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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평점 :
언어로 민족을
규정할 순 없지만 언어를 통해 그들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도슨트와 같이 우리에겐
없는 그들 만의 단어를 설명하며 배경과 역사, 그 안에 담겨진 정신을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거쳐 이제는 독일에서 찾아보는 그들 만의 정서와 문화, 그리고 철학. 16개의 단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을 높이며 나아가야 할 우리의 올바른 방향을 말하고 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심리학>에서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말한다. 동양인은 종합적으로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어 ‘전체’를 보고 서양인들은 분석적인 사고방식으로 인해 관계보단 논리, ‘부분‘을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동서양의 명확한 구분은
아니지만 단어의 사용방식에도 그 이해가 드러난다고 한다. 우리는 편지를 쓸 때 마지막에 연, 월, 일을 쓴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서두에서 날짜로 시작한다. 그리고 숫자를 세는 방법 또한 틀리다. 우리는 큰 덩어리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숫자를
표기할 때 연월일이지만 독일은 일월연 순이다. 논리와 인과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그들은 구체적인
날짜로부터 시작하고 우리는 하나의 맺음으로 전체의 흐름을 중시해서 그렇다. 그렇게 그들의 특징을
안다면 그들의 난해한 숫자표기도 이해된다고 한다. (25는 5와 20으로 읽고 123,456의 숫자는 세자리로 끊어
읽되 두 자리 뒤에서 부터 읽는다. 1-3-2-4-6-5 순으로 저자는 영어의 시스템과 낯설어
울고 싶은 저자였으나 적응하자 나름의 일관성을 느꼈다고 한다.)
킨더가르덴 독일어로 유치원의 단어이다. 의미는 아이들을 위한 정원. 독일 유치원에선 방수 재질의
옷을 입은 아이들이 드넓은 자연에서 뛰어논다. 하지만 우리는 유치원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우고
작은 사회의 일환으로 여러가지 공부를 배운다. 말그대로 아이들의 아이들 답게 자라나며 아이의
삶을 사는 곳, 독일의 유치원에서 아이들은 얼마나 자유로운 활동을 통해 학습이 아닌 체험을
하며 어떤 사고를 갖게 되는 것일까. 이 외에도 유치원 졸업식엔
라우스부르프라는 말이 있다. 본 의미는 퇴출이나 제명에 가깝지만 밖으로 던져진다는 의미로
쓰인다. 실제로 매트리스를 깔고 아이를
던지는 세리머니를 하는데 사회에 던져지는 의미로 행한다고 한다. 목적 없이 던져져 살아가는 피로한 인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축하와 같은 풍습이다. 저자는 여기서 실존과 사실, 하이데거의 피투성, 기투성이 엿보인다고 한다.
단어를 통해 문화를 알아가며 그 안에 숨겨진 철학을 말하는
도서. 언어의 정체성을 통해 타인을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자신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화로 타인에게 흔들리고 자신감이 없다면 책을 통해 관점과 언어, 이야기
그리고 철학을 정립해 보길 권하는 도서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