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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들
최유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평점 :
삶이 바쁘다고 힘들다는 핑계로 소소하지만
일상에 대해 깊이 있는 물음과 고찰을 해본적이 오래 된 것 같다. 멍하니 바라보며 떠올리며 확장해 갔던
무의식의 생각들 부재, 반복되는 일상에 무감각 해져버린 고마움, 똑
같은 방법으로 평안만 갈구하던 생활방식. 그렇게 생각 없이 보낸 하루에 사람은 감정적으로 무뎌 지고
인생이 무미건조하게 변하는 것 같다.
본 도서는 우리의
인생을 방증 하듯 일상에서 느껴지는 한 개인의 사적인 생각과 감정을 담고 있다. 쳐다보는 천장에서도
지나치는 풍경에서도 남다른 생각과 그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통해 떠오르는 이미지를 본다면 거기에 비추어 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압축하고 정제된 언어들에 무방비처럼 가슴이 열리며 멈춰 있던 감정의 톱니바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상하구분이
없는 모래시계, 흘러내리는 모래알의 소리가 없어 마치 영원히 흐를 것 같아 자신도 하염없이 보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모래시계가 내재
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흘러내리는 무수한 모래알 속에 반짝임을 통해 연결된 듯 하지만 자연과 모든
것에 공유된 것은 한줄기가 아니라 동시다발적인 흘러내림과 같다. 그래서 갑자기 자신의 모래시계를 뒤집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무질서한 질서들, 과거 없는
신, 신도 상하 구분이 없이 아무것도 흐르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사물의 이면에도 모래시계처럼 무언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 알며 되새긴다 한다. ‘스스스’, 무너져가는
모래의 조각들. 조바심이 나고 이 모든 것이 흐르고 나면 시간이 멈출 것 같다. 자신의 인생과 같이 시간의 흐름과 같이 보았지만 심장에 대비하여 상상하기를 그만둔다. 그러자 이명이 잦아 든다. 마치 사막에 있는 나처럼. (p.25)
마치
실체 없는 허상을 잡는듯 무의미한 관찰과 생각 같지만 한 참을 읽다 보면 매력적인 문체와 남다른 접근에 빠져들게 된다. 나는 일상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의미를 부여한 적이 있을까 거기서 삶은, 죽음은, 그리고 의미는 환상들과 같지만 무언가 결부시켜 끊임없는 존재해가는 사고를 음미 해본다. 깊이 있는 생각은 아니지만 진솔한 마음으로 무언가의 의미로 생의 활력을 찾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