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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 이경규 에세이
이경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평점 :

우리는 단순 보고 즐기는 희극인의 숙명.
웃음도 독설도 비하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승화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세우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자신의 입장과 인식을 공고히 하기 위해 독특한 캐릭터를 세우고 페르소나를 일상으로 만들며 그
틀 안에 갇혀 살아간다. 내가 알기론 이경규라는 코미디언도 자신의 페르소나에 갇혀 살지만 그 틀에서
자신의 자유를 갈구하는 코미디언 중에 하나로 보인다.
그를
떠올리면 버럭 화를 내는 예능계의 갑이라는 캐릭터를 떠올린다. 매순간의 최선을 다해 호통을 치는 것
같지만 우리에게 늘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우리가 하지 못하는 현실을 대변하고 통쾌하게 상황을 풀어가기에
매력적으로 다가 왔다. 그리고 편중적인 캐릭터의 고찰이 아닌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의 사람됨됨을 알려왔기에
그의 모습에는 진정성 또한 보여 웃으며 이해했다. 그런데 방송 중에 조금씩 비추는 표정은 마치 웃고
픈 삐에로 지만 지나간 과정을 되돌릴 순 없고 현실에는 매진하는 페르소나가 조금 아쉬웠다. 그의 표정을
보자면 후회도 많아 보였지만 그의 방송인태도는 많은 것을 말하는 듯 하다. 삶의 방향성, 우리도 어떻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인식 하느냐에 따라 인생도 삶도 달라지며 그 가치 또한 달라진다고 말이다.
‘그래도
마지막 광대인 나는 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내면서 웃음의 형태는 바뀌어도 웃음을 찾는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p.30)
그런
페르소나와 보여주려는 강인함은 그에게 독으로 다가왔던 것 일까. 건강의 악화와 같은 공황장애, 부담감, 멘탈의 공허함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많은 수식어가 붙는 그의 인생이었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농담 같으며 웃음을 보여주려 했던 그의 인생을 더욱 깊이 없는 인생으로 만들어 가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가벼워 보였던 지나온 길에 대한 진중한 되돌아 보았다고 한다. 삶에 대해 충실하고 자신의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며 자신의 본질과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었기에 인생의 행복을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경규가 예능으로 세상을 바꿨다 하지만 예능은 이경규를 바꾸었다. 여러 실패와 웃음을 주기 위한 그의
행동은 자신의 삶에 대한 목표와 확고한 기준을 세워 삶의 후회를 주었고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 있는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희극인의
삶이란 언제나 어떤 상황에 웃음이 준비되어 사람들에게 그 감정을 전해주는 사람일까. 아니면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소명을 담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을 주는 사람일까. 웃음과 희열, 감동의 이해에 차이는 있겠지만 그가 여전히 대부라 불리는 것은 권력과 같은 영향력의 행사가 아닐 것이다. 많은 후배 희극인에게 진정성 있고 매사에 프로페셔널한 그의 직업윤리가 보여줘서 아닐까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