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장의 도화지 의사 아빠가 읽어 주는 동화책 시리즈 3
조재형 글 / 아이쿱(iKooB)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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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 현재와 현서. 그들은 하교길에 운동장에서 낡은 스케치북을 주워온다. 너무 낡고 더러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스케치북이 어째서 이들 남매의 눈에 띄게 된 것일까? 역시 보물은 사람을 잘 찾아서 가나보다. 그것을 들고 집에 도착하니 역시나 엄마에게 더러운 것을 왜 주워왔냐며 꾸중을 듣는다.


 하지만 둘은 아랑곳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와 첫번째 도화지에 사탕을 잔뜩 그리며 노는데, 다음달 자고 일어나 아침에 깨어보니 사탕이 한가득 있는 거다. 다음날에는 두번째 도화지에 예쁜 케이크를 그려놓고 역시 자고 일어나보니 케이크가 생긴다. 이 도화지가 보통 도화지가 아닌, 요술 도화지라는 것을 알게 된 현재와 현서.


과연 마지막 남은 한 장에는 무엇을 그려넣을 것인지 고민한다. 고민하던 그들은 엄마, 아빠와 살지 못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그 도화지에 그 친구의 엄마와 아빠를 그려넣는다. 우울하고 쓸슬하게 지내던 친구를 위해 마지막 도화지를 사용한 이 친구들의 예쁜 마음이 참 기특하다. 갖고 싶은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을텐데, 친구를 위할 줄 아는 예쁜 마음을 알아본 하늘이 이들에게 선물을 내려주었나보다. 흐뭇했다.


마지막장에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그려넣고 싶은 것을 그릴 수 있도록 빈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우리 아이는 홍성으로 시집간 이모를 그렸다. 매일매일 친하게 지내던 이모가 시집가서 자주 볼 수 없는 마음을 표현했다. 갖고 싶던 체스나 게임을 그렸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와 현서의 예쁜 마음에 영향을 받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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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과서 인물 : 이이 - 공부와 삶의 방향을 일러 준 위대한 학자 이야기 교과서 인물
이재승 지음, 신슬기 그림 / 시공주니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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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성인이 되겠다는 뜻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라.

 2조, 마음을 안정되게 하기 위해 말을 적게 하라.

 3조, 정신을 가다듬고 무슨 일을 하든지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라.

 4조, 혼자 있을 때에도 행동을 조심하라.

 5조, 앉아서 글만 읽는 것은 잘못이다. 글을 읽는 이유는 옳고 그름을 살펴 실천하는 데 있다. 일이 있을 때에는 먼저 일을 처리하고 글 

        을 읽는다.

 6조, 재산이나 명예에 마음을 두어서는 안 된다.

 7조, 꼭 해야 할 일은 싫어하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정성껏 한다.

 8조, 천하를 얻더라도 단 하나라도 옳지 않은 방법으로 얻어서는 안 된다.

 9조, 나를 해치는 사람이 있을 때는 먼저 나의 행동을 뉘우치고, 참된 마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돌리려고 해야 한다.

 10조, 함부로 눕지 않고, 비스듬히 기대지도 않으며, 필요 없는 잠을 자지 않는다.

 11조, 공부는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으로 서두르지도 말고 늦추지도 말아야 한다.


스스로 다짐하는 글이란 뜻의 자경문의 내용이다. 이이가 만들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지켜야 할 지침으로 삼았다는 이 11개 조항이 하나하나 가슴에 와서 박혔다. 말을 적게 하고, 혼자 있을 때 조차도 행동을 조심하고, 앉아서 글만 읽는 것이 대수가 아니라는, 게다가 필요 없는 잠을 자지 말라고 하시니...!!! 뜨끔하다. 아이와 함께 읽으려다가 내가 더 배우는 게 많았던 책이었다.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안 사실. 오죽헌이 사람 이름이 아니라 집 이름이었다는 것.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를 즐겨 부르던 우리 아들은 "신사임당 오죽헌~" 이 부분을 들으며 오죽헌을 사람 이름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신사임당은 오만원권 지폐의, 아들인 율곡 이이는 오천원권 지폐의 모델이니 정말 가문의 영광이다. 그 정도로 더 말할 필요조차 없는 율곡 이이 선생의 위대한 학자로서, 백성을 걱정하는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살펴보았다.


공부를 하는 이유가 출세하여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훌륭한 성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고, 죽을 때까지 공부는 끝나지 않는 것이라고 제자에게 가르침을 주는 모습에서 위대한 학자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또한 학문을 함께 하고, 인생을 함께 하기 위해 먼 길도 마다 않고, 신분도 마다 않으며 친구를 사귀고 평생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멋있었다. 나라의 잘못됨을 고치기 위해 임금에게 상소를 올리고 또 올리는 강직한 모습도 존경스러웠다. 이것저것 배울 점이 무수히도 많은 위대한 학자가 4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참으로 아쉬웠다. 그 분이 임진왜란을 보고 겪으며 한탄했을 모습을 상상하면 안타깝기도 했고, 혹은 이이 선생이 살아있었다면 임진왜란의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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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이현주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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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묘목일 때 아파트 정원에 심어진 은행나무. 키가 1층 높이까지 자라자 피아노 교습소가 보인다. 즐겁게 피아노 공부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다. 2층집 창문이 보일 때까지 자라니 거기엔 화가 아저씨가 살고 있다. 열일곱살이 되자 3층 높이까지 키가 자란 나무. 거기엔 단란한 가족이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새 스무살이 되어 이제는 4층 집이 보인다. 거기엔 할머니 한명이 쓸쓸하게 가족 사진을 들여다보며 외로이 살고 있었고, 스물 다섯이 되어 아파트 꼭대기까지 자라자 아무도 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그림자만을 볼 수 있게 된다.


읽으며 참 슬프고 서글펐다. 꼭 우리의 인생살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창 자랄 때는 모든 것이 싱그럽기만 하다가 가지치기를 당하는 아픔을 참고 성장하며, 가족을 이루고, 잎이 다 떨어지듯 가족이 떠나 홀로 남게 되고, 결국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추운 겨울을 보내며 자신의 그림자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의 일생을 압축해서 표현해 놓은 듯 느껴졌다. 진실을 담고 있음에도 왠지 모를 슬픔으로 다가왔다. 아이는 무엇을 느꼈을까? 나는 내가 느낀 것을 아이에게 설명해 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책은 희망적이게 끝맺음하여 위로를 준다. 긴 겨울을 홀로 보내고 결국은 봄을 맞이한 것. 가지에 움이 트고 새싹이 돋아나며 키가 무척이나 자라서 아파트 너머까지 돌아볼 수 있게 되고, 동네의 다른 나무들과 인사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슬픔에서 끝나지 않고 외로움을 참고 견뎌 결국엔 더 높은 곳에 이르게 되고, 더 멀리 굽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생에 기쁨만은 있을 수 없고, 또한 슬픔만이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요즘 내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기에 더욱 마지막 메시지에 희망을 얻었다. 이 시기를 견뎌내면 더 높은 경지의 성숙함에 도달할 수 있겠지? 자꾸만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꿋꿋이 견디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이다. 아이에게도 그러한 메세지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내용도 참 좋지만 그림 또한 참 멋있다. 은행나무의 성장과정과 화사한 노란 단풍아래에서의 단란한 가족의 모습, 쓸쓸한 그림자, 새 움이 트는 모습이 너무나 멋지게 표현되어 있다. 우리집 아이는 표지 그림을 따라서 그리기도 했을 정도로 참 마음에 들어했다. 한장 한장 다 따라서 그려보고 싶을 만큼 멋진 그림들에 또 한번 감동받은 아주아주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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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생의 문장들
오다시마 유시 지음, 송태욱 옮김 / 푸른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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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오다시마 유시 교수는 셰익스피어 연구의 권위자라고 한다. 만주에서 종전을 맞은 때가 인생에서 겪은 첫 시련이었다고 하니 연세 지긋한 노교수이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가 학생때 셰익스피어 전집을 읽고, 이후 셰익스피어 연구자로서 평생을 읽으며 가슴에 담아놓은 문장들은 하나하나 정말 그의 인생에 녹아있었다. 때로는 셰익스피어의 문장 뒤에 자신의 사랑과 결혼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때로는 야구 이야기를 하고, 때로는 연극계나 동료 영문학자들과의 에피소드들을 덧붙이는데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이분은 이 상황들을 일기에 다 적어놓아서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아무튼 굉장히 꼼꼼한 분인 것 같다. 일상의 모든 것이 셰익스피어와 연결되는 분이다.


책을 읽기전 나는 당연히 좋은 문장들만을 모아놓은 액기스 같은 책이려니 예상했었다. 셰익스피어의 명문장들로만 모아 놓아도 훌륭한 책이 되었을텐데, 거기에 셰익스피어 연구의 대가답게 작은 일상 하나하나에서 셰익스피어를 떠올리고 그 상황에 맞는 문장들로 대답을 하거나 생각을 해나가는 모습이 굉장히 매력있게 다가왔다. 정말 셰익스피어에 흠뻑 빠져서 평생을 보낸 분만이 뿜어낼 수 있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때로는 유머스럽게, 때로는 인생의 진실에 다가가는 통찰로 보여주기에 셰익스피어의 한문장 한문장들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한편 한편을 읽는 것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 난 이 책이 참 좋았다. 거기에 덧붙여 짧은 영어 원문도 같이 실려있어 짧은 영어라고 할지라도 작품 그대로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슬픔은 혼자 오지 않소, 반드시 한패를 데리고 오지, 그 슬픔의 뒤를 잇는 한패를 말이오.

                                                   -- <페리클레스>중


독을 필요로 하는 자도 독을 사랑하지는 못한다.

                                                -- <리처드 2세>중


인생을, 그리고 인간을 이토록 정확하게 파악한 셰익스피어에게 새삼 감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앞뒤 문맥없이 저러한 문장만을 만나는 것이 필요없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책에서는 저 문장이 튀어나오게 되는 상황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주니 더더욱 가슴에 와닿기는 하지만 말이다. 책을 읽다가 가슴에 꽂히는 문장을 만나 줄을 긋고 옮겨 적는 일도 참 좋아라하는 사람이지만, 셰익스피어라면 이러한 명문장들만이라도 만나보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게다가 위트가 넘치는 저자와 함께하니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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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박사의 정글 대탈출 저학년을 위한 스토리텔링 과학 4
게리 베일리 지음, 레이턴 노이스 그림 / 개암나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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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놀란 박사가 정글에 갔다. 사막과 무인도 대탈출 시리즈는 서평을 올렸으나 바로 이전에 읽은 북극편은 올리지는 않았다. 이로써 놀란 박사 시리즈를 모두 읽어나가고 있다. 뿌듯하다.


저학년을 위한 스토리텔링 과학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 책은 성인인 나에게도 커다란 지식을 주는 시리즈라 나도 참 좋아라하면서 함께 보고 있다. 놀란 박사는 과학자로 보루네오섬의 생태를 탐구하러 갔다가 고립되어 탈출되기까지 겪는 여러 일들을 서바이벌 노트 형식으로 적어놓고 있다. 뭔가 긴박감이 느껴져 책에 더욱 빠져들게 만들고 단순한 지식만 전달해주는 것보다 이야기가 있어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는 것 같다.


고약한 냄새를 풍겨 파리를 유인하는 커다란 꽃, 곤충을 잡아먹는 벌레잡이통풀 등의 흥미로운 식물들이 소개된다. 야생 오랑우탄은 보루네오 지역 정글에서만 살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키보다도 훨씬 크게, 최대 10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집을 짓고 사는 흰개미들에 관한 부분에서는 아이도 나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그렇게 높이 지은 집에서 체계적으로 길을 잃지 않고 먹이를 실어 나르며 살 수 있는 것일까? 새삼 학생 시절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가 생각났다. 아들녀석에게 그런 책이 있다고 나중에 너도 꼭 읽어보라고 소개시켜줬다. 사냥을 잘하는 군대 개미. 바퀴벌레, 딱정벌레, 메뚜기, 거미, 지렁이, 전갈, 작은 포유류까지 잡아먹는 이들은 정말 무서웠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무를 베어내 정글이 점차 사라지고 그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부분을 설명하며 참 마음이 아팠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울창했던 정글이 순식간에 사라진 그래프를 바라보며 아이도 놀란 눈치다. 우리의 후손들을 생각한다면 정말로 무분별한 개발은 피해야하겠다. 다음편은 산이라는데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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