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까뮈의 영향일까
여기의 버석버석거리는 그냥 두면 피부가 섞어들어가는
이 모래가 시지프스의 돌과 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굴려 올라가고 떨어지고 굴려올라가고 떨어지고
밤새 모래가 쌓이고 다음날 또 퍼내고
쌓이고 퍼내고 쌓이고 퍼내고

이 모래 구덩이에서 벗어나면
옮겨간 다른 구덩이가
모래가 아니라는 보장이 있을까
지구의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동물이 곤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구상의 마지막 모습은 추운 빙하가 아니라
모든 것이 말라버리는 모래가 아닐까
지구가 물에서 시작했지만 끝은 .....
최소한의 수분만으로도 존재할 수 있는
모래

부조리에 대한 삶의 대책으로 까뮈는
자살을 말했다.
부조리의 다른 항인 인간의 의식을 삭제함으로써 부조리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하지만 시지프스가 그랬듯이
이 모래의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가만히 있으면 모래에 파 뭍혀 죽을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래를 퍼내고 혼자 힘들면 타인을 불러들일만큼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아니 사는것이 아니라 버티어 나가는 것..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나기 힘든 현실이 있고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안 되는 절대불가항력이 있을것이다..
그 순간이 왔을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버텨가는 것..
묵묵히 버티면서 견뎌 내는것.
시지프스가 그랬듯이
돌이 굴러내려온 후
다시 굴려 올려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잠깐의 희열을 만끽하는겆
이것이 신이 주신 숙명에 절대저항하는 인간의 마지막 의지일지도..

삶이란 결국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일지도 모른다
잡으려고 해보지만
결국 남는건 빈 손뿐..
그래도 잡으려고 노력하는거
안 잡히는 줄 알면서 잡아 보려고 하는
인간의 의지. 집념..
이게 삶의 의지인듯하다..
흘러나가는 모래들을 바라만 보지 않으려는 인간의 의지..
흘러가게 내버려두기를 바랄지도 모르는
절대힘의 대한 인간의 반항..
그냥 죽지만은 않아~~

안약. 신문. 잡지.라디오 그리고 아기


* 책속에서

모래의 불모성은 흔히 말하듯 건조함에 있는 것이 아니린 그 끊임없는 흐름으로...

모래는 절대 쉬지 않는다. 43p

모래쪽에서 생각하면 형태가 있는 모든것이 허망하다. 확실한 것은 오로지 모든 형태를 부정하는 모래의 유동뿐이다 46p

납득이 안 갔어... 어차피 인생이란 일일이 납득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저 생활과 이 생활이 있는데, 저쪽이 조금 낫게 보이기도 하고... 이대로 살아간다면, 그래서 어쩔거냐는 생각이 가장 견딜수 없어....어떤 생활이든 해답이야 없을게 뻔하지만..... 뭐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래 줄 수 있는 많은 쪽이 왠지 좋을 듯한 기분이 들거든..... 199p

딱히 서둘러 도망칠 필요는 없다. 지금,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왕복표는 목적지도 돌아갈 곳도, 본인이 마음대로 써넣을 수 있는 공백이다. 그리고 그의 마음은 유수장치를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욕망으로 터질 듯하다. 털어놓는다면, 이 부락 사람들만큼 좋은 청중은 없다. 오늘이 아니면, 아마 내일, 남자는 누군가를 붙들고 털어놓고 있을 것이다.
도주 수단은, 그 다음날 생각해도 무방하다 2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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