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을 거치면서 작년에 이어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했었다
여러 근현대사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정말 재미없는 역사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었다
암담하고 속이 답답할수밖에 없는 역사지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알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역사시간이었었다.
수업시간에는 당시의 가요나 문화적인 내용으로 접근해 재미가 없다고 할 수 없었지만...
그 역시 잘 모르는 분야라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왜 내가 근현대사를 하겠다고 덤벼들었지..
정치사의 수업은 당연히 재미없을 수 밖에 없고
역사 뒤켠의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도 구미에 당기지 않고
3개월이 물처럼 바람처럼 스윽 지나가버렸었다..
그런데..
그 수업이 끝나자 마자 세여자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록 뜨거웠던 여름에 잡고 있기에는 무거운 주제라 비켜두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고 있지만..

역시나 나에게는 역사마저 문학으로의 접근이 더 낫다..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 수업이 좀 더 재미있었을텐데..

영초언니. 세여자.
여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끌어가는 근현대사 이야기.
좀 더 많아졌음 좋겠다

수업을 마치면서 뒷 덜 닦고 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영초언니부터 세여자까지 약간은 정리된듯한 기분이 든다
조선희 작가의 에필로그의 한 부분이 나의 현대사수업의 느낌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 하다

- 이 소설은 세 여자가 주인공이지만 역사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한 사람의 인생처럼 역사에도 실수가 있고 착오가 있고 우연이 있고 행운도 있다. 목적과 정반대의 결과가 빚어지고 우연한 실수가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 제국주의 일본의 침략이 분단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면 얄타회담의 실책이 분단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고 그것을 지켜보려는 헛수고들, 되풀이되는 시시포스 중노동이 우리 민족의 운명이 되었다. 하지만 미국과 소련은 38선 임시분할을 끝내는 방안도 내 놓았는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은건 한국의 정치가들이었다. 나도 한반도가 강대국들에 의햐 분단됐다고 배웠다. 그렇게 피해자 코스프레 하고 있으면 자책도 필요없고 머리도 덜 아프겠지만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은 개선되지 않을것이다(375~376p)

문제는 이런 역사의 실수가 한번으로 끝나야 하는데..
인간이란 이기적인 존재가 과연 그렇게 될지...
정말 많은 세월이 지난것 같은데
채 100여년밖에 안 지났다는 것이 더 놀랍다..

아직 우리의 근대화는 멀었을까.
어째든 좌우든 남북이든 한번은 뒤섞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 세대들은 가능할까..



여름의 끝자락에 슬쩍 불어오는 찬 바람여 슬슬 정신이 돌아오는듯 하다
막연하게만 보이던 활자들이 눈에 조금씩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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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6 1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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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8 09: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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