - P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