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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 같은 인생
MOH 지음 / 경향BP / 2024년 9월
평점 :
원래는 ‘짤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짤림(잘림) 방지>의 준말. 카메라
전문가 모임이었던 디시인사이드에서 운영자의 기준에 맞추지 않으면 글이 잘려 나갔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람들은 한 마디로 표현, 이미지를 올리기 시작했던 것이 기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시물을
대변하는 첨부, ‘짤’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우리의 공감대와 많은 의미를 함축하므로 사람들은 이를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짤’로 자신을 대변하기 시작한다.
작가인 MOH는 힘든 우리 삶에 ‘짤’로
공감이 담긴 인생을 표현하며 삶의 희로애락에서 쉬어 갈 수 있듯 웃음을 곁들여 주고 있다. 직장에서의
야근, 상사와의 다툼, 게임하다 엄마한테 등 싸대기 맞는
일, 비참한 솔로의 현실, 사람들의 이중성 등 다양하게 말하는데
현실에서는 힘들고 비참하며 고통스러웠지만 그의 ‘짤’을 보면
‘마자 나도 그랬어’, ‘통쾌한데’, ‘뭐야~ 이건’하며
웃음짓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고통과 번뇌, 삶의
이유를 표현해보라면 백마디로 말해도 부족하지만 한 장의 ‘짤’로
말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자신과 같은 생각과 길을 걸을 가는 타인의 발견하며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용실에서 여자와 남자의 차이, 여자는 8만원을 써도 똑같지만 남자는 8천원만 써도 사람이 달라진다. (비싼 미용에 돈을 써도 늘 한 스타일 고집하는 여자들과 남자는 극한의 상황까지 버티다 저가의 미용실만 가도
확연히 달라짐을 말한다.)
신입과 경력의 차이. 사소한 것 하나만 실수해도 신입은 오만가지 상상으로
자신을 옭 지만 경력이 7년차가 되면 커다란 실수를 해도 동공이 풀리며 평온한 표정으로 ‘어쩌라고’ 말 만을 되 내인다.
맥주에 어울리며 취해가는 안주순서, 시작은 기름진 치킨, 다음은 짭쪼름 한 페퍼로니 피자, 배가 부르면 나초, 다음은 먹어도 살 안찌는 가벼운 안주 먹태. 종국엔 고주망태.
소주에 어울리며 취해가는 안주순서, 소주엔 역시 골뱅이라며 다음은
물과 단백질로 이루어진 회, 다음은 기름진 국민안주 삼겹살, 마지막으로는
자기가 씹는지 술이 나를 씹는지 모를 막창이다.
한 장의 그림으로
해석은 다양할 수 있게 하지만 우리네 삶에서 경험한 순간과 마음의 소리를 담고 있어 웃음 이면의 시원함을 준다.
마치 찌든 삶의 유쾌, 상쾌, 통쾌 같은 감정처럼. 그리고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의 상황과 대처에 대한 어려움이 느껴진다면 본 도서가 복잡해진 머리를 식혀주는 솔루션과
같은 길로 불안을 잠재워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