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여행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7
피터 시스 글.그림, 최현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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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지치는 여름, 아주 시원하고 재미있게 아이들과 잘 읽은 책이다.


나도 아이들도 가장 좋아했던 것은 모든 것이 아이스크림으로 표현되어 있는 재미였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아이스크림으로 그려져 있다. 주인공 소년, 조의 방안 잡동사니들. 예를 들어 장난감 자동차, 코끼리 인형, 헬리콥터, 액자, 스탠드까지 아이스크림 모양이든지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던지 하다. 바다에 놀러가서도 아이스크림 모양 모래성을 쌓고, 파라솔도 아이스크림 모양, 바다에 떠있는 배도, 고래도, 파도도 모두모두 아이스크림이다. 이것도, 저것도, 또 저것도 아이스크림이네 하며 즐겁게 찾는 아이들이었다.


조는 단어들도 아이스크림 이름으로 공부하고, 그림을 그릴 때도, 무언가를 쓸 때도 아이스크림 관련된 것만 한다. 수학문제도 10스쿱에서 3스쿱이 떨어지면 몇이지 하며 아이스크림으로 푼다. 세계 역사 공부도 아이스크림으로! 덕분에 나도 아이스크림이 어디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서 만들어져 마르코폴로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고, 아이스크림을 담아 팔던 종이컵이 다 떨어져 와플 빵위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주어 현재와 같은 끝이 뽀족한 콘이 탄생한 이야기까지 흥미롭다. 막대 아이스크림을 만든 사람도 나오고 나만의 아이스크림을 발명하겠다는 꿈도 꾸는 조.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어린이의 마음이 그대로 책에 담겨 있어 너무 귀여웠다. ^^우리 아이들도 참 즐겁게 읽은 책. 아이스크림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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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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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좋은 점은 세계사 공부까지 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이번에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영국은 문학을 포함한 다른 예술분야와는 달리 회화에 있어서 만큼은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유럽 나라들보다 발전이 늦었다는 점과 "플랑드르"라는 지역에 관한 것이었다. 왕의 확가, 화가의 왕이었던 루벤스가 플랑드르 지역의 화가였다는 것, 만화 <플란더스의 개>의 주인공 네로가 죽기전 꼭 보고 싶어했던 그림이 바로 루벤스의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플랑드르, 플란더스. 뭔가 관계가 있었던 것이다.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이런 세세하고 미미한 것들의 발견에서 기쁨을 느낀다.


나카노 교코의 이번 책에서는 유명 화가들의 전성기 작품도 살펴보지만, 만년의 작품 또는 정말 생애 마지막 작품들도 함께 비교하여 보는 재미가 있다. 초창기 작품과 전성기, 말기의 작품을 비교해보면 생애 내내 변화가 없는 작가도 있고,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작가도 있고, 그림 실력이 갑자기 형편없어지는 경우도 있고, 참 흥미로웠다. 유명한 <비너스의 탄생>의 화가 보티첼리는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육체를 표현해내 지금까지도 감동을 주지만, 만년에는 사보나롤라의 설교에 심취해 종교적으로 금욕주의에 빠진다. 그리하여 아주 뻣뻣하고 매력없는 여체를 그려놓아 놀라게 한다. 어떻게 하면 관능적으로 그릴 수 있는지를 알았던 화가였기에 어떻게 하면 관능을 빼버릴 수 있는지도 알았던 거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이와같이 화가의 생각이나 사상이 화폭에 그대로 담긴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그림이 문학 못지않게 아주 매력적인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에 담긴 화가의 생각들을 읽어내고자 노력하는 것은 바로 그가 살던 시대를 알아야 하고고, 지역을 알아야 하고, 사회상을 알아야 하고, 화가의 위치까지 알아야 하는 아주 다각적인 작업이다. 큰 공부가 되는 것 같다. 그림 자체의 매력도 있게지만 이런 점 때문에도 앞으로 그림과 화가에 대한 책들에 계속 빠져지내게 될 듯 한 부분이다.


책에 소개된 여러 화가들 중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진 사람은 고야였다. 출세를 위해 무엇이든 가리지 않던 그였지만 베토벤처럼 운명적으로 귀가 멀게 된 이후로는 눈으로 보는 것에 더욱 날카로워졌다는 고야. 죽을 때까지도 그림을 그림으로써만 존재했던 천상 화가. 세속적 욕망을 추구하면서도 인간의 깊은 곳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의 고야가 그 어떤 고아한 화가보다도 멋있었다. 책속의 표현 그대로 "고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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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품격 -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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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부터 정약용까지 조선의 명문장가 7명의 산문을 골라 엮은 책이다. 격식에 치우치지 않는 소품문들이나 척독 (서간문)등 일상생활을 기록한 것들이어서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 선비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 엿보는 느낌으로 친근해서 좋았고, 힘든 인생살이에 서글픔을 느끼기도 했다.


홍길동전을 썼고, 역모죄로 죽은 허균의 글에서는 역시 혁명가다운 거침없는 발언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글이 만약 검열을 당했다면 바로 끌려가 국문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마저 되는 글들도 많았다. 세상을 앞서간 뛰어난 사상가임을 그의 편지글, 산문 등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분향하고 머리 조아리며

신에게 하늘에 맹세하노라.

"이 한 몸 다 마치도록

 나 자신과 더불어 살겠노라."

                         -- 64쪽


내가 밑줄 그은 이 문장은 이용휴라는 분이 쓴 글이다. 성인들의 말씀도, 경전의 가르침도 필요없이 오직 나 자신에게 진실하게 살겠다는 다짐. 당시 선비들의 학문인 주자학과는 다른 철학을 담고 있는 글이라고 한다.


학생때 배웠던 박지원의 열하일기 중 크고 거친 물살을 건너던 때의 일화를 전문으로 만나는 반가움도 있었다. 낮에는 거친 물살을 보며 건너기가 두려워 하늘로 고개를 쳐들고 건너는 사람들, 하지만 밤에는 깜깜해 눈이 보이지 않기에 귀로 감각이 집중되어 강물이 더 크게 우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이는 모두 우리의 감각이 부리는 요사스러운 행태이다.


나는 이제야 도를 알았다! 마음을 고요히 가진 사람은 귀와 눈이 마음에 누를 끼치지 않는 반면에 귀와 눈을 굳게 믿는 사람은 보고 듣기를 한층 자세하게 하므로 그 때문에 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 114쪽


이렇게 도를 깨달은 박지원은 하룻밤에 그 위태로운 강물을 아홉번이나 편안하게 건넜다고 한다. 마음을 고요히 가지는 것이 중요함은 나도 매일매일 깨닫는 바이다. 똑같은  일을 만나도 마음 상태가 어떻냐에 따라 부드럽게 넘어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불필요한 화를 내어 일을 크게 만들게 되니 항상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에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낯익어 더 정겹게 다가왔다. 소개된 몇개의 산문을 읽어보니 이덕무가 어째서 그렇게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는지 크게 고개가 끄덕여지며 수긍이 되었다. 두고 두고 다시 읽어보고 싶은 글이 가장 많았던 것은 역시 이덕무, 그리고 박제가 부분이었다. 가난한 삶도, 여행도, 친분을 쌓는 편지들도, 새로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고리타분하지 않는 시선과 문장, 그리고 박학함 덕분에 그야말로 품격있는 문장들로 탄생하여 감탄을 자아낸다. 본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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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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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넣어 읽게 된 데에는 줄리언 반스라는 이름이 가장 큰 몫을 했다. 그러나 그와 더불어 요즘 나에게 바짝 다가온 죽음이라는 위협이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직계 선배의 백혈병 투병 소식, 그리고 친한 친구가 알콜 의존으로 간, 신장에 손상을 입어 입원한 일, 멀게는 작년에 림프종으로 먼저 세상을 뜬 동기까지... 이제 삼십대 후반인데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우울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작가의 생각에 기대어 보기로 했다.


막상 책을 펼치고 보니 내가 기대한 내용은 아니었다. 삶에 가까이 존재하는 죽음에 어떻게 대처하며 힘을 얻어나갈지 위로나 동기부여를 하는 그런 책이 아니었던 것이다. 원제목을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신이 그립다"가 되겠다. 무신론자, 이름도 처음 들어봐 검색해 봐야 했던 "불가지론자"로서 신에 대한, 그리고 죽음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빼곡히 400 페이지에 걸쳐 적혀있다. 때론 내용이 어렵고, 때론 철학적이어서 읽기가 결코 쉽지 않았던 책.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그래도 나의 생각의 크기가 다만 몇 cm라도 확장한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다.


죽음 너머의 삶이 과연 있을 것인가? 작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그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프랑스의 쥘 르나르라는 작가를 많이 인용하고, 그외 다른 작가들의 죽음에 대해서도 살펴보며 생각한다. 또한 그의 부모님들의 죽음을 통해 느꼈던 것들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죽음의 순간에 임박했을 때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미리 연습을 해둔다고 해서 그러지 않을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가 우주의 특별한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생물이 아니라, 그저 진화과정의 일부에 생성된 먼지같은 존재라는 것, 그리고 결국 죽어서 먼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런 글을 읽으며 허무함을 느꼈고, 더불어 겸손해짐도 느꼈다.


문학에서 미술, 음악, 과학, 진화생물학, 심리학, 철학 등등 많은 분야를 아우르며 죽음과, 신과, 인간에 대해 탐구한 이 책을 통해 여러가지를 고려하게 되었다. 그동안 미처 생각 못하고 살아왔던 여러가지 것들. 그래서 머리가 무거워졌지만, 생각없이 산 이전의 내가 참 태평스러웠구나 반성하며, 이제 조금이라도 눈을 떴으니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더 의미있는 하루를 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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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떠들썩한 여름으로 떠나요 미리 읽고 개념 잡는 초등 통합 교과
이희주 지음, 이나영 그림 / 조선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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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간 아들 아이와 함께 이 책의 전편인 봄에 관한 내용도 재밌게 잘 읽은 기억이 있던 터라 이 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요즘엔 초등학교에 통합교과라는 과목이 있어 처음엔 단어가 좀 생소했는데 내용을 읽어보면 여름에 대하여 과학, 날씨, 미술, 생물, 지리 등등 여러 각도에서 접근하는, 그야말로 통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책에서는 먼저 여름 날씨에 대해 알아본다. 해가 쨍쨍 나다가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그러다 뚝 그치고, 어떤 날은 천둥 번개도 치고, 무지개도 볼 수 있고, 정말 여름 날씨는 변덕쟁이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원리, 어째서 번개가 먼저 보이고 그 다음에 천둥 소리를 듣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나와 있어 우리 아이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몰입했다. 아마도 평소 궁금하던 부분에 대한 해답을 만났기에 그러한 것 같다.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시원한 옷을 입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우비와 장화 등 장마철 준비도 하고, 냉방병, 열사병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여름에 발생하기 쉬운 식중독 예방법도 공부하고 곰팡이와 세균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덥다고 찬 음식 많이 먹다가 배탈이 날 수도 있고, 아무리 더워도 밤에 잠을 잘 때 얇은 이불을 덮어 체온 유지에 신경써야 하는 점 등에 대해서도 세세히 나와 있다.


여름에 볼 수 있는 풀과 나무, 채소, 과일, 곤충 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오는데, 나는 특히 곤충 부분이 좋았다. 평소에 몰랐던 곤충 이름들도 알게 되고, 어디서 사는지 습성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그림까지 덧붙여 설명해주니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엔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특히 사마귀, 메뚜기, 무당벌레 등등 곤충에 관심있어 하는 아이에게도 평소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프랑스, 일본, 조선시대 등의 화가가 그린 여름 풍경들도 만나볼 수 있어 정말 여름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함을 알 수 있다. 색종이로 무당벌레 만드는 방법도 소개되고, 나뭇가지와 잎으로 잠자리 만들기 방법도 나오니 아이들 흥미유발까지 갖춰 억지로 책을 읽으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는 참 좋은 책이다. 우리 공부하던 때와는 달라진 교과서에 대한 체험도 해보고, 알찬 내용으로 이것 저것 공부하다 보면 더 알고 싶은 곤충에 대해서도, 여름을 표현한 그림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파고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아주아주 고마운 책이다. 가을 편도 아마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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