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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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살아가며 오늘이 내일이라면 좋겠다.’면 생각하는 사람을 얼마나 될까.

유한한 시간의 흐름속에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을 후회하는 것이 사람인데 시간을 단축하듯 내일을 기원한다면? 아마도 현실의 깊은 고통에 하루하루를 보내며 생의 마감을 기원하는 사람일 것이다.

 -솔직히 사람은 마주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 치부한다. 하지만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고 이별의 시간은 다가온다. 웃으면서 건강하게 눈감는 것을 누구나 소원하지만 현실은 질병의 고통속에 마감하는 것이 현실이다.-

안락사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 본적은 없다. 하지만 마주한 적은 있다. 현실이 고통스러워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타인이 아파서 고통스러워 힘들어 하는데 연명을 빌미로 윤리적인 책임을 강요할 때. 어떤 것이 정의이고 미래를 향한 진실인지 모르지만 자신이 결정한 책임이라면 그것을 들어줘야 하는 것이 주변인들의 의무이고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존엄한 인간의 입장에서 아름답고 힘들지 않게 마무리 하고 싶은 엄마를 바라보며 과정을 진행하는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내고 싶지 않고 많은 시간을 같이 하고 싶지만 몸을 갈아먹는 듯한 고통과 폐가 나올 정도로 기침을 하고 정신이 혼미해 자신의 말이 말이 아닌 거 같다며 엄마는 안락사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의 원하는 죽음조차 인정하지 않고 주변인들이 권하거나 동조하면 죽음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사법처리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저자는 고통의 본인이 아니고 보내기 싫은 입장의 딸이지만 어머니를 이해하며 아버지와 함께 스위스의 조력사망기관에 의례를 하고 그 과정에 나선다. 바로 디그니타스. 저자의 어머니는 그렇게 한국인 여덟 번 째로 조력사망을 하게 되고 책은 그 과정과 남는 이의 슬픔, 조력사망조차 고통과 험난한 과정이었음을 이야기 한다. 암과 고통을 현실에 이겼다는 어머니의 말이 귀에 맴도는데 이것을 후회도 늦추지도 말리지도 못한 과정을 저자는 슬픔과 눈물을 삼키며 책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태어난 것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지만 고통속에서 죽음조차 선택하지 못하는 현실, 서로의 면피와 같은 입장에서 고통받는 환자들, 현실적인 처우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 안락사가 최선은 아니지만 정작 고통받는 이에게 무엇이 최선인가 책은 묻고 있다.

 보는 내내 그 과정을 통해 멀지 않은 나도 경험할 수 있을 거라는 현실의 불안함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주변의 누군가가 상황에 입장에 처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관심하다. 그리고 자신의 보신을 위해 흠 잡힐 일들과 입법을 거부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권을 위해 배려한다며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들. 저자는 엄마의 과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기 바라고 고통받지 않으며 소망이 희망이 되도록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잘못된 정책에 대한 운동을 하고 있다. 현실 사회의 모순이 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기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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