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아이들 책읽는 가족 59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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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농촌에서 산 적이 한번도 없기에 막연하게 농촌이 주는 풍요로운 삶을 동경해왔다. 어찌 보면 이러한 나의 유전을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주는 것에 대해 미안한 생각도 많이 가져왔기에 더하지 않았나 싶다. 책 표지의 그림이나 제목이 전하는 건 도시에서 살던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 농촌의 자연 속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운 일상들을 이야기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한 내용도 잠깐 나오지만 다 읽고 나서 느끼는 감정들은 답답한 마음이 들뿐이다.

사라져만 가는 농촌의 젊은이들을 보며 20년을 함께 시골 인심과 동고동락했던 정체부 아저씨의 친구의 부고를 전해야만 하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까? 시골에 놀러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깨어져 버린 우리병 조각에 다치는 몸만큼이나 그들의 심정을 상하게 한 적이 없는지 나를 돌아보게 된다. 땅을 생명만큼이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농사꾼들에게 일년 내내 고생한 보람이 별 수고에 대한 보람도 없이 결국엔 빚만 남게 되고 또 다시 같은 쳇바퀴로 살아야 하는 부모님의 현실에 천진난만해야 하는 아이들이 느껴야 할 마음의 무게가 얼마나 클지 안됐다는 생각만 들뿐이다.

봄여름 가을 겨울로 나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지금 우리의 농촌이 처해 있는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돼지를 치는 삼촌이 장가를 못가기에 답답해하는 가족들의 심정이 잘 이해가 된다. 종수의 말마따나 분명 종수 삼촌을 이해하고 돼지 똥 내음을 구수하게 생각할 아가씨가 정말 나타났으면 좋겠다. 농활의 활발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통해 진정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상희의 마음에 아버지가 느꼈을 기쁨의 눈물을 함께 나누고도 싶어진다.
상희에게 속삭이는 분꽃들의 시를 통해 상희에게도 언젠지 잊고 있었던 꿈들이 다시 찾아와서 활짝 피어날 것 이다. 농약 때문에 쓰려지는 아버지를 보는 경수의 모습이나 땅을 팔고 농촌을 떠났지만 마음은 아직도 농사를 짓는 그 때를 그리워하는 대웅 아버지의 뒷모습에 귀뚜라미의 울음이 점차 또랑또랑 하게 들리는 것만 같다.

농촌이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농민들이 수고한 노력의 대가만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쌀값이 올랐다, 비싸다 하지만 방부제 투성인 수입 밀가루로 만드는 빵은 그냥 비싸면 비싼 데로 사게 되는 데 오르지 않는 쌀값도 비싸다고 투정되지 말아야겠다.  암담한 현실뿐인 우리 농촌에서도 희망이라는 싹을 발견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정말 기대하고 싶어진다. 다 떠나고 얼마 남지 않은 농촌을 지키는 몇 몇 집에서나마 그대로 농촌을 지켜주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뿐일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가득 찬 농촌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울리는 그때를 기대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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