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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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감이라는 것은, 슬픔의 강바닥에 가라앉아 희미하게 빛나는 사금의 알갱이 같은 것이 아닐까. < 다자이 오사무 작품 _사양中 >

다자이 오사무.

그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 시리도록 차가운 어체로 신랄하지만 심미적인 표현으로 인간 존재와 정체성, 그리고 인간의 위선과 나약함을 작품으로 남긴 일본 문학의 거장. 그는 부러울 것 없는 가문에 태어났으나 강압적인 부모의 태도와 냉소적인 접근으로 관심 받지 못하고 고독과 절망으로 점철된 유년시절을 겪어 왔다. 하지만 서양 문학을 전공으로 문학가의 길을 걷고자 했으나 삶의 본질에 대한 회의와 허무로 방황하며 졸업을 하지 못하고 비주류 문학가의 길을 걷는 듯 했다. 하지만 죽음과 고통, 인간의 회한을 넘어 뇌쇄적이기 까지한 그의 작품들은 대중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누구보다 살고자 했던 그였지만 삶의 이중성을 넘어 자아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다 다섯번 째 시도만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저만 이렇게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다자이 오사무 유서 中

 다자이 오사무, 그가 주목 받는 이유는 불확실과 불안만으로 가득찬 삶에 작품을 통해 존재에 대한 이유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고독과 파멸, 절망이란 단어가 떠오르지만 타인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어둠을 맞이 할 수 있어 우리가 인지할 수 없던 감정들에 대한 이해와 그 본질을 직면함으로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다. 그것도 태도와 수용을 통해.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다.

 나에게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도무지 짐작 되지 않는다. -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인간실격>에서는 유흥과 쾌락만이 현실의 슬픔을 잊게 해준다고 하지만 그것조차 충족시킬 수 없는 무력감을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작품이 고통적 묘사로 죽음을 말하지 않고 <달려라 메로스>에서는 인간으로 자신이 도달하고 싶은 존재, 인간을 말하고 있다. 책임감으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아닌 자신에 대한 믿음과 가치에 대해 고뇌하고 방황하기 쉬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목표와 신념을 심어주면서. 비현실적인 상황이 자신을 고통과 외로움으로 내몰아도 그 길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것이다 라고 말이다.

-다시 일어나 달릴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감사하다! 나는 정의로운 사람으로서 죽을 수 있을 것이다. < 달려라 메로스 中>

 모두가 자신만이 힘들고 깊이 없는 고통의 나락에 빠지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의 작품을 읽는다면 그가 가리키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모든 고통과 불행을 수용할 때 희망이라는 가치를 만날 수 있을 것처럼, 적어도 그의 문장들을 심미면에서 아닌 비미적으로 살펴 본다면 삶은 비극과 절망만으로 얼룩진 것이 아닌 살아야 하는 이유와 태도와 같은 방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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