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에 우연히 태어난 "한 인간의 삶이 어떤 모양새를 갖추어 사회 속의 한 주체가 되는지에 관해 고민하는 것이 철학"이라면,『우연성, 아이러니, 연대』는 정통의 철학책이라고 할 수 있다. - P96
이렇게, 다들 그녀를 잊을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그녀에게 왜 이렇게 나약한지, 왜 이렇게 용기가 없는지 탓할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모쥔제가어느 날 밤 그녀를 죽였다고만 기억할 것이다. - P488
"사실, 병원에서 깨어난 뒤로 아주 길고 긴 꿈에서 깬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 꿈은 너무 진짜같아서 내가 지금 깨어있는 건지 아니면 계속 꿈을 꾸고 있는 건지 잘 분간이 안 될 정도야." - P137
오늘날 〈기생수〉는 엄연한 고전이다. ‘환경‘이나 ‘에코‘같은 의제가 부재했던 1988년부터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다룬 이 선구적작품의 가치는 ‘고전‘의 뜻 그대로 아직까지도 전혀 감쇠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