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예술 속 수학 지식 100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수학 지식 100 시리즈
존 D. 배로 지음, 강석기 옮김 / 동아엠앤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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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학창 시절부터 수학이나 과학과 친하지 못했다. 이과생임에도 불구하고 두 과목은 언어에 비해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었다. 그저 공부를 위한 공부를 했을 뿐이다. 그 마음 그대로 그럭저럭 살아오고 있었는데, 아들이 하나 태어나더니 수학을 너무나 좋아하는 것이다. 이 아이의 머릿속은 온통 숫자 생각 뿐이다. 엄마로서 따라서 같이 생각해보고, 질문에 대답해보고 하다보니 나도 요즘은 수학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던 중 만난 이 책, 너무나 재미있다. 그리고 덕분에 아이와 할 이야기도 많아졌다.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닌, 진짜 공부, 상식을 넓혀주는 공부를 했다.


세상은 정말 수학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모든 것이 수학으로 설명된다. 책의 저자가 명쾌하게 설명해 놓은 대로 따라 읽어가다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겨 눈이 밝아진 것 같다. 경매에서 써내기에 유리한 숫자를 계산으로 명쾌하게 보여주고, 비행기의 창문에 약간의 곡선이 가미되어 폭발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 등이 너무 흥미로웠다. 오래간만에 접하는 수렴, 벤다이어그램, 루트 등의 단어가 희한하게도 학창시절의 추억에 빠지게도 만들어준다. 예전에 공부할 때 그렇게 지긋지긋하던 수학 공식들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니 수학이 다시 보였다. 더불어 과학까지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려운 수학 공식도 알기 쉽고 명확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가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을 넓혀주었고, 아이와의 대화 거리도 만들어 주어 정말 즐거운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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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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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가 몸담아 살고 있는 세계의 큰 틀에 대하여 별로 생각해 본 적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사는 소시민에 불과하다. 그리하여 이 책을 읽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 소소하게 그날 그날의 행복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싶으나 어떠한 큰 암흑의 손이 우리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끌고 가고 있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며 살아야 하는 한가지 이유가 생겼다. 조국을 비판하면서 사랑하겠다는 작가의 말과도 같이.


 인터넷에 달린 댓글 하나하나에도 어떠한 목적이 있고, 대중의 심리를 꿰뚫는 전략전술로 상품을 마케팅하는 것 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어떤 커다란 암흑의 힘이 사람들을 고용하여 자신들의 이익과 반대되는 입장을 표하는 인터넷 단체들을 교묘하게 파괴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심어 세뇌시킨다면 이 사회는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 책을 읽으며 경악했고 책을 덮고도 한동안, 아직까지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제는 댓글 하나를 보아도,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 하나, 뉴스 하나를 보아도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될 것 같다. 그만큼 사리분별력이 늘어난 것이라고 자위하기엔 현실이 너무 씁쓸하다.


 댓글부대로 고용된 청년 세사람은 어찌하여 그 좋은 머리를 갖고도 그들의 하수인으로 이용되고 그 쓰임을 다하면 버림을 받게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일까? 안타깝다. 오로지 돈이 이유일 것이다. 찻탓캇이 쇼핑몰 화장실에서 마주친 인형탈을 쓴 청년의 땀에 절은 모습을 보며 난 저렇게 살지는 못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 땀의 가치를 몰랐기에 그렇게 허무하게 이용만 당하다가 죽임을 당한 것이라는 생각에 돈이란 뭔가 한탄하게 된다.

 

 작가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에 감동하며 이 사람은 분명 머리가 엄청 좋은 사람일 것이다라고 감탄하며 읽었다. 진보를 표방하며 떠드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중지란을 일으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아이디어, 그러한 나쁜 짓을 한 것을 회개하는 듯 꾸며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결국엔 그 기자와 신문사까지 파탄에 몰아넣는 반전까지 소설자체로서도 너무나 속도감있게 재미있게 읽었다. 거기서 하나하나 알게 된 사실들에는 너무나 경악했으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그것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뚜렷이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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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죽이기 - 엘러리 퀸 앤솔러지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외 지음, 엘러리 퀸 엮음, 정연주 옮김, 김용언 해제 / 책읽는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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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왔던 책이다. 러디어드 키플링, 윌리엄 포크너, 버트런트 러셀 등 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더욱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러리 퀸 앤솔러지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데, 찾아보니 앤솔러지라는 말은 선집이라는 뜻이다. 노벨상, 퓰리처상 수상 작가들의 단편 미스터리 소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여름을 겨냥해 미스터리 소설, 추리 소설, 범죄 소설이라는 꼬리가 붙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인간의 깊은 본성을 탐구하는 작가들의 일반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해도 좋을만큼 추리 자체에 의미를 두지는 않고 읽었다. 복잡한 복선이나 반전에 익숙한 우리 독자들에게 사실 이 책의 범인들은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기에 그런 쪽에서 재미를 찾으려 한다면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범인을 포함한 우리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 역시 이래서 유명한 작가들이구나 생각하며 읽었다.


에드거 앨런 포 같은 고전적인 추리 소설을 좋아하기에 이 책 역시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옛날 얘기를 듣는 기분으로 마음 편하게 술술 잘 읽었다. 자신이 아끼던 새를 목을 부러뜨려 죽인 남편에게 복수한 아내의 이야기인 <여성 배심원단>. 남자들의 여성에 대한 무시가 곳곳에 드러나 있고, 여자들이 발견한 증거를 무시하는 무지함도 보여준다. 같은 여성으로서 범인의 마음을 짐작하고 덮어주기로 마음먹는 두 여인의 마음이 읽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윌리엄 포크너의 <설탕 한 스푼>같은 경우, 나는 읽자마자 범인이 장인으로 변장한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묘미는 범인을 찾아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범인의 심리를 파악해내는 보안관과 변호사의 대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단편외에 모든 글이 그렇다. 범인의 심리에 대한 이해, 거기서 확장돼 인간에 대한 이해가 이 책이 추구하는 바일 것이다. 내가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고, 겪어보지 못해 이해할 가능성이 없는 많은 인간 유형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글을 읽은 이후의 내가 이해하는 인간은 그 이전과는 또 다를 것이다. 미미한 만큼의 발전이라도 있지 않겠는가. 유명 작가들의 글을 만나보는 기쁨도 함께 누리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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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사람의 일기
조지 그로스미스 지음, 위돈 그로스미스 그림, 이창호 옮김 / B612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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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단 제목이 끌렸다. 왜냐하면 언젠가 나의 일기도 혹시나 (?) 책으로 출간되지는 않을까하는 되지도 않는 헛된 기대감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의 일기는 어째서 출판이 되지 않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평소 갖고 있었다. 그러니 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반갑고 궁금했다. 내가 평소에 꿈꿔온 것이 실현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책은 소설이다. 작가가 어느 평범한 사람을 만들어 일기까지 쓴 것이다. 그러므로 소설적 요소가 있다. 자기 검열이 크게 이루어지지 않은 채 독자에게 보여주고,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맥락을 갖춰 진행되기에 따라 읽기가 쉽다.


19세기 영국의 신사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가만히 그의 일기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난다. 전형적인 신사의 허우대만 하고 있지 하는 짓은 너무나 바보같기 때문이다. 본인은 진지하게 써놓았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거의 얼간이 수준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어설프고, 집안일에도 어설프고, 바보같이 당하는 일도 많고, 참 코미디다. 그래서 유쾌하게 읽었다. 주인공이 진지하게 써내려간 일기가 우스워 쉽게 읽히지만, 당시의 인간상을 참 제대로 풍자해놓은 것 같다. 그런면에서는 날카롭다고 할 수 있겠다. 그때의 인간상이나 지금의 그것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웃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고, 또한 조지 오웰이 극찬한 이유일 것이다. 


새로운 형식의 소설, 거기다 잘난 체나 지적 허영심이 없는 문체를 정말 즐겁고 유쾌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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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미술관 - 그리고 받아들이는 힘에 관하여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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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보아왔던 명화 관련 책과는 첫느낌부터가 다르다. 그리고 그 깊이가 다르다. 그동안의 명화 보기가 그에 관련한 설명이나 화가의 신상 등에 관한 것 위주였다면 이번 책은 그림에서 무얼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고 얻을 것인지 작가의 깊이있는 사고가 돋보인다. 그동안의 여유자작한 태도에 머리를 한번 뎅하고 맞는 듯한 충격이었다. 그림 하나를 보더라도 대충 지나치지 않고 파고 들어 진리를 캐내는 듯한 저자의 태도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 본받고 싶었다.


역시나 강상중이라는 이름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지난번 읽은 <마음의 힘>이라는 책부터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작가인데, 일본에서 미술 관련 방송을 수년간 지속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엔 전혀 다른 분야의 책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렇게 통렬하면서도 처절할 정도로 깊이있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어투는 전혀 거만하지 않다. 조곤조곤 겸손한 말투로 어마어마한 진리를 이야기해주기에 그 어떤 책보다도 천천히, 한문장 한문장 곱씹어 가며 읽었다.


'미의 진실'과 '인생의 심연'에 대해 알아보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라는 이 책은 그러한 이유로 여타의 다른, 지금껏 읽어왔던 명화 관련 책과는 다르다. 그림이라는 것을 빼고 읽어도 충분한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초상화를 보면서 "나는 여기에 있어,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저 그림은 그림대로 하나의 대상으로서만 관찰했을 뿐이지 거기에 감정을 넣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작가의 그 말을 듣고 초상화의 눈빛들을 바라보니 정말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으로써 살아갈 방향을 잡고, 힘을 얻었다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 인생의 어떠한 지점에서 명화는 삶의 지표를 결정해주는 방향타같은 역할도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하여 앞으로 그림을 대할 때 더욱 남다른 마음으로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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