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 열풍으로 원작을 읽는 열풍이 일었다.내 생전에 호메로스를 읽는 날이 올 줄이야..시를 원래도 어려워하기에 나는 절대 읽을 수 없는 책이라고 생각했지만,훌륭한 번역가님들 덕분에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 않아서 읽을 수 있었는데..영화가 책보다 더 좋았던 점은 페넬로페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었다.20년간 남편을 기다린 지성과 정절의 대명사로만 기록된 책과는 달리,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왕의 빈 자리를 지킨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왕비인 자신 페넬로페라는 것을 당당하게 아들에게 말하던 장면은 꽤 인상적이었다. 놀란 감독이 아마 페넬로페를 그리면서 이 책을 참고했던 게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추측.이 책은 오디세이아를 페넬로페의 시선으로 남편이 떠나고 10여년이 지나자 그가 돌아오지 않음을 죽음이라 단정하고 몰려드는 100명이 넘는 구혼자들 사이에서 그녀가 조력자로 세운 12명의 시녀들과의 삶을 사후에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미 죽은 페넬로페.왜 이런 설정을 해야만 했을까?그녀가 조력자로 세웠던 12명의 시녀들.가장 예뻤던 멜란토만 이름이 나오는 시녀들이라 뭉퉁그려 표현되는 그녀들은 오디세이가 이타카에 도착해 모든 구혼자들을 죽인 후 왕으로 다시 돌아오며 죽임을 당한다.왜?뭘 잘못했다고?페넬로페가 시켜서 구혼자들 사이에서 열심히 정보를 물어다 줬는데?그러다 그들과 사랑을 했다고?이러거나 저러거나 자의든 타이든 강제든 자발적이든 어떻게든 겁탈을 당했을 그녀들을 왜?예쁘면 예뻐서 더 고생하는 그들이 대체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그리고 자신을 위해 희생한 그녀들을 위해 페넬로페는 왜 나서서 그들의 죽음을 막지 않았을까?지상에서나 지하에서나 여전히 자신의 예쁨만을 확인하며 내가 예쁜 것을 탐하는 자들이 문제지 내 잘못은 없어!라고 당당한 헬레네와 너무 대조적인 그들의 운명.아버지는 자신을 죽이려 버렸었고,엄마는 자신의 삶을 즐기느라 자녀를 돌보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란 페넬로페는하필 자신의 곁을 거의 지키지 못하는 오디세이를 만나 결혼했을까.. 그 결혼마저 모종의 거래에 의했다니… 😢우리에겐 목소리도 없고우리에겐 이름도 없고우리에겐 선택권도 없고우리에겐 하나의 얼굴똑같은 한 얼굴뿐이었지요. 214p그런 시녀들도 진짜 사랑이 있었다면,그녀들의 이름을 불러줬을까?헬레네는 한 번도 벌을 받지 않았다. 대체 이유가 뭔지 알고 싶다. 39p자신의 변장 솜씨를 자랑스러워하는 남편에게 한눈에 정체를 알아봐다고 말하는 아내는 몹시 어리석은 여자다. 스스로 영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내를 실망시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경솔한 짓이다. 156p어제 독서모임 참석 전에 리뷰를 써두고 피드 올리려는 그 사이 발가락 참사를 입고 업로드 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