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김용택 시인을 좋아한다. 김용택 시인의 서재를 좋아하고, 그의 고향 섬진강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모를 그리움처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 김용택 시인이 추려준 시들을 읽고 써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평소 마음을 울리는 문구를 만나거나 하면 손으로 수첩에 적어놓곤 한다. 그것은 이미 나의 생활인데, 그런 문구를 만나는 일들은 주로 책을 읽다가, 이웃 블로거님들의 서평을 읽다가, 인터넷 서핑을 하며 기사들을 검색하다가 등이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좋은 문장들도 참 반갑지만, 한 권의 책속에 빼곡히 좋은 언어들로 가득찬 것을 대하는 기분은 또 다르다.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바라보면 바보처럼 웃음이 나오고 할만큼 마냥 좋았다.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자부하면서도 유독 시와는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내가 하는 책읽기라는 것이 문학을 좋아하여 문학에 심취한 사람의 책읽기가 아닌 세상을 알아가는 통로로서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이럴때 실감한다. 그러므로 김용택 시인을 좋아한다고는 하나 그의 시를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다. 그러니 막상 시집을 골라 읽자고 해도 어떤 시인의 어떤 시집을 읽어야 할 지 조차 모르는 까막눈 상태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아하는 시인이 그 분의 그림같은 서재에서 읽고 필사도 해보았을 것이 분명한 직접 골라준 시들을 읽고 쓰고 하고 있으니 편안하게 힐링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소설들을 적을 때와는 또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팔이 덜 아프다는 것. 그러면서도 압축된 언어 예술임을 한껏 증명하는 문장들을 내 손으로 하나하나 적고 있을 땐 소설을 필사할 때와는 다르게 한글자 한글자에 신경을 더 쓰게 되었다. 그래서 뒤로 갈수록 글씨들이 날라가는 현상이 없이 처음 그대로 글자체를 유지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또한 속지들 한장한장이 예쁘게 꾸며져 있어 더욱 쓸 맛이 났다. 문학 소녀가 된 기분을 만끽하며 이 책만큼은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몰래몰래 써나갔다. 세로쓰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 부분들도 종종 나타났는데 처음 해보는 세로쓰기에서 새롭고도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세로로 쓰게 되면 한 글자 한 글자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시어들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컬러링 북만큼이나 필사를 힐링의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문장을 만나고 그것을 직접 손으로 써보는 과정들은 다른 어떤 놀이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질 않을 정도로 즐거운 일이 되었다. 작가가 되겠다는, 기자가 되겠다는 거창하면서도 실용적인 목적없이도 그 자체로 좋다. 다음엔 또 어떻게 업그레이드된 어떤 내용을 가진 필사책이 나오련지 기대감을 갖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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