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범한 사람의 일기
조지 그로스미스 지음, 위돈 그로스미스 그림, 이창호 옮김 / B612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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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단 제목이 끌렸다. 왜냐하면 언젠가 나의 일기도 혹시나 (?) 책으로 출간되지는 않을까하는 되지도 않는 헛된 기대감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의 일기는 어째서 출판이 되지 않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평소 갖고 있었다. 그러니 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반갑고 궁금했다. 내가 평소에 꿈꿔온 것이 실현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책은 소설이다. 작가가 어느 평범한 사람을 만들어 일기까지 쓴 것이다. 그러므로 소설적 요소가 있다. 자기 검열이 크게 이루어지지 않은 채 독자에게 보여주고,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맥락을 갖춰 진행되기에 따라 읽기가 쉽다.


19세기 영국의 신사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가만히 그의 일기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난다. 전형적인 신사의 허우대만 하고 있지 하는 짓은 너무나 바보같기 때문이다. 본인은 진지하게 써놓았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거의 얼간이 수준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어설프고, 집안일에도 어설프고, 바보같이 당하는 일도 많고, 참 코미디다. 그래서 유쾌하게 읽었다. 주인공이 진지하게 써내려간 일기가 우스워 쉽게 읽히지만, 당시의 인간상을 참 제대로 풍자해놓은 것 같다. 그런면에서는 날카롭다고 할 수 있겠다. 그때의 인간상이나 지금의 그것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웃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고, 또한 조지 오웰이 극찬한 이유일 것이다. 


새로운 형식의 소설, 거기다 잘난 체나 지적 허영심이 없는 문체를 정말 즐겁고 유쾌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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