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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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6월 21일

비신스키 검사 : 이름을 말하시오.
로스토프 : 성 안드레이 훈장 수훈자, 경마 클럽 회원, 사냥의 명인인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입니다. // 이름만 말하면 되는 거 아녀요? 🤭

비신스키 : 현재 사는 곳의 주소는?
로스토프 : 모스크바 메트로폴 호텔 스위트룸 317호입니다.
비신스키 : 거기서 산 지 얼마나 되었소?
로스토프 : 1918년 9월 5일 이후로 거기서 지내고 있습니다. 4년이 조금 못 되었군요.
비신스키 : 직업은?
로스토프 : 직업을 갖는 것은 신사의 일이 아닙니다. 😯

20년간 두 번의 혁명을 겪은 러시아. 직업이 없는 백작은 1913년에 발표한 한 시로 재판을 받게 되고,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는다. 33살의 백작은 이제 평생 메트로폴 호텔 밖으로 한 발작도 나갈 수 없는 인생을 살게 된 것. 스위트룸에서 허름한 다락방으로 거처로 옮겨진다.

이 시에서 지은이가 뜻한 바는? 수능 문제에서나 볼 법한 문제이건만! 언제나 그렇듯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해석하는 자가 답을 들고 있는 법! 백작이 쓴 시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 ❜이란다. 그리고 러시아를 떠나 파리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이유가 투쟁을 준비할 의도였단다. 검사와 백작의 대화로는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그렇다는 것인가? 아니라는 것인가? 사슴벌레식 문답법 같기도 하고… (feat 권여선 저 / 각각의 계절)

❛인간은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지 않으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 ❜

백작은 편안한 스위트룸에서 다락방으로 쫓겨났고, 자신이 소중히 사용하던 물품을 다 챙길 수도 없었으며, 33살의 나이로 호텔이라는 공간에 평생 갇혔는데.. 좌절이나 슬프다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 직업을 가져보지 못했던 탓인가? 누군가에게 지배당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서 그런 것인가?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웰컴 투 메트로폴 랜드 ❜

호텔을 자신의 세계로 만들어버리는 이 남자. 매력적이다.
거기에 신사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수염이 잘리는 사건으로 ❛니나 ❜를 만난 일은 그가 이 호텔을 자신만의 세계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니나와의 대화, 니나와의 호텔 탐험은 그가 알던 호텔을 다른 세계로 만들게 하는데.. 점차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며 멀어지지만 백작 또한 자기만의 일상을 만들어 간다. 그런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는 두 여인이 나타나는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장편소설추천 #역사기반소설 #가독성좋은도서 #페이지터너 #멋진주인공 #러시아근현대사 #북스타그램 #독서모임추천도서

새 세대는 이전 세대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어느 정도 고마움의 빚을 지고 있단다. 우리의 나이 많은 분들이 밭을 경작하고 전쟁에 나가 싸웠어. 그분들이 예술과 과학을 발전시키고, 일반적으로 우리를 대신해서 희생한 거야. 그러한 노력을 해왔으니, 설령 그 노력이 변변찮다 할지라도, 그분들은 마땅히 우리의 감사와 존경을 받아야 하는 거란다. 84p

진화의 속도라는 것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 자연은 회새까지나방의 날개가 희든 검든 전혀 개의치 않는 반면에 회색가지나방이 계속해서 존재하기를 진정으로 바라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연이 진화를 설계할 때, 진화의 힘이 영겁이 아닌 수 세대의 기간 동안 발휘되도록 설계한 이유였다. 나방이나 인간 모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하려고 말이다. 529p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박수 갈채를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가 환호를 받게 될 것인지의 여부가 불확실함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이란다. 609p

영화 볼 수 있는 방법 없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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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수반캄 탐마봉사 지음, 이윤실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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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라오스계 캐나다 시인이자 소설가. 라오스 난민촌에서 태어났고, 한 살에 캐나다로 이주.
이 책은 라오스 출신들이 영어를 모른 채로 이주하여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짧은 이야기들 14편이 수록된 책.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영어를 배우기 전부터도 나이프라는 단어를 접하는 우리나라에선 이 단어를 발음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기는 어렵구나. 알게 되었다.

📍랜디 트래비스
자기가 좋아하는 뮤지션에게 팬 레터를 보내고 싶어 하는 엄마는 영어를 모른다. 7살쯤 된 딸의 도움을 받아 카드를 끊임없이 보낸다. 엄마는 당신을 영원토록 사랑합니다.라는 카드라고 생각한 카드의 내용은 ‘당신이 싫어요.’, ’넌 못생겼어. 집으로 돌아가. 실패자.‘였다.

📍매니 페디
사람들은 오로지 우승, KO, 그가 얼마나 기대에 못 미쳤는지에 대해서만 떠들어댔다. 하지만 그에게 복싱의 기쁨이란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세세한 것들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 이르게 해준 모든 것을 사랑했다. 똑같은 일상, 훈련, 자제심. 경기를 앞두고 양손에 붕대를 감고 권투 장갑을 착용하고, 그의 심장이 뛰고, 링에 올라 권투 장갑을 맞부딪치기까지의 찰나의 순간들. 75p
그렇게 사랑하는 권투의 링은 보드앤드스파살롱으로 옮겨졌다.
“손톱 발톱을 가꿔드립니다. 싸요! 싸요!”

📍세상의 가장자리
나는 그때 엄마가 아는 걸 생각해 보았다. 엄마는 전쟁에 대해 알았다. 어둠 속에서 총을 맞는 게 어떤 건지. 품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는 게 어떤 건지. 폭탄이 무엇을 파괴할 수 있는지. 그건 내가 ㅇ라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곳,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 나라에서 살면 그런 건 몰라도 상관없었다. 나는 모르는 게 많았다. 127p

📍세상의 가장자리
아빠는 비통해하지 않았다. 그는 난민이 되었을 때 이 삶의 모든 비통함을 소진해버렸다. 사랑을 잃는 것, 아내로부터 버림받는 것조차 사치였다. 어쨌거나 살아 있으니까. 130p

📍스쿨버스 기사
❝제이. 이 나라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우정을 쌓아. ❞ 141p
커피집 남자 사장과 아내의 우정. 어느 순간 커피 냄새가 아닌 사장 프랭크가 피는 시가 냄새가 나고, 같이 여행을 가서 사장 앞에서 호텔 방에서 비키니를 입고? 사진도 찍으면서, 휴일이라 출근하지 않는 날엔 업무 상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고 남편이 있는 집으로 사장이 찾아와서 안방 문을 잠그고 땀을 뻘뻘 흘리는 회의를 하며 우정을 쌓는다고??? 😤😤😤😠
❝쿨하게 굴어. ❞ 아내가 완벽한 영어로 말했다. 142p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소설추천 #단편소설추천 #비주류의삶 #이주민이야기 #노스텔지어 #북스타그램 #함께읽는책

아름다움은, 그게 가져다주는 모든 것과 그걸 얻기 위해 필요한 모든 소란에 비해, 소지하고 유지하기에는 너무 끔찍한 짐 같았다. 잃는 게 너무 많았다. 그 순간 레드는 남들이 보는 자신의 모습에 감사했다. 못생겼음에 감사했다. 못생겨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35p

웃음소리는, 어떤 언어에서든 웃음소리다. 59p

🔎 라오스의 이름은 길구나.. 진짜 이름은 사봉나바타카드인데 왜 수라고 적어? 1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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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메시지 구약 역사서 (한글판 + 영한대역) - 전2권 -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성경 옆의 성경 The Message 시리즈
유진 피터슨 지음, 김순현 외 옮김, 김회권 감수 / 복있는사람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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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쉽게 성경을 접근할 수 있다니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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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품격
김기석 지음 / 현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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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품격
#김기석
#현암사

<305p><별점 : 4.9p>
0.1의 부족은 지식의 어마어마함에 질투 🤒

이 책의 좋음을 나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자의 글처럼 유려함으로 표현한 저자의 소개 글에 나의 의견을 더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이 책을 읽으려면 감탄은 기본이고, 사전은 필수다. 어휘가 😵‍💫😵‍💫
연필은 필요 없다. 모든 문장이 명문이라 .. 😍😍

일상의 세계 속에 담겨 있는 하늘빛을 보여주는 저자의 글에서 우리는 수도자의 마음과 시선, 그리고 문학의 향기를 접한다. // 독서 스펙트럼이 어마어마하시다. 그리고 어쩜 이리 딱 맞는 문장을 이리 뽑아내시는 건가? 계속 감탄하며 읽었다.
목회자인 저자의 글은 잔잔하면서도 풍요롭다. // 목회자이시기에 성경 인용이 많다. 서양 문학을 읽으며 성경 인물과 스토리를 만나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한다면 거부감이 없을 것. 성경 언급만큼 문학 인용구도 많이 만날 수 있으니.. 거기에 미술과 음악 감상까지 더해진다. 👍
침참함 속에 넘치는 열정과 그저 무심한 듯 지나치는 것 같으면서도 깊숙이 응시하는 성찰의 힘을 느끼게 된다. 시, 문학, 동서 고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진지한 글쓰기와 빼어난 문장력으로 신앙의 새로운 층들을 열어 보아되 화려한 문학적 수사에 머물지 않고 질펀한 삶의 현실에 단단하게 발을 딛고 서 있다. // 이리 유려한 문장으로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시다니! 그리고 그 바탕에 사랑이 기반된다는 것! 이 가장 매력적이다.
그래서 그의 글과 설교에는 ‘한 시대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병든 사람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 세계의 표면이 아닌 이면, 그 너머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번득인다. / 저자의 소개 글

이 책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국민일보>, <경향신문>, <월간 에세이>에 게재된 칼럼을 주제별로 분류해 재구성한 것이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추천 #책기록 #북스타그램 #에세이추천 #멋진어른의목소리 #한국문학추천 #어른의자리 #사유와성찰 #칼럼 #강추도서 #멋진문장가득

자칫 잘못하면 욕망이라는 이름의 기관차가 정치적 지향과 실천을 이끌고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욕망은 자기중심적이기에 배타성을 띠기 마련이다. 대중의 욕망을 적절히 제어하면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할 정치가 그 책임을 방기하고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순간,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사회의 가장자리로 내몰리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16p

선과 악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다. 자기 안에 있는 다양한 충동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 인간의 인간됨은 자기의 욕망을 억제하고, 자신의 성향을 거슬러 행동하는 데서 비롯된다. 자기를 넘어서는 것이 인간의 소명이다. 86p

한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오게 만드는 것, 그를 부동의 세계에 가두던 얼음을 녹여주는 것, 세상을 더 이상 고향으로 인식할 수 없어 하는 이들에게 고향이 되어주는 것, 바로 그것이 인간이 된다는 말이 아닐까? 93p

인생은 선택이다. 스스로 선택한 길도 걷지만, 길이 우리를 선택할 때도 있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말아야 하는 역할이 있지 않던가. 우연처럼 주어진 일들을 마리 내가 선택한 삶인듯 살아내는 게 어쩌면 인생의 지혜인지도 모르겠다. 224p

자그문트 바우만은 <인간의 조건>에서 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대화는 타인에 대한 존중에서, 말할 가치가 있는 것을 타인이 갖고 있다는 확신에서 태어납니다. 대화는 타자의 관점, 타자의 의견과 주장이 들어설 자리가 우리 마음속에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화의 태도는 선험적인 유죄 선고가 아니라 진심 어린 수용입니다. 대화를 하려면 방어벽을 허물고 문을 열고 인간적인 친절함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242p

여투다 - 돈이나 물건을 아껴쓰고 나머지를 모아두다.
가뭇없다. - 보이던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아 찾을 곳이 감감하다. / 눈에 띄지 않게 감쪽같다.
는적거리다 - 물체가 자꾸 힘없이 축 처지거나 물러진다.
바장거리다 - 부질없이 짧은 거리를 자주 오락가락 거닐다. /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서 자꾸 머뭇머뭇하다.
실떡거리다. - 실없이 웃으며 쓸데없는 말을 자주 하다.
뚝별스럽다 - 보기에 아무 일에나 불뚝불뚝 화를 내는 별난 데가 있다.
이 외 다수의 어휘가 생경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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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모든 것
백수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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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환한 날들
사람들은 혼자 사는 그녀를 안쓰러워했지만 그는 마침내 찾아온 평화에 대체로 만족하고 살고 있었다. 사랑 없는 결혼 생활을 했고, 무능한 남편을 대신해서 경제를 책임지며 살아왔다. 솔직한 천성에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려웠지만, 장사에 필요한 소양은 제법 갖추고 있었다. 남편도 죽고 딸은 시집을 가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 키우는데 한 번도 친정 엄마에게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때엔 언제나 사위를 앞세우곤 했다. 이번엔 사위가 앵무새를 들고 나타났다. 고요한 삶에 평화가 깨질 것이 분명했지만, 어릴 때 딸의 모습이 떠오르며 수락하고야 만다.

평생 외로운 그녀의 삶이 계속 맘에 남는다. 다시 읽어도 역시나 좋은!
머리 속에 그녀의 주거 공간이 자꾸 떠올라…

📍빛이 다가올 때
어릴 때 엄마의 꿈을 접게 만든 이유가 자신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 8살 때 엄마가 실명이 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고 평생 엄마의 눈이 되는 것을 자처하고 살아온 아이는 바로 나랑 8살 차이가 나는 사촌 언니다. 엄마의 꿈인 교수가 되고, 남들에겐 칭찬만 듣는 언니가 처음으로 낯선 이들과 섞이는 삶을 경험한다. 내가 있는 뉴욕에서..

📍봄밤의 우리
파리의 한 대학 석사과정에서 만난 38살 유타는 고요한 기린 같았다.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가운데에서도 꼭 연극 관람을 했던 유타.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슬픔은 극복되지 않는 것을 공감해 준 유타.

📍흰 눈과 개
8년 전 영국인과 결혼한 후 제네바에 정착해 사는 딸이 부모를 초대했다. 제네바에서 닷새간 머물다 알프스의 스키 리조트로 이동했다. 알프스를 산책하며 어그러진 딸과의 관계를 곱씹는다. 어쩌면 딸이 사과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세 개의 발이 달린 개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서 왔나? 🤭

📍호우
작가님의 미끼 덕분에 혼자 상상의 나래는 여기저기로… 😯🤣

📍눈이 내리네
이제 막 대학생이 된 다혜는 이모할머니의 빈 하숙집에 거하게 된다. 늙음을 마주하는 젊은 다혜. 대학을 졸업하고 이모할머니 댁을 떠나 가끔 엄마에게만 소식을 들었다. 암에 걸리셨고, 어깨 관절 수술을 앞두고 계신다고 했다. 전신 마취의 위험에 모두들 말리는 수술이라고 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할머니는 학교를 다니고 계셨다. 모든 이들이 생의 말년에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그때 할머니는 더 건강한 몸을 위해 수술을 결심하고, 한글을 배우고 계셨다.

늙음에 대한 규정은 누가하는가? 더 나은 삶을 소망하는 이모 할머니의 삶의 태도가 아름답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캐나다에 사는 주미가 방학을 맞아 귀국했을 즈음 나는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은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다. 잠이 오지 않아 산책을 나선 길에서 주미에게 이상한 경험에 대한 이야를 듣는다. 입구가 막힌 벽난로에서 들려오던 날갯짓. 소리가 나지 않으면 죽었을까? 겁이 나고, 소리가 나면 신경 쓰이던 경험.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 입구를 여는데 망설였던 순간. 막상 열어본 벽난로엔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 소리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 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36p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타인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걸까? 139p

고독으로 진저리가 쳐질 것 같은 이 세상에, 딸에게 누군가가 있다니. 결혼이란 형태든 아니든, 상대가 누구고, 어떤 인종이든 어떤가. 그리고 그 순간 그는 딸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 상처를 받지 않고 산 사람만이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사랑을 주는 법에 대해 오래 생각해본 사람뿐일지도 모른다고. 1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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