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인 각본집 - 초판 종료
윤가은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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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주인_각본집
#윤가은
#안온

<174p>

영화가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극찬하셨지만 애써 보려 노력하지 않았다.
아동 성폭력에 관한 내용이라고 했다.
넷플에 공개되고 플레이를 했다가 초반 5분여를 보고 껐다.
끔찍한 장면이 나올까 봐 너무 무서워서 ㅠ
그래도 너무 잘 만든 이야기라니 책으로 먼저 만나기로 했다.

성폭력은 언제 어떠한 형태이든 어렵겠지만, 아동이 대상이라면 얼마나 끔찍한가.
09년 조두순 사건이 알려졌을 때 딸을 출산한 나는 너무 무서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 책은 그가 출소하여 다시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지역으로 돌아오는 시기를 다룬다.

아빠와 떨어져 엄마와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사는 주인은 무척 밝은 아이다.
남자아이들과 스스럼없이 몸을 부딪히는 장난도 치는 아이다.

아빠와 어린 여동생과 함께 사는 수호는 주인의 엄마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동생을 맡긴다.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이 지역에 성폭력 전과자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예민해진다.
그리고 동생의 몸에 생긴 멍이 신경 쓰인다.
유치원만 다녀오면 생기는 멍은 아무래도 놀면서 다친 흔적이 아니다.

수호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성폭행 전과자가 이 지역에 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서명을 받으러 다닌다.
그런데 한 명이 그 서명을 거부한다.

서명지에 적힌 문구가 틀렸다는 게 이유다.

“성폭력은 평생 씻지 못할 깊은 상처를 남기며,
한 사람의 인생과 영혼을 완전히 파괴하는……”

뭔 씻지 못할 상처에,
인생이랑 영혼까지 막 파괴가……
이런 극단적인 어휘에 동의하지 못하겠단다.

아무래도 주인은 성범죄의 심각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틀렸다고 계속 우기는 주인.
그런 주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호.

그런데 여기서 참지 못한 주인은 성폭행 피해자임을 밝힌다.

이 말을 하기 전보다 후의 파장이 더 커지는 상황.
모두들 눈치를 보고,
그의 밝음에 진짜 피해자인지 의심하는 이들

피해자스러움. 은 뭘까?

친부로부터 성폭행 고소가 늦었다고 돈이 필요해서 이제 와서 그러는 거 아니냐는 말을 던지는 사람.
가까운 친지로부터의 성폭행으로 한 가족이 무너지는 일들을 감당하는 것.
그들이 웃어도 울어도 모두가 힘들어하는 상황. 웃으면 웃어서? 울면 아직도?라는 토를 다는 사람들.

어릴 때의 성폭행은 그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나이가 되면 또 한 번의 폭풍을 치러야 한다.
평생을 옥죄는 정서를 죽이는 이 범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까지 왜 그들이 욕을 먹어야 하는가?

이제 영상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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