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 클래식 4
조수현 그림, 김영인 글 / 책고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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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유명한 고전 <베니스의 상인>의 어린이 버전이다. 책을 좋아하는 엄마이다 보니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명작들을 나도 읽고, 우리 아이들에게 읽힌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상상하였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와주니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았다.


셰익스피어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해도 <베니스의 상인>만큼은 그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살 1파운드만 빼앗을 수 있지, 피는 한방울도 빼앗을 수 없다는 유명한 내용. 책은 악인과 착한 사람이라는 명확한 관계 설정에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있어 아이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유대인인 샤일록이 나쁜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을까 하는 깊은 내용까지는 굳이 아이와 이야기 나누지 않았다. 포샤나 바사니오, 안토니오, 샤일록 등의 관계를 간략히 설명하고 위기에 처한 친구를 지혜를 써서 구해주는 이야기를 실감나는 그림과 함께 들려주니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워하지 않으면서 몰입할 수 있었다.


살 1파운드만 준다고 명시되어 있지, 피는 한방울도 안된다는 명쾌한 판정은 지금 읽어도 호쾌하고 기분이 좋다. 어째서 돈을 두배로 갚는다고 하는데도 거부하고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는지 샤일록의 마음이 참 이해가 안간다. 그동안 뭔가 쌓인 것이 많으니 샤일록에게도 무언가 사정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을 쓴 사람은 유대인이 아닌 다른 인종이라는 것도 감안해야 하겠다. 이런 내용을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읽은 경험이 있어 내 눈엔 무조건 샤일록이 나쁘게만 보이진 않았지만, 책의 그림에서나 아이의 마음에 각인된 것에서나 샤일록은 인색하고 인정도 없는 아주 나쁜 사람이다. 반면 포샤는 남편의 친구를 지혜로 구하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그려진다. 바사니오나 안토니오는 사실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은 포샤와 샤일록이고 두 친구는 이름이 어려워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이 있었지만 어쨌든 친구고 포샤는 그 중 한명의 아내라고 명확히 이야기를 해주고 나선 헷깔려하지 않았다.


 책을 다 읽고 감상평 두줄을 우리아이는 이렇게 썼다. "만약에 내 친구가 감옥에 갇혔다면 나도 지헤를 써서 풀었겠다." 이 정도면 책의 내용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생각되어 흐뭇하다. 배가 침몰된다든지 하는 어려운 단어는 아직 잘 몰라 공부를 하며 읽는다고 해도, 내용과 주제만큼은 잘 파악한 것 같다.


이번을 기회로 앞으로 아이에게 셰익스피어 같은 대문호의 책도 두려움없이 소개해줘봐도 괜찮겠다. 너무 어려워 혹시 책을 피하려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이러한 형식과 내용, 그림의 책을 또 만난다면 너무나 반가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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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장석주 지음, 이영규 사진 / 문학세계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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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장석주 시인에 대해서 궁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수졸재라는 서재를 안성이라는 시골에 지어놓고 만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하며 읽고 쓰는 일에 종사하는 노동자라 자칭하는 작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사과 한알, 소식, 걷기, 매일 여덟시간 이상의 읽고 쓰는 일 등 저자의 삶은 단순하다. 물건 또한 비싸더라도 꼭 필요한 것만을 갖추고 단순하게 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야 군더더기를 없애고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미니멀리스트, 다운사이징 같은 단어들은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많이 들어 익숙한 참이다.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들만 간소하고 정갈하게, 또한 크기도 줄여서 갖고 사는 삶이 쓸데없는 욕망이나 욕심에 휘둘리는 일 없이 중요한 것에만 몰두하며 살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 요즘 트렌드이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 또한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 그래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며 살고 싶다.


그러한 뚜렷한 교훈을 얻은 것 이외에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장석주 작가의 뛰어난 문장들을 맛보는 데에도 있었다. 서울 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와 찾는 이 하나 없는 고독한 생활 속에서 본업에 충실하며 바라보는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는 시인이다. 옆집에 널어 말리고 있는 고추를 바라보며 지은 시, 가을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이어나가는 단상들이 많은 세월동안 그가 얼마나 열심히 읽었을지, 써내려갔을지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도시에서 의미없는 사교 모임에 불려다니며 일시적인 안도감을 갖느니, 힘들더라도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을 가지며 자기만의 재능을 불타우는 작가의 삶을 본받고 싶다. 문학에 몸담근 사람은 아니지만 그처럼 읽고 쓰는 작업에 철저하게 열중해보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다. 꿈은 좇는 사람만이 이룰 수 있다고 여기저기서, 또한 이 책에서 많이 들었다. 치열하게 하고 싶은 일에만 열중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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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그림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수채화, 이랑의 하루 1일 1그림
김이랑 지음 / 책밥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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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 그림과는 거리가 멀다. 참 못 그린다. 그래도 그리고 싶다는 욕구는 가지고 있다. 비극이다. 작년엔 컬러링북을 열심히 했고 올해엔 수채화 그리는 책이 유행인 듯, 자주 눈에 띄었으나 차마 수채화까지는 손을 못대고 있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매일 하나씩 그린다는 것은 그만큼 그림에 접근하기 쉽다는 뜻처럼 들렸다. 어렵지 않다고.


책을 보니 정말 그랬다. 너무나 깔끔하고 단정하게 여러 그림이 있고, 그리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물의 양을 조절해서 옅고 진하게 그리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럴듯한 그림이 되니 참 신기했다. 여러 꽃을 물감과 붓을 가지고 그리는 방법을 꼼꼼하게 설명해주니 나같은 초보자에게도 참 좋다. 입체감을 표현할 수 있는 음영주는 방법 등 유용한 기법을 많이 소개해주어 어렵게만 느껴지질 않고 나도 한번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준다.


또한 정갈하게 그려놓은 그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에 호강이 되는 것 같고, 나도 한번 따라해볼까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그야말로 1일 1그림하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주는 책이다.


방학을 맞이한 첫째, 둘째와 함께 그렸다. 책은 나보다도 이 둘이 더 좋아한다. 일단은 쉬워보이는 걸로, 아이들이 원하는 것으로 그려보았다. 그려볼수록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그림을 참 못그리는 우리 첫째 아들도 너무나 좋아라하며 따라했다. 가르쳐주기도 참 쉽다. 정말 고마운 책이다. 두고두고 찾아보며 따라 그리고, 그림에 자신감 없는 사람에게도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책! 


 

 

 



 

 



올리고 보니 참 부끄럽다. 내가 그린 것도 있고, 아들과 딸이 그린 것도 섞여있으니 비웃진 마시길. 나날이 좋아질 거라 기대하고 확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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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력 마스터 3권 초등 1학년 덧셈과 뺄셈 초급 - 수학에 대한 자신감 즐깨감 연산 시리즈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엮음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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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학년이 된 우리집 첫째. 수학을 참 좋아한다. 이 책이 집에 배달되자 마자 반갑게 뜯어 하루만에 참 많이도 풀어놨다. 그것도 즐겁게. 엄마가 하라고 하라고 잔소리하며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재미있어 풀게되는 문제집이라니!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권장 학습량은 1일 2쪽으로 꾸준히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데 도움을 준다. 책의 구성이 아이들이 질리지 않도록 신경쓴 티가 난다. 만화도 나오고 스토리텔링 문제도 나오고, 계산력 훈련인 연산도 나온다.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든, 아직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든 꾸준히 2쪽씩 부담없는 양을 해나간다면 공부습관 기르기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2쪽이 매일 같은 내용이라면 재미를 못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가 않으니 다음엔 무엇일지 궁금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1학년생들에게 좋은 공부법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체크하여 점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마지막 마스터 부분에서는 학교 시험 난이도 수준의 종합문제가 있어 맞은 개수도 체크하고 문제 푸는 데 걸린 시간도 체크한다. 아직 시험을 봐본 적이 없고, 시험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아이들에게 연습삼아, 성취감을 주는 용으로도 좋은 것 같다.


아무튼 우리 아이는 참 재밌게 풀고 있다. 원래가 책읽기보다는 수를 좋아하고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라서 그런지 다른 어떤 공부보다도 이 문제집을 풀고 싶어한다. 아직 문제집을 사줘 본 적이 없는데, 아이의 첫 문제집으로서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준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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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표현형 - 이기적 유전자, 그다음 이야기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장대익.권오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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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서울대 선정 꼭 읽어야 할 100권의 책이라든지 하는 책소개에서 자주 접하던 책이라 내용은 몰라도 책제목만큼은 친근하다. 그래서 언젠간 꼭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던 책이었는데, 최근 줄리언 반스의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에서 리처드 도킨스가 자주 언급되어 더욱 신경쓰고 있던 책이다. 그러던 차에 이기적 유전자, 그다음 이야기라는 이 책이 전면개정판으로 출간되어 읽게 되었다.


무신론자로 유명하다는 리처드 도킨스. 반스의 책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도킨스가 말한 것은 우리 몸이란 결국 유전자를 운반해주는 역할 밖에 못하는 허무한 존재이므로 죽음 뒤를 생각할 필요까지는 없고, 인생에 너무 커다란 의미까지 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신선한 시각이라고 지금까지도 생각한다. 지금 들어도 신선한 충격을 받는 내용인데 1970년대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에는 정말 반향이 컸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서문에서 작가도 언급하듯이 이 책은 <이기적 유전자>에 가해진 비판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해명 역할도 하고 있다.


<확장된 표현형>은 이기적 유전자, 그 다음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으나, 내가 쓴 책중 다른 건 몰라도 이 책만은 읽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에 힘입어 <이기적 유전자>를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잡았다. 그래서였을까? 많이 어려웠다.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난 뒤였다면 이해가 좀더 쉽지 않았을까, 읽기가 조금은 수월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된다. 표현형 (phenotype)을 비롯한 단어들에 어느 정도는 익숙한 직업을 가졌고, 학생때 공부했던 내용들임에도 불구하고 한줄 한줄 해석하기 어려운 문장들이 많아 곱씹어 읽어봐도 역시 이해가 안되어 일단은 그냥 넘어가고 책을 다 읽은 다음에 다시 한번 읽어 이해해보자 했는데, 다시 읽을 엄두가 나지는 않는다. ㅜ


어쨌든 작가가 하려는 이야기만큼은 확실히 알 것 같으니 세세한 부분까지 내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다고 해도 뿌듯함만은 남는다. <이기적 유전자>를 집필할 당시가 35세였다고 한다. 천재임이 분명하다. 거기다 글솜씨까지 갖춘 듯하다. 번득이는 재치가 느껴졌다. 옮긴이의 말에도 있듯이 이 책에서 말하고 하는 바는 유전자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개체들마저도 자신의 운반자도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사례들을 읽어보면 수긍이 간다. 작가는 말한다. 어떤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새로운 면을 말하는 것 뿐이라고. 다른 책도 읽는 데 세배, 네배의 노력이 들어갔는데, 그만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넓혀 주었고, 새로운 방향에서 현상을 바라볼 수도 있음을 가르쳐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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