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하늘이다 푸른도서관 23
이윤희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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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특히나 역사적 사실로 명백하게 드러난 불행의 끝마무리는 한동안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 나니 가슴이 답답하다. 한숨만 나올 뿐이다.

전봉준 장군, 우리가 흔히 녹두 장군이라 알고 있는 그가 이끈 동학 농민 운동과 관련하여 이토록 많은 농민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그나마 우리의 과거의 역사가 더 나빠지지 않았던 건 아닐지 모르겠다. 나라가 어려운 처지에 처했을 때 정작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리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누구였을까? 나라의 녹을 먹고 나랏님께 사랑을 받는 지배계층보다는 서민인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백성들이 자기 목숨을 선뜻 내놓는 역사를 보며 눈가가 젖어진다.

 

멀쩡한 양반으로 살다 몰락한 은강이네의 삶은 우리의 조선 말 역사의 한 모습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돈으로 사는 양반이나 하루 세끼 배불리 먹는 게 소원인 서민들의 일상이 얼마나 부조리하였는지 알 수 있다.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이 계기가 되어 동학 농민운동에 끼게 된 어린 열두 살 소년이 할 수 있었던 건 고작 선봉장의 우두머리 깃발을 나대끼는 기수역할이었지만 그에 대한 농민들의 열망이란 도사가 키운 신동 소년으로 민심을 휘어잡기에 이른다. 순박한 농민들의 마음이 전봉준 장군의 지휘 아래 한데 모여져 한동안 승승장구하지만 곧 청나라에 도움을 청한 조정 때문에 일본까지 가세하는 상황으로 변한다.


자기 나라의 백성을 치기 위해 청나라의 도움을 받는 나라나 자기 사리사욕만 차리는 양반네들을 보며 한심한 마음을 지나 분이 솟아오른다.  그에 맞서는 모든 계층의 백성들이 아무리 마음은 하나가 되었다지만 훈련을 제대로 받고 제대로 갖춘 군인들을 상대로 무슨 싸움이 되었겠을까?  수많은 농민들의 목숨이 피로 강산을 물들이고 갑수와 솔부엉이, 끝돌이 아버지. 막동이까지 끝내 사라져 버린다. 그저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한번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기에 그 많은 이들이 목숨을 버렸다. 동학 농민 운동은 청일 전쟁의 계기가 되었을 정도로 당시 거대한 농민 저항 운동이었다. 우리네 역사의 슬픈 한 단면을 보며 다시금 이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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