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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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조차도 내 멋대로 못하고 수업을 받아야 하나.. 이런 아니꼬운 생각이 들었던 건 잠시였다. 내가 선택한 책이었음에도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을 조금했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기는 좀 어렵다. 20~3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아홉가지를 책으로 엮은 것인데 난 청년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감이 있고 그렇다고 기성세대는 더더욱 아니고 하다보니 책의 초기에 갈피를 잘 못잡았던 것 같다.


그러나 배움에 있어 역시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명확한 진리를 책을 점차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고 학생이 되어 명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책을 즐겼다. 뒤로 갈수록 점점 흥미가 생기면서 내용들에 쏙 몰입하게 되었는데 나에게는 뒤의 강연자들의 내용들이 더 맞았나보다. 그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은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의 이야기였다. 꼰대들처럼 뭔가 가르치려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듣는 사람을 막 끌고 가려는 경향이 전혀 없이 진솔하게 자신의 잘난 부분들을 잘난척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들려줘서 참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로봇이라는 것에 아예 관심이 없는 내가 갑자기 로봇에 관심을 갖게 되는 획기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고, 로봇공학같은 차가운 학문을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세상을 뒤흔들 수 있는 존재인 과학자들의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했다.


평소 관심을 두지 못하고 살아왔던 정치, 경제에 대해서도 수업을 받았는데 나의 한표가 얼마나 귀중한지도 모르고 투표날 놀러갈 궁리만 했는지 참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또 데니스 홍 부분만큼이나 좋았던 부분은 천문학자가 들려준 별과 나의 관계였다. 우주의 탄생에서 시작된 별먼지로서의 나, 하지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별먼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우물안 개구리 같았던 나의 생각들에 확장을 가져다 주었다. 책장을 덮고 나서는 평소 몰랐고, 굳이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부분들을 골고루 맛보기 할 수 있었단 흐뭇함으로 가슴이 꽉 차올랐다. 그리고 공부할 것은 무궁무진하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더 바빠졌다.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새로운 분야들의 책을 몇 권 담아두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한병철의 <피로사회>와 같은...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을 책들이겠지만 이젠 알고 싶고, 알아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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