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판소리

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ㅣ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아이고, 형님 동생을 나가라고 허니 어느 곳으로 가오리까? 이 엄동 설안에”

오래된 노래이지만 40대 이상이면 누구가 알고 있을 육각수의 ‘흥부가 기가막혀’의 한 소절이다. 판소리의 음악적 재해석이지만 이는 판소리의 일부분으로 단편소설의 향연을 인용한 것이다. 이렇게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지만 재해석이 아니며 한국의 전통 음악문화이자 고전문학의 해석을 우리는 왜 의미를 깊게 두지 않고 자랑스럽게 이어 나가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실손 된 전승과 전문적인 문화의 고증, 그리고 대중의 무관심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이 판소리들은 여러 분야에 쉽게 접해 왔다. 역사, 학습, 음악, 문화 등에서 말이다.

 대중적으로 접근이 쉽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가 K-POP이고 음악적으로 한국의 전통을 대표할 문화라고 꼽으라 한다면 바로 오페라와 같은 판소리 일 것이다. 노래하는 소리꾼과 북을 치는 고수만으로 하나의 서사를 이야기 하며 감정을 녹아내는 서정적인 서사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동화와 고전문학을 통해 스토리를 접하였지만 감정을 녹아내는 구성적인 요소로 이해한 적은 없다. 단순 흥미와 시험, 역사를 인지하는 필수 요소로만 접했을 뿐 리얼리티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오랜만의 접한 판소리를 듣고 잃어버린 접근과 감정, 그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판소리에 대한 사유를 적어내며 우리의 정서에 민족적인 혼과 정신 그 얼을 계승한 판소리가 당신의 인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말하고 있다.

 <수궁가.. 용왕의 병을 다스리고자 토끼를 찾아 나선 거북이의 이야기. 단순 명료하지만 별주부와 토생원의 대화를 듣자면 인간 사회대한 비판과 풍자가 녹아 있다. 권력에 아첨하고 약자와 강자의 대립속에 처세, 그리고 복잡한 관계속에 권모술수. 간단한 스토리지만 판소리 작품의 접근성이 까다로운 이유는 통성과 우조를 사용해서 이다. 그래도 계속 진행되는 대사를 듣다 보면 인간세상의 축소판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용왕의 병이 노병이 아닌 술병인데 이는 봉건국가의 무능한 왕을 풍자한 것이고 운명과 시대에 저항하는 토끼를 응원하는 이유는 우리가 부조리한 현실의 개탄과 같은 공감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현대 시대에서 미련하게 느껴지는 충심, 우리는 목적의식 없이 살아가는 충신들을 이해 관계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 것 깊은 사유로 묻고 있다.

 8구체 향가로 전해지는 <처용가>, 구전이 어떻게 전통이 되는지 사실 관계에 대해 초연하게 대처하면 일면을 엿 볼 수 있었고 <황진이와 소세양의 이야기>를 통해 서는 인연과 만남, 사랑의 본질을 생각해본다. 그 구절 <소요월야사하사>는 가수 이선희씨의 <알고 싶어요> 가사 모티브가 되었 다니 내용의 깊이를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단순 과거가 아닌 문학적 이해와 흥미, 정서를 일깨우며 익숙했지만 잊고 지낸 구절들, 깊이 있게 곱씹어 본다면 과거의 유산이 아닌 당신의 삶에 녹아 앞으로 만들어 나갈 자신 삶의 이야기에 깊이와 성찰을 더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