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차린 밥상 - 소설로 맛보는 음식 인문학 여행
정혜경 지음 / 드루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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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시기가 있다면 근대 시기, 개화기 일 것이다.

외국문물의 유입으로 의복, 의식, 주거에서 가장 크게 발전했고 풍요로움에 문학, 미술, 예술 분야에서 진일보를 이루었다. 오랜 과거 삼국시대에도 갖은 나라의 대두가 사회생활을 크게 변화시켰지만 근대의 개화기때만큼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의 변화, 계급과 사회의 시대상 변모는 문학속에서도 표현된 식문화에서도 드러난다고 한다.

 <문학으로 차린 밥상>은 이런 사회, 시대적 갈등속에 삶은 어떻게 우리의 생존과 연관되는 식문화에 녹아 있는가, 작품에 드러난 지역문화와 향토음식 고증을 바탕으로 풍습과 역사를 말하고 있다. 근대소설의 표본인 최명희의 <혼불>, 박완서의 <미망>, 박경리의 <토지>와 선구적인 모더니즘의 작가 이상과 심훈을 통해 한식을 고찰하고 있다. 그 속에 담긴 혼과 아름다움, 민족의 향과 같은 정, 일제강점기속에 한과 고루한 시대상에 반하는 감정, 문학의 단초인 판소리 속에서 서민음식을 들여다 보며 정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들이 근대소설과 작품, 문학을 통해 음식으로 표현하고 담고자 했던 것은 민족의 애한과 정서, 얼이었다고 말한다.

 최명희 작가의 <혼불>은 전라북도 남원의 이씨 문종의 무너져가는 종가를 지키는 이야기이다. 몰락해가는 양반가를 통해 당신의 급변하는 시대상과 계급층의 이상을 말한다. 여기서는 관혼상제, 세시풍속 등의 풍속을 대표하는 음식이 나온다. 민족의 혼처럼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장, 여성의 시대상을 말하는 산후보양식 가물치, 양반의 풍속을 대표하든 화전 놀이의 음식 꽃지짐, 국화주. 전라도 음식의 보고 같지만 여성을 위한 가물치, 콩나물과 청포묵이 많이 먹은 것처럼 위로와 치유의 음식이 사용된 것처럼 <혼불>에는 민족의 혼이 담겨 있다고 한다. 반대로 몰락해가는  양반을 대표하듯 꽃놀이의 꽃지짐, 국화주 그리고 구황식재료의 음식도 작품에 등장 한다.

 박완서 작가의 <미망> 구한말 3대에 걸친 개성상인들을 말하고 있다. 고려때부터 이어진 상업도시 개성은 인삼 재배지로도 유명하다. 지역대표 토산물과 향토음식을 통해 애정과 향수를 이야기 하지만 공업화로 인해 변모하는 시대상을 이야기 한다. 페미니즘 관점에서 근 현대 가족사를 이야기하듯 실향민의 철학이 음식에 담겨 있다. 평범한 식재료 늙은 닭을 정성껏 다져 만든 모양의 편수, 허기를 넘어 체력을 보충해주던 단백질원 돼지고기 편육과 음식을 통해 공동체 음식을 보여주는 조롱 떡국과 잔치국수, 그리고 그들의 정체성을 말하는 인삼음식이 작품에서 나오고 있다.

 박경리 작가의 <토지> 일제 강점기 시대상속에 고향과 터전이 어떻게 바뀌고 민중의 일상이 어떻게 전환되는지 말하고 있다. 소설의 근거지가 되는 경상남도 하동의 음식을 통해 어려운 민중의 시대를 말한다. 시래기국, 호박풀데기, 그리고 각종 나물들. 일제의 핍박속에 곡식은 수탈당하고 피죽도 없어 못 먹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천에서 정성을 들여 식재료를 조리하고 핍박에 헤매 였지만 한과 정이 있던 음식들이었다. 간도지역을 배경으로 하며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데 향토 음식중에 대표로 치는 것은 건홍합으로 만든 된장찌개라고 한다. 풍부하지 못한 먹거리였지만 과거,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소소하지만 깊은 맛이 나는 음식들 작품에 나온다.

소설에 자주 등장하며 회자되는 시대상의 음식들. 인문학적으로 음식을 바라보며 그 안에 녹아 있는 민족의 풍습과 역사, 시대상을 말하고 있다. 멋과 모양, 영양의 한식이 주목받고 있지만 그 안에 녹아 있는 세월의 깊이를 말하며 민족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게 한식이 아닐까, 한식을 바탕으로 더 풍요로운 민족으로 거듭나길 책인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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