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23 - 피아니스트 조가람의 클래식 에세이
조가람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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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퍼스 넘버(Op).

클래식 작품을 읽다 보면 빠지지 않는 표기가 오퍼스 넘버이다. 작품 넘버를 생성과 출간한 시점에서 작품의 서열을 매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상징성이 있다. 고유한 번호를 넘어 작곡가들의 인생과 삶의 색깔들의 어떻게 작품으로 투영되어 있는 네임밸류로 보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래식을 이름처럼 고유의 기호로 사용하여 할 때도 있지만 음악이 탄생한 배경과 그들의 연주자로서 일생의 집대성의 넘버로 기억하는 것이 가슴에 남는다.

 저자는 세상에 말하고 싶지 않을 때 세상으로부터 상처 받고 위로가 필요할 때 건반을 두들기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강변을 걷는다고 한다. 한강, 베를린, 라인, 템스강 등 다양한 강에서 들은 음악과 모티브는 달랐지만 걸으면서 발의 감촉과 주변 공기, 인상 깊은 풍경 모든 순간들이 많지만 기억엔 선명하다고 한다. 왜냐면 작곡가와 연주자, 자신과 셋이 걸으면서 이유 모를 충만함에 빠졌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혔기 때문이다. 그만큼 클래식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완벽하게 만들며 지탱할 수 있는 원천이었다고 한다.

 책은 3개의 파트로 구분해 작곡가, 연주가, 음악이 삶에 깃든 이야기를 한다.

작곡가는 백건우 피아니스트와 블라드미르 호로비츠 외엔 몰라 제시한 그들의 곡을 들어보고 찾아보게 되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크로아티아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이다. 묵직한 타건음에 깊이 있고 진중한 엄숙함이 남다른데 화려함과 괘활함의 느낌의 아르페지오가 기억이 남는 쇼팽의 재해석에 가슴에 남는다. 그는 클래식의 변종, 이단아라 불리는데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을 피하고 세상을 돕기 위한 음악을 연주한다. 기쁨과 위안, 감정과 치유.. 마치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는 두개의 명제처럼. 새로운 관점과 쇼팽의 반향을 만날 수 있는 연주가와의 조우였다.

파트 2는 상실, 사랑, 슬픔, 존재, 근원 등 다양한 감정을 결부시키게 하는 클래식과 작곡가들의 인생의 이야기다. 자신만의 삶을 음악으로 승화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작품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주는 파트이다. <예술로 총검을 잡으라> 파트의 대표자 쇼팽. 그는 바흐와 모차라트를 흠모했지만 음악만은 달랐다. 고전적 음악적 견해를 지키며 자신의 낭만주의적 상상력을 펼쳤는데 낭만파의 상상력이었지만 음악적 견해는 고전파와 같았다고 한다. 수탈과 약탈로 얼룩진 조국 폴란드, 그는 음악을 통해 조국의 염원한 것은 희망과 이상은 아닐까. 망명자로 살며 죽기전에도 조국을 향한 혼을 울부짖은 그는 유언에서도 음악적 본원을 밝힌다.

 파트 3는 음악가의 시선에 보는 음악가의 자세와 예술이다. 피아노 하면 노력하는 천재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재능과 천재의 부분에는 음악적 기술의 영역이 포함된다 할 수 있을까 물음을 준다. 그러면 음악적 기술은 신에게 선택 받은 이들의 전유물인가 묻는데 과정은 밟는 이들과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명제를 제시한다. 불완전하지만 시도하는 다양한 연주는 음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며 다음 세계의 진보로 이어진다.

 실수 없는 연주는 경이롭고, 실수를 넘어선 연주는 경외롭다. _ p.274

피아니스트의 일생, 예술의 경지, 클래식의 미학. 우리는 실천의 이해당사자가 아닌 감상의 제 삼지만지만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절대적이라는 말을 부정할 것을 말하고 있다. 평가, 평판, 편견을 벗어나 오롯이 클래식의 작곡가와 연주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느낀다면 그들의 삶에 대한 공감과 이해로 우리 삶도 위로 받으며 성찰과 같은 길로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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