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술사
이원정 지음 / 양양하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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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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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p>

비를 맞아도 젖지 않는 아버지 vs 늘 물 속에 잠겨있는 아들
연금술사인 남편에게 아내는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로 투명한 증류기를 선물로 남기고 떠났다. 영원히 썩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 증류기는 세상에 지워져버린 생명을 억지로 돌려놓았다. 처음 증류기를 사용했을 때 그는 알지 못하는 죽음들을 무작위로 생명으로 돌려놓았다. 그러다 그들의 삶에서 불순물(슬픔)을 뺀 생명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완벽한 모습으로, 순금처럼. 그는 스스로를 신이라 했다. 🌬️

썩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내겠다는 남자의 집념 vs 점점 좁혀오는 조사관의 추척

달빛이 강해 잠을 잘 수 없는 아들을 위해 호수를 수련으로 덮었다. 꽃을 꺾는 소녀의 행동을 멈추기 위해 사용하던 수련이었다. 꽃 대신 자신을 꺾은 소녀를 위해 밤이면 필 수 없게 되었다는 수련.

수련때문이었을까? 아들도 소녀처럼 스스로 자신을 꺾었다.
그런 아들의 피도 증류기에 넣었다.
평소와 다르게 증류 현상이 일어나고 아들의 피에서 불순물을 제거할 타이밍을 놓쳤다.


아들 방은 아이의 사이즈에 맞는 가구로 채워져 있었다. 이 작은 침대의 주인이 누구일까? 상상하는 아이가 다시 그 방을 이용한다. 여전히 달빛이 눈부셔 잠을 잘 수가 없는 아이가.

남자는 종종 집을 비우고, 남자가 준비한 빵과 잼을 먹는다.

비가 내려 달빛이 희미한 날, 아이처럼 남자도 물방울을 후두둑 떨어뜨린다.

❝비를 맞았니? ❞

어른이 되면 감정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줄 알았다. 기쁨도 슬픔도 조금은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생기는 줄 알았다. 어쩌면 어릴 때보다 더 감정 앞에 휘둘리는 게 어른이 아닌가? 싶다. 어릴 때는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해서 당황했다면, 지금은 그 당황의 원인을 찾으려 할 수 있는 자각 정도가 생겼달까? 여전히 때때로 내게 닥친 감정 앞에 ‘얼음’이 되며 어린 나로 다시 돌아가기도 하지만…
그런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면 좋을까?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그랬다. (악뮤가)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쫓아내지 말고 품어주어라 아주 예쁜 돌이 된단다.
아주 예쁜 돌을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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