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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재수사 1~2 - 전2권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8월
평점 :
서울경찰청 강렬볌죄수사1계 강력1팀에서 20여년 전 신촌 여대생 살인 사건을 다시 수사한다. 이 사건은 2000년 8월 초에 발생했다. ‘태완이 법’ 2000년 8월 1일 이후의 살인사건부터 적용되므로, 이 사건은 몇 일 차이로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피해자는 20대 연세대 대학생으로, 본가는 진주고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얼굴이 예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즈음 학교는 학부제로 학생들을 뽑았기에 특별히 가깝게 지내는 학생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기록에 남겨져 있다. 엄청난 인력이 투입되어 수사했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던 사건.
다행스럽게도 당시 피해자의 몸에 정액이 남아 있기에 아직 DNA가 보관되어 있고, CCTV에 모자를 눌러쓴 사람이 찍힌 정도의 증거가 남았다. 하지만 그 정액의 주인이, 사진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다.
다만, 피해자의 살해 당시 우비와 이불이 덮어져 있었던 것이 도스트엡스키의 <백치>라는 소설에서 나온 살해 현장과 비슷하다는 단서가 생겼다. 그리고 피해자가 독서모임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하는데..
- 그 큰 시스템 전체에서 형사 한 사람의 역할을 보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거지. 이게 우스운 게, 괜찮은 형사의 영향력은 작아. 무능한 형사의 영향력도 크지 않아. 그런데 나쁜 형사의 영향력은 커.”
- 현대인은 상대의 결투 신청을 겁내지 않아도 된다. 조롱과 모욕에 대한 공적 처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약하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당한 공격도 제재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 선거를 한다고 저절로 민주주의가 이뤄지는 게 아니고 거기에 허점이 엄청나게 많은데, 다들 선거운동을 너무 열심히 하느라 그 허점을 보지 못하는 거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민주주의를 구현한다고 있다고 믿고. 그러나 선거를 안하면 다른무슨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 “저는 자유라는 게 탄수화물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죠. 그걸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삶이 너무 힘들어져요. 몸과 마음의 신진대사가 활발한 십대, 이십대에는 그에 대한 갈망이 더하죠. 하지만 그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유건, 탄수화물이건. 그걸 재료로 뭔가를 만들고 이뤄내야죠. 자유로운 삶이 목표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삶의 목표가 탄수화물이라는 말처럼 들려요. 그리고 자유도 탄수화물처럼 적정량이 있는 거 같아요.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정신에 비계가 생겨요.”
- “나쁜 놈들을 잡는 일이 재밌잖아. 막 사람 마음을 사로잡잖아, 그 일이. 거기에 너무 빠지면 안 돼. 마음이 상하게 돼. 어떤 식으로든 말이야. 그리고 경찰 업무가 나쁜 놈 잡는 거라고 여겨서도 안 돼. 우리는 말이야, 시민을 보호하는 수호자들이야. 사냥꾼이 아니야. 경무 업무도 중요한 거야. 그게 없으면 그냥 폭력 조직이 되는 거야.
이 책은 홀수는 범인의 이야기 짝수는 수사하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어쩐지 범인이 장강명 작가로 빙의한 것만 같은 느낌은 나만 드나?
+ 작가님 너무 쏟아내신거 아닌가요? 작가님 노트 머리 속에 든 많은 것들을 쏟아낸 것만 같은 느낌.
+ 도스토옙스키를 무척 사랑하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