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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스티븐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자기 가정에 위험 신호가 감지된 후에야 자신이 품은 고민을 찾아 나선다. 아내인 앨리슨은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나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인정할 수 없었다. 단호하고 확신에 찬 아내의 결단으로 어쩔 수 없이 문제의 원인에 접근하기로 했다. 일을 그만둔 상태이기도 했기에 그럴 시간이 충분했던 스티븐. 아내는 이에 들어가는 비용마저 함께 감당하기로 했다.
이 문제의 뿌리는 11살로 돌아간다. 아버지가 종신 교수에 임용되는지의 여부가 달렸던 때. 너무도 총명했던 아버지는 책을 집필하고 있었고, 그의 능력은 누구도 종신 교수 임용에 의심을 품지 못했다. 같은 대학의 한 교수의 종신 교수 임용을 축하하는 파티부터 늘 집안엔 파티가 이어지곤 했다. 아버지가 조증 상태일 땐 집안의 분위기는 더 시끄러워졌다. 아버지 곁엔 어느 순간부터 데릭 에번스라는 초빙교수가 함께했고, 책 집필을 위해 둘은 카바나에서 함께? 생활했다.
아버지의 과소비와 책 집필, 파티, 조울증을 감당하며 일과 육아 살림을 병행하는 어머니는 때때로 슬퍼 보였다. 아버지와 관계가 틀어진 것 같았는데 때때로 다른 부부와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부모의 관계의 틈엔 데릭 에번스 교수가 있음을 스티븐도 알 수 있었다.
호르몬이 바뀌면서 2차 성숙기를 맞은 스티븐은 당시 가장 친하게 지내던 차우와 묘한 감성 기류를 경험한다. 이 느낌은 무엇일까? 왜 그의 벗은 몸을 보면 흥분이 되고, 그의 손길이 닿으면 짜릿한 것인가? 충분히 이 감정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차우가 집안 사정에 의해 이사를 가게 된다.
아빠의 동생과 당시 아버지와 친하게 지냈던 교수들을 찾아가 아버지의 행적과 당시 교수 임용이 불된 이유에 대한 추적을 시작한다. 분명 아버지의 종신 교수 임용 불발은 부당했음을 다들 알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훌륭한 책을 다 쓰고도 마지막에 출간을 하지 않은 아버지.
엄마가 조금 더 빨리 아버지와 이별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아버지가 처음 조율증이 발발했을 때 치료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차우와 계속 친구로 연락하고 지냈으면?
아버가 종신 교수로 임용이 되었더라면?
아버지가 덜 똑똑했더라면?
스티븐이 사춘기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스티븐에게 앨리슨처럼 훌륭한 아내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무슨 걱정거리 있어요?
엄마 말이야?
네.
아, 걱정이야 늘 하지.
뭘 걱정하는데요?
음, 모든 걸 걱정해. 아빠에 대해, 너에 대해, 이 집에 대해. 대부분은 나중에 네가 커서 지금을 돌아볼 때 엄마가 다르게 행동하지 않은 걸 원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방금 말한 그대로야.
난 절대로 엄마를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
알아. 내 말은, 지금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더 커서는 어떻게 될지 여전히 걱정스럽다는 거야. 이 일을 어떻게 볼지, 엄마를 어떻게 볼지. 하지만 걱정하는 게 자연스럽자나, 그렇지? 누구나 걱정을 하잖아. 256p
때로는 좀 슬퍼해도 괜찮아. 그리고 정말로 슬플 때는 슬퍼해도 괜찮아, 알지? 슬픔을 숨겨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 돼. 알았지? 17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