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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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시대로의 진입과 더불어 백세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시대적 흐름과 인식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삶에 대한 관심, 생각 또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살아있는 순간의 삶에 가치를 둔 웰-비잉(well-being)을 지향했다면 현재는 웰 다잉(well-dying)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트렌드는 인생을 황혼을 지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젊은 나이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추어 자신의 가치 있는 삶과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준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삶 전체가 죽음에 대한 준비다 _ 키케로

 삶은 시작이 있다면 그 마무리도 있다. 사람의 생명은 유한한 것이 아니기에 현세에 이별을 고해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 이런 선택 없는 숙명속에 과정은 충만하고 후회 없다 하여도 마무리가 고통스럽다면 어떨 것인가. 주변 이들의 인사속에 웃으면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데 병상에 누워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며 극한의 고통속에 죽기만을 바라면 어떤 생각이 들 것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실제로 죽음의 통계를 본다면 암으로 고생하고 병상에서 치료를 연명하다 죽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의지와 상관 없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며 병수발로 인해 주변 많은 이들을 고생하게 한다. 간병인보험이 있다 하지만 한 달에 300만원의 비용이 들고 그 조차 부담하지 못하면 일상 생활이 어려울 만큼 매달려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환자가 편안해지고 상황이 호전되는 것이 아니다. 단순이 연명의 일환이다. 그래서 본인은 안락사를 원하지만 가족이나 타인이 죽음을 권할 수는 없다. 윤리적으로 생명경시의 일환으로 비추어지고 법적으로는 암묵적인 살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웰 다잉,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 하고 싶어 하지만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본인이 제일 고생스럽고 힘들어도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여 사람들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 거기다 사람들은 웰 다잉의 이해를 혼동한듯 자신의 신체 관리와 자산 증식에만 열을 올린다. 아프지 않게 죽는 것이 아름답고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현실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현대인이 생각하는 웰 다잉이지만 본연의 뜻과는 거리가 먼 이해이다.

 웰 다잉의 이해를 위해서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죽음은 3인칭에 관계된다 생각하지만 부모나 형제 2인칭, 그리고 자신의 1인칭 입장에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죽음은 노환이나 병환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의도치 않은 사고와 질병으로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올 수도 있다. 따라서 미리 준비하는 것과 현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야만 진정한 웰 다잉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남겨진 자를 위해 유언 노트, 마지막을 준비하는 슈카스라는 문화가 있다. 바로 남겨진 자들을 위한 자신의 장례 절차와 유품, 유언 등을 미리 써서 준비하며 죽음을 준비하고 현재의 삶을 돌아보는 것이다.


잘 죽는 방법을 알게 되면 잘 사는 방법을 알게 된다.” 라는 말이 있다.

죽을 준비함으로 어떤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며 살아갈 날들은 가치 있고 보람차게 계획하여 주변인들의 소중함을 알고 깊이 있는 사랑을 나눌 수 있다. 삶과 죽음은 양면의 동전과 같은 것, 마직막의 웰 다잉의 준비가 현실의 웰 리빙으로 서로 연결됨을 인식하자. 소중히 보낸 충만하게 보낸 하루하루가 유종의 미로 이어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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