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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공원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60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평점 :
#동네공원
#마르그리트뒤라스 / 야한 영화로 기억되는 <연인> 원작자 (소설 전공자가 연인은 야한 책이 아니라고..)
#김정아_옮김
#문학동네
“저는요, 계속 이러고 살지는 않을 거예요.”
“그쪽 분은 벌써 그런 예측이 되세요?”
”되지요. 제 처지는 쭉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조만간 끝나는 게 당연한 거예요. 제가 기다리는 건 결혼이에요. 그렇게 되면, 이런 처지와는 이별이지요.“
”그렇군요.“
”그러니까, 그때가 되면 이런 처지였던 흔적도 모두 사라질 거라는 말이에요, 마치 이렇게 살았던 적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따지면, 저한테도 언젠가는 일을 바꿀 날이 오지 않을까요? 사람이 앞일을 다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제 경우에는, 그게 제 바람이라서, 그쪽 분하고는 경우가 달라요 이건 직업이 아니거든요. 말하기 편하게 직업이라고 하고 있지만 제가 하는 일은 직업에 못 끼는 일이라서요. 이건 일종의 처지라서, 이해되시나요? 중략“
”무슨 말씀인지 알겠네요. 제 경우에는, 꽤 긴 여행에서 돌아와서 보시다시피 쉬고 있거든요. (중략) 그쪽 분에게 설명을 제대로 못한 거 같아요. 죄송해요.“
”아니, 제가 죄송하지요.“
20p
공원 벤치에 20대 초반의 여성과 중년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앉았다. 역시 대화의 물고는 아이가 있어야 좋다. 아이를 보살피는 여성에게 말을 건 남성. 여자는 자신의 아이가 아님을 피력한다. 그리고 계속되는 대화가 이 책의 내용이다.
자신을 설명하려는 둘.
부유한 집에서 집안일을 하는 여성은 자신이 직업인이 아니라고 한다. 과도한 업무를 더해도 ok 하는 성실하고 충직한 사람이다. 일이 과함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그만두거나, 이직을 할 생각도 못 하고 오로지 결혼만이 탈출구라고 생각하기에 그 꿈을 치열하게 꾼다. 자신이 지금까지 소유한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무언가 소유하는 삶을 꿈꾸는 여자.
방랑가인 남성은 보따리 하나가 전부다. 매일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으로 잘 곳이 어디라도 있는 것으로 만족한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며, 한 도시에서 오래 머물지도 않는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와 주체성 가치관 뭐 하나 맞는 게 없는 둘의 대화는 계속 어긋나기만 한다.
❛그렇네요. ❜로 이해하는 듯하지만 ❛하지만 ❜, ❛물론 ❜, ❛죄송한 말씀이지만, ❜으로 이어질 뿐이다.
티키타카가 전혀 없는 대화가 얼마나 기가 빨리는가? 하지만 이 둘은 멈추지 않는다. 심지어 아이가 놀다 놀다 지쳐 이제 집에 가자고 보채는 상황에도 대화를 멈추지 못한다.
허공이 아니라 사람을 마주하고 하는 대화가 고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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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 분이 무슨 일을 하시든, 지금 이렇게 살아가는 시간이 나중에는 그쪽 분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거예요. 그쪽 분은 황무지라고 말씀하시지만, 나중에 그쪽 분이 기억하실 지금이라는 시간은 눈부시도록 정밀하게 채워질 거예요.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아직 시작되기 전인 거 같아도, 이미 시작되어 있거든요. 아직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거 같아도, 이미 시작되어 있거든요. 아직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거 같아도, 이미 뭔가 하고 있거든요. 답을 찾으러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뒤를 돌아보니까, 와, 답이 내 뒤에 있는 거예요. 41p
리뷰 쓰기가 어려워 패스하려다 고민해서 썼는데 다 날라갔다. 😰
다시 쓰면 역시 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