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하루 꿈공작소 30
마이테 라부디그 글.그림, 하연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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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와 옹딘느는 거대한 바다를 작고 연약한 돛단배로 항해중이다. 하루는 해를 보러 가고 싶어 해를 향해 나아가는데 거대한 구름이 해를 가려버려 이대로 해가 없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한다. 그 과정에서 햇빛 때문에 공기가 덥혀지고, 덥혀진 공기는 가벼워져서 위로 솟아 바람을 만들고, 그 바람이 구름을 움직여 해를 가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침반은 길 찾는 상자, 손전등은 햇빛 담는 상자라고 하는 표현이 참 예쁘다. 항해의 필수품 나침반과 손전등을 소지하고 그들은 항해를 계속한다. 너무나 목이 말라 바닷물을 컵에 담아 마시는 밀로. 바닷물은 온통 물이지만 너무 짜서 한 방울도 먹을 수가 없는 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 마침 고맙게도 회색 구름이 몰려오더니 장대비가 쏟아지고, 둘은 냄비에 빗물을 그득히 담아둔다. 그 물로 목도 축여야 하고, 꽃에 물도 주고, 빨래도 하고, 몸도 씻어야 한다. 물의 소중함을 절로 깨닫는 순간이다.


항해를 계속해나가자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둥근 해가 수평선 아래로 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가 잠들어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들이 아침을 맞을 수 있는 것. 항해를 통해 배운 또 하나의 진리이다.


프랑스 공익단체에서 만든 환경과학 그림책으로 물은 어떨 때 필요한지, 어떤 때 위험한지, 어떻게 물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지, 우리가 생활하며 쓰는 물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가르쳐 준다. 천진난만하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항상 물을 아껴쓰고 재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살짝쿵 알려주는 예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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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택배 왔어요
히가시 아키코 글.그림, 최용환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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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외출하시고 봄이가 혼자 집을 보고 있다. 심심해 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 갑자기 똑똑똑 노크소리가 들려 문을 열어보니 여우 아저씨가 봄이에게 택배를 배달해주고 떠난다. 누구한테서 온 것인지는 적혀있지 않지만, 받는 사람에는 분명히 봄이님 이라고 적혀있다. 엄마가 시장에 갔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으셔서 혼자서 뜯을까 말까 고민하며 있는데, 옆집 사는 토끼가 왔다. 둘이서 궁금해하며 택배를 들여다 보고 있는데 택배 상자에서 바람 소리가 난다. 또 옆집 사는 다람쥐가 궁금해서 오고 이번엔 택배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앞집 사는 곰도 궁금하여 봄이에게 왔는데 이번엔 택배 상자가 마술처럼 커졌다. 더욱 신기해 하며 과연 택배 상자에 뭐가 들어있을지 궁금해하는 봄이와 동물 친구들.


알고 봤더니 봄이의 이름과 봄이라는 계절이 이름이 같아 여우가 잘못 배달한 거였다. 여우의 첫 임무였는데 실수한 것이었다. 눈덮여 있던 봄이네 마을이 택배 상자가 열리자 순식간에 파릇파릇한 봄으로 바뀐다. 상자 속에는 봄이 들어있던 것이다. 귀엽고 예쁜 그림과 궁금해 하는 봄이와 동물 친구들을 통해 책을 읽는 우리 또한 점점 몰입되며 읽고있는데 선물처럼 봄이 펼쳐진다. 마지막엔 아이도 와~한다. 드라마틱하게 봄이 펼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잠 자던 토끼도 다람쥐도, 곰도 택배 소리에 깨어 봄이에게 찾아오니 말이다. 예쁜 그림만으로도 아이가 좋아하고, 봄이 오는 과정도 재미있고, 동명이인처럼 봄이와 봄을 헷깔려 택배 아저씨가 실수하는 것도 흥미로운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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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 - 처음 만나는 에티카의 감정 수업
심강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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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공부할수록 재미있는 것 같다!

물론 본격적으로 철학서를 탐독하고 있지는 않지만, 피터 비에리의 <자기 결정>, 바로 전에 읽었던 <철학읽는 힘>같은 책을 읽으며 머릿속 생각들이 정리되는 기분을 느꼈고, 또한 한번 읽어서 이해되기 어려운 것들을 읽고 또 읽어 이해했을 때의 기쁨도 느껴보았다. 


이번 책은 더욱 친절하다. 마치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게다가 굉장히 다정다감한 선생님이 조목조목, 어려운 내용은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는 예문으로, 또 지나간 내용은 다시 한번 정리까지 해주는 친절함으로 앞장을 다시 들춰보는 수고조차 들이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 정말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첫장부터 강렬했다. 예전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거나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때는 나의 역량이 그것밖에 안되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기에 지금 이 순간에 예전의 나의 선택을 돌아보며 어리석었다고 후회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다고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는 욕망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욕망은 나쁜 것이 아니다. 스피노자는 욕망이 우리 인간의 본성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그 욕망이 채워진 정도를 나타내는 눈금이 감정이라고 한다. 기쁨에서 슬픔까지의 스펙트럼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정의한다. 그리고 기쁨은 자유. 자유의지는 없지만 자유로울 수는 있다고 한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행동을 결정하고 거기서 기쁨을 느끼면 거기서 자유로움이 발생한다. 여기서 이성이 중요하다.


내가 배운 스피노자의 철학은 이렇다. 참 졸렬하게밖에 표현 못해 놓았지만 책에는 다양한 예문을 들어 각각의 개념에 대한 정리를 해주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철학이 재미있다고, 이 분과 함께 스피노자 이외 다른 철학에 대해서도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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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를 읽는 아침 - 지혜로운 삶을 위한 깨달음
헤르만 헤세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편역, 박선형 옮김 / 프롬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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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문학소녀라면 누구나 가슴 설렐 이름이다. 이제 소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지만 역시 문학을 대할 때만큼은 소녀라는 단어만큼 적당한 것이 없는 듯하다. 아무튼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읽은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함에도 헤세라는 이름은 나의 눈길을 잡아끌어 머물게 하는 커다란 힘을 갖고 있다.


이번엔 시라토리 하루히코라는 일본 사람이 헤세의 여러 문장들 중 골라서 모아놓은 편집이다. 역시 헤세의 문장들은 단편적으로 앞뒤 문맥없이 문장 하나만을 마주 대함에도 정신을 일깨워주고 감동을 주었다. 헤르만 헤세는 소설가들 중 드물게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과 실제 삶이 일치하는 경우라고 한다. 그러니 싱클레어, 골드문트, 싯다르타는 결국 헤세 자신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문장들도 더욱 진실하게 느껴졌고, 헤르만 헤세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존경심도 생겼다. 제목처럼 아침마다 몇 문장씩 언제라도 곱씹어 읽어본다면 삶이 중심이 흔들릴때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주는 스승이 되어주리란 생각에 든든하다.


"사람은 다양한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것저것 하고 싶어하며 여러 가지 꿈을 꾼다. 하지만 대부분 실현되지 않는다. 그 꿈이 내 능력에서 자연스레 솟아난 나만의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꿈들은 순간의 무책임한 욕망에 지나지 않는다."


문장들 하나하나 주옥같았지만 유독 가슴 찔리게 받아들인 저 문장. 순간의 무책임한 욕망을 나만의 꿈이라며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반성했다. 꿈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으려면, 게다가 그 꿈을 실현시키고 싶다면 책임감을 갖고 부단히 노력한 이후에나 슬며시 입을 떼어볼 수 있겠다. 섣불리 입을 나불거려서는 안되겠다.


"가장 좋은 책이란 건 미리 정해져 있는 것도, 권위 있는 누군가가 선정해주는 것도 아니다. 내 취향대로 읽어보고 결정하는 책이 가장 좋은 것이다. 그런 책을 몇 권을 읽고 책장에 나란히 꽂아두면, 그것은 내 세계의 중심이 된다.

그럼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적어도 세 가지가 필요하다. 책 내용에 대한 존경심, 이해하려는 뚝심, 마지막까지 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겸손이다. 그때 비로소 독서다운 독서가 이루어진다."


문학가이자 철학자. 독일의 애국주의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말로 매국노 취급을 당하며 책들이 판매금지가 되어 생활고를 겪고 우울증, 신경쇠약에 시달렸지만 책을 읽고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것으로 조용히 자신의 삶을 꾸려갔던 헤르만 헤세는 진정한 앞세대의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의 사유를 거쳐 나온 한문장 한문장들이기에 공허한 울림이 아닌, 조용하지만 진정한 가르침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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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가 가르쳐 준 것 푸르메 친구들 3
허은미 글, 노준구 그림 / 양철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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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찬이는 뇌병변 장애인이라서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엄마가 고생이다.

앉히고, 눕히고,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정말 고단한 하루하루이다.

그런 엄마를 타인들은 딱하게 바라본다.

그러나 엄마는 오히려 하하하 웃으며 씩씩하게 말한다.

찬이가 아팠을 때를 생각하면, 그냥 함께 자고 눈뜨고 숨 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엄마의 말에 진실이 담겨있다.


우리는 욕심을 너무 부린다.

아이가 건강한 것은 당연하고, 공부도 잘해야 하고, 운동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려야 하고 책도 많이 읽는 멋진 아이여야 한다고...

하지만 아파보아야 알 수 있다.

폐렴이든 독감이든 걸려보면 공부 잘하고 책 잘 읽고 피아노 잘 치고, 태권도 잘치는 것 다 필요없다, 그냥 건강하기만 해다오!

그래놓고선 금방 잊어버린다.

참 간편하고도 약삭빠르다.


찬이 엄마는 찬이 때문에 배운 것이 많다고 한다.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법,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세상을 즐기는 법, 어려울 땐 가족이 큰 힘이 된다는 것.

찬이가 아프지 않고 곁에 있어준다는 작은 것에 감사하고, 휠체어의 속도에 맞추어 인생을 즐긴다.


책을 읽으며 나도 많이 배웠다.

장애인을 돕는 착한 마음씨를 갖자는 것을 배우자는 교훈적인 교훈이 아니어서 참 좋았다.

인생의 작은 재미,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가장 의미깊은 것이라는 것!

아이와 함께 숨쉬고 밥먹고 노을을 바라보며 감상에 잠길 수 있는 것, 함께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삶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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