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스케치 노트 어린이 스케치 노트 시리즈
김충원 창의력 발전소 지음 / 진선아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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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난 우리 아들은 혼자서 숙제나 책을 읽으라고 하면 굉장히 지루해하고 몸을 비비꼬면서 하기 싫어한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라면 책도 재밌게 읽고, 그림도 즐겁게 그리고, 숙제도 집중해서 열심히 한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 좋겠지만 엄마는 또 엄마로서 집안일도 해야하고 동생도 돌보고 해야하니 괜히 빨리 하라고 아이를 다그치게 되는 등 아쉬운 점이 많다. 


이번 책은 되도록 아이와 꼭 함께 해보려고 노력했다. 함께하면 좋은 점은 열심히 해서 성취감이 드는 것은 이차적인 부분이고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가 있다는 점이다. 꼭 대화를 해야겠다 하고 마음먹고 얘기를 하다보면 유치원에서 뭐했어? 뭐 먹었어? 친구 누구누구랑 뭐하고 놀았어? 와 같은 틀에 박힌 질문에 금방 화제가 떨어지곤 하는데,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을 하거나 할 때는 대화주제가 무궁무진하게 쏟아져 나온다. 이럴땐 주로 아이가 대화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고 엄마는 거기에 대답해 주고, 동감해주고 하는 형식이 된다. 바람직하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엄마가 이끌고 싶은 방향으로 끌고 나간다고 해도 아이는 반항없이 따라와준다.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기에 이보다 적당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만 허락해준다면.


저번 창의력 스케치 노트에 이어, 이번엔 상상력 스케치 노트이다. 이 책을 함께 하며 우리 아이의 상상력이 쑥쑥 자라주길 기대하는 마음보다는 함께 아이와 재미있는 아이디어의 그림을 그리면서 논다는 것에서 더 의의를 두었다. 우리 아이는 말없이 그리기보다는 쉴새없이 주절거리며 하는 편인데, 잘 들어보면 상당히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생각의 나무에서 나뭇가지를 펼쳐 그리는 부분에서는 조금씩 그려나가면 "얘랑 얘랑 연결되는 건데 얘랑 얘랑도 연결되고 다 연결되는 거야, 생각이. 막 다 연결이 돼있다" 이러면서 즐겁게 쓱쓱 그려나가는데 평소에 하얀 종이에 나무를 그려봐 할때의 당혹스러워하며 괴로워하는 모습과는 참으로 상반된다. 여기에 책의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약간씩의 힌트를 주며 인도해주는 것. 어떤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힌트를 줌으로써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는 것. 좋은 선생님의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책을 아이와 같이 하면서 느낀건데 창의력이든 상상력이든 자세히 유심히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뭔가를 세세하고 꼼꼼히 보고 그리는 연습에서 시작하여 나의 생각을 키워가는 것인데, 상상력이라는 거창해보이는 것도 일단은 관찰력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어떤 것이든 새로 창조할 수는 없는 법이고, 이미 있는 것에서 생각을 키워나가 뭔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방법론적 훈련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준 책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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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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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김용택 시인을 좋아한다. 김용택 시인의 서재를 좋아하고, 그의 고향 섬진강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모를 그리움처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 김용택 시인이 추려준 시들을 읽고 써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평소 마음을 울리는 문구를 만나거나 하면 손으로 수첩에 적어놓곤 한다. 그것은 이미 나의 생활인데, 그런 문구를 만나는 일들은 주로 책을 읽다가, 이웃 블로거님들의 서평을 읽다가, 인터넷 서핑을 하며 기사들을 검색하다가 등이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좋은 문장들도 참 반갑지만, 한 권의 책속에 빼곡히 좋은 언어들로 가득찬 것을 대하는 기분은 또 다르다.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바라보면 바보처럼 웃음이 나오고 할만큼 마냥 좋았다.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자부하면서도 유독 시와는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내가 하는 책읽기라는 것이 문학을 좋아하여 문학에 심취한 사람의 책읽기가 아닌 세상을 알아가는 통로로서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이럴때 실감한다. 그러므로 김용택 시인을 좋아한다고는 하나 그의 시를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다. 그러니 막상 시집을 골라 읽자고 해도 어떤 시인의 어떤 시집을 읽어야 할 지 조차 모르는 까막눈 상태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아하는 시인이 그 분의 그림같은 서재에서 읽고 필사도 해보았을 것이 분명한 직접 골라준 시들을 읽고 쓰고 하고 있으니 편안하게 힐링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소설들을 적을 때와는 또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팔이 덜 아프다는 것. 그러면서도 압축된 언어 예술임을 한껏 증명하는 문장들을 내 손으로 하나하나 적고 있을 땐 소설을 필사할 때와는 다르게 한글자 한글자에 신경을 더 쓰게 되었다. 그래서 뒤로 갈수록 글씨들이 날라가는 현상이 없이 처음 그대로 글자체를 유지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또한 속지들 한장한장이 예쁘게 꾸며져 있어 더욱 쓸 맛이 났다. 문학 소녀가 된 기분을 만끽하며 이 책만큼은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몰래몰래 써나갔다. 세로쓰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 부분들도 종종 나타났는데 처음 해보는 세로쓰기에서 새롭고도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세로로 쓰게 되면 한 글자 한 글자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시어들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컬러링 북만큼이나 필사를 힐링의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문장을 만나고 그것을 직접 손으로 써보는 과정들은 다른 어떤 놀이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질 않을 정도로 즐거운 일이 되었다. 작가가 되겠다는, 기자가 되겠다는 거창하면서도 실용적인 목적없이도 그 자체로 좋다. 다음엔 또 어떻게 업그레이드된 어떤 내용을 가진 필사책이 나오련지 기대감을 갖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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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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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조차도 내 멋대로 못하고 수업을 받아야 하나.. 이런 아니꼬운 생각이 들었던 건 잠시였다. 내가 선택한 책이었음에도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을 조금했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기는 좀 어렵다. 20~3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아홉가지를 책으로 엮은 것인데 난 청년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감이 있고 그렇다고 기성세대는 더더욱 아니고 하다보니 책의 초기에 갈피를 잘 못잡았던 것 같다.


그러나 배움에 있어 역시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명확한 진리를 책을 점차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고 학생이 되어 명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책을 즐겼다. 뒤로 갈수록 점점 흥미가 생기면서 내용들에 쏙 몰입하게 되었는데 나에게는 뒤의 강연자들의 내용들이 더 맞았나보다. 그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은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의 이야기였다. 꼰대들처럼 뭔가 가르치려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듣는 사람을 막 끌고 가려는 경향이 전혀 없이 진솔하게 자신의 잘난 부분들을 잘난척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들려줘서 참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로봇이라는 것에 아예 관심이 없는 내가 갑자기 로봇에 관심을 갖게 되는 획기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고, 로봇공학같은 차가운 학문을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세상을 뒤흔들 수 있는 존재인 과학자들의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했다.


평소 관심을 두지 못하고 살아왔던 정치, 경제에 대해서도 수업을 받았는데 나의 한표가 얼마나 귀중한지도 모르고 투표날 놀러갈 궁리만 했는지 참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또 데니스 홍 부분만큼이나 좋았던 부분은 천문학자가 들려준 별과 나의 관계였다. 우주의 탄생에서 시작된 별먼지로서의 나, 하지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별먼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우물안 개구리 같았던 나의 생각들에 확장을 가져다 주었다. 책장을 덮고 나서는 평소 몰랐고, 굳이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부분들을 골고루 맛보기 할 수 있었단 흐뭇함으로 가슴이 꽉 차올랐다. 그리고 공부할 것은 무궁무진하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더 바빠졌다.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새로운 분야들의 책을 몇 권 담아두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한병철의 <피로사회>와 같은...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을 책들이겠지만 이젠 알고 싶고, 알아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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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필사 - 나를 다시 꿈꾸게 하는 명시 따라 쓰기 손으로 생각하기 1
고두현 지음 / 토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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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여러번 시도해보고 인터넷 서핑하다가도 멋있는 글을 만나면 적어두곤 하는 평소의 습관이 있어 글자를 적는다는 것을 상당히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소설 한 권을 다 필사한다는 것에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곤 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렇다. 물론 손목과 팔에 가해지는 통증도 그렇지만.그런 면에서 이번 책은 특별히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작가가 좋은 글귀들을 엄선해서 추려놓은 짧은들을 따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태백산맥 10권, 아리랑 12권 필사하는 분들도 물론 있지만 필사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적합하다. 물론 내가 책을 많이 읽고 그 중에서 필사할 부분들을 골라내어 해나간다면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전문가의 선택에 기대어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덕분에 이번 책에서 여러 좋은 문장들을 만날 수 있었고, 어떤 부분은 내가 이미 읽었던 것들도 있어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느꼈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무언가를 글씨로 쓰고 있을 때는 온 정신이 팔과 문장에만 집중되는 기분을 느낀다. 참 좋은 느낌이다. 마치 문학도를 꿈꾸는 듯한, 문학소녀가 된 기분이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시를 옮겨적고 좋은 문장들을 필사하는 모습을 다른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우습다고 할 것 같다. 그래도 좋은 걸. 꼭 작가가 되기 위한 수업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다. 이와 같은 책들이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쏟아져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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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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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예로부터 신이 꼭 필요한 존재이다. 어떤 형태로 존재하던지에 관계없이.

이 책에서 신은 초라한 중년 남성이다. 그리고 화자인 나에게서 정신병자 또는 인격장애자 취급을 받는다.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거룩하고 장엄한 존재로서가 아니라 평범하다못해 불쌍해보이기까지 하는 안쓰러운 존재로 등장한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중에도, 그리고 책을 덮고 난 뒤에도 가슴 한 켠이 따뜻해져오는 기분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중 화자인 나는 심리치료사이다. 그러나 이혼한 뒤 경제상태도 파탄지경이고, 직업적으로도 큰 성취를 이루지 못한 채 빌빌거리고 있는 별볼일 없는 인생이다. 그렇다면 신의 사정은 어떠한가? 그 역시 서커스 광대로, 의사로, 비행기 조종사로, 그 외 여러가지 직업으로 인간들을 위해 허덕이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좌절감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중년의 남성들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맘에 들었다. 신이라고 해서 뭔가 거창하고 넓게 접근한다면 나같은 무종교인들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약간씩 부족해보이고 우리와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인공임으로 인해 마치 나의 이야기인듯 빠져들 수 있었다.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 형제지간이라도 느낄 수 밖에 없는 경쟁심과 자괴감,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마음으로는 믿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자존심 상하게 전처에게 얹혀살 수 밖에 없는 무능력함 등등.

신은 또 어떠한가? 마리아와의 혼외관계로 얻은 자식이 내 맘 같지 않게 속을 썩이고, 책임감으로부터 달아나고 싶고, 자신이 창조한 인간들이 자신에게서 점차 멀어져가며 더이상 신을 믿지 않은 채 질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은 인간의 불행에 눈을 감지 못하고 작게나마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나"에게 나타난 이유도 표면적으로는 심리치료를 받기 위한 것이었지만 결국엔 나를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나중에 화자 스스로 말하듯이, 아벨이 정말로 신인가 아닌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닌 것이다. 그가 자신의 삶에 잠깐이나마 있어주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그로인해 자신이 변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책의 결말에 나오듯 나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을 도우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묘한 행복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아주 미묘한 변화이다. 그럼에도 그의 삶은 신을 만나기 이전과는 획기적으로 변할 것임을 굳이 구구절절 설명해 놓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다.


신은 야콥에게 그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세상이 돌아갔었을지를 보여준다.

그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의 아버지는 더 오래 살았을 것이고, 동생은 범죄자가 되지 않은 채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간다. 그러한 모습들에 충격을 받지만 역시 현재 나의 삶이 초라하고 구질해도 다시 원래 세상에 내가 존재함에 안도한다. 내가 없는 세상에서 전처가 결혼한 남자를 찾아내어 연결시켜주는 장면에서는 코미디처럼 한참을 깔깔대며 웃었다. 이러한 유쾌하고도 무겁지 않은 이야기들속에 인생이란 무엇이며, 신은 또 무엇인지에 대한 무게감있는 주제를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말했다. 이 소설 속에서도 신은 죽는다. 어처구니 없게도 미카엘 대천사의 칼에 심장을 찔려서.

신이 어이없게 죽는 장면에서도 또 생각하게 된다. 이 세상에 신이 없어도 되는가, 그래도 되는가??? 평소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질문들을 많이도 쏟아내게 되고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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