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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가 가르쳐 준 것 ㅣ 푸르메 친구들 3
허은미 글, 노준구 그림 / 양철북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동생 찬이는 뇌병변 장애인이라서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엄마가 고생이다.
앉히고, 눕히고,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정말 고단한 하루하루이다.
그런 엄마를 타인들은 딱하게 바라본다.
그러나 엄마는 오히려 하하하 웃으며 씩씩하게 말한다.
찬이가 아팠을 때를 생각하면, 그냥 함께 자고 눈뜨고 숨 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엄마의 말에 진실이 담겨있다.
우리는 욕심을 너무 부린다.
아이가 건강한 것은 당연하고, 공부도 잘해야 하고, 운동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려야 하고 책도 많이 읽는 멋진 아이여야 한다고...
하지만 아파보아야 알 수 있다.
폐렴이든 독감이든 걸려보면 공부 잘하고 책 잘 읽고 피아노 잘 치고, 태권도 잘치는 것 다 필요없다, 그냥 건강하기만 해다오!
그래놓고선 금방 잊어버린다.
참 간편하고도 약삭빠르다.
찬이 엄마는 찬이 때문에 배운 것이 많다고 한다.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법,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세상을 즐기는 법, 어려울 땐 가족이 큰 힘이 된다는 것.
찬이가 아프지 않고 곁에 있어준다는 작은 것에 감사하고, 휠체어의 속도에 맞추어 인생을 즐긴다.
책을 읽으며 나도 많이 배웠다.
장애인을 돕는 착한 마음씨를 갖자는 것을 배우자는 교훈적인 교훈이 아니어서 참 좋았다.
인생의 작은 재미,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가장 의미깊은 것이라는 것!
아이와 함께 숨쉬고 밥먹고 노을을 바라보며 감상에 잠길 수 있는 것, 함께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삶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